유튜브 'CBS 질문하는 기자' 캡처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이 야심차게 내놓은 '한강버스'가 열흘 만에 중단된 데 대해 '출퇴근용'이 아닌 '관광용'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구청장은 지난 6일 CBS 유튜브 '질문하는 기자' 추석 특집 프로그램에 출연해 한강 수상버스의 신뢰성과 정시성 문제 등을 들며 출퇴근 교통 대책으론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 구청장은 대신 "(한강버스를) 유람이나 관광용으로 활용한다면 의미가 있다"며 "대중교통으로는 힘들겠지만 시민들이 여가를 보내거나 관광객용으로 사용하는 것은 그 장점을 살리는 길"이라고 했다.
정 구청장은 성수동 도시재생의 철학과 '생활밀착형 행정' 성과를 소개하며 대중교통·안전·청년 상권 정책을 차분히 짚기도 했다.
특히 그는 성수동을 '붉은 벽돌'의 도시 정체성으로 재생시킨 과정을 먼저 꺼냈다. 1970년대 공장·주택에서 시작된 붉은 벽돌 건축 유산을 체계적으로 조사해 "약 70개 건물은 보존할 가치가 매우 크다"는 전문가 의견을 토대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신규 건축에는 용적률 인센티브·지원금을 연계하는 동시에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낙후된 원도심에 외부 자본 등 유입으로 임대료가 상승해 기존 원주민이 다른 곳으로 밀려나는 현상)을 막기 위해 대형 프랜차이즈는 들어오지 못 하도록 하는 방안을 골자로 한 주민 합의 상생 규칙을 만들었다.
주민·건물주·상인이 참여한 위원회가 입점 여부를 토론·의결하고, 구청은 거의 그대로 시행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그 결과 성수 동네 안에서만 만날 수 있는 개성있는 소형 상점들이 뿌리내렸다고 정 구청장은 부연했다.
유튜브 'CBS 질문하는 기자' 캡처성수동을 '세계적인 핫 플레이스'로 만든 방점으로는 컨테이너 문화공간 '언더스탠드 애비뉴'를 꼽았다. '영국 박스파크 쇼디치'에서 영감을 받아 민간투자·민간운영·공공의 행정지원과 부지 제공을 결합한 모델로 조성했고 '옥스퍼드 경영대 사례 연구'로 등재됐다.
정 구청장은 "성수동으로 관광객들이 몰리기 시작한 게 언더스탠드 에비뉴 조성이 계기가 됐다"며 "그 이후로 성수동 아뜰리에 길, 연무장 길로 퍼져나갔다"고 설명했다.
현장 행정은 갈등을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SM·현대글로비스 등 입주 뒤 급증한 거리흡연 민원(연간 300건)을 '스마트 흡연부스'로 해소했다. 실제로 병원식 음압설비를 탑재해 문이 열려도 연기가 밖으로 나오지 않도록 만들면서 약 300건 되는 민원이 사라졌다는 설명이다.
정 구청장은 "행정의 목표는 갈등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라며 "포용성을 높여야 지속가능한 발전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유튜브 'CBS 질문하는 기자' 캡처보행 안전은 '스마트 횡단보도'로 답했다. 번호판 표출로 정지선 준수율을 끌어올리고, 바닥 LED와 고각 조명, 보행자 돌발 방송을 집약해 적용했다. 정 구청장은 스마트 횡단보도 설치 이후 변화 양상에 대해 "정지선과 신호 위반 차량이 50%가량 줄었다"며 "교통사고 건수도 약 50% 감소했고, 특히 중상 이상 사고는 80%가량 줄었다"고 했다.
대중교통 접근성은 '스마트 쉼터'와 공공 셔틀로 보강했다. 정 구청장은 폭염·한파·미세먼지 대응과 무료충전 등 편의 기능을 갖춘 정류장 설치 이후 "설치 지역의 대중교통 고객 증가가 4% 더 높았다"며 "성동구 전역에 소나무 2000그루를 심는 효과에 해당하는 공기질 개선 효과를 거뒀다"고 소개했다. 마을버스가 닿지 않는 구간은 '성동 공공 셔틀'로 전철역·관공서까지 연결해 통근 불편을 줄였다.
정 구청장은 자신의 정치 철학에 대해 '근자열 원자래(近者悅 遠者來)'라고 답했다. 그는 '가까이 있는 사람을 기쁘게 해서 멀리 있는 사람이 오게 하라'는 공자의 말을 인용하며, 생활 속 필요한 문제를 하나씩 해결하는 '소확행 행정'이 주민 행복을 키운다고 했다. 학교 통학 안전, 문자 알림, 등·하교 동행 같은 촘촘한 서비스, 위험한 구간의 체감 개선을 예로 들었다.
핫 플레이스 성수의 '열기' 이면에 놓인 부동산 과열과 젠트리피케이션 우려엔 속도 조절을 주문했다. 그는 "지속 가능한 정도로 완만한 상승이 바람직하다"며 "급등은 감당하기 어렵다"고 했다. 부동산 대책에 대해선 수요 억제와 공급 확대를 병행하되 도심 수요에 맞춘 공급은 "구·시·중앙정부 3자 협의가 필수"라고 했다. 재개발·정비의 적정 입지 판단은 기초단체가 가장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허가 권한은 시가 쥐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며, 기초정부에 '권한과 책임, 인센티브'를 함께 부여하는 특례 입법의 진전을 기대했다.
정 구청장의 정책 결정법은 '현장 민원 직결'이다. 정 구청장은 개인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해 "평상시 평균으로는 하루에 문자가 30~40건 정도 온다"고 말했다. 쉬운 민원은 이미 해소됐고 "여러 부서가 같이 와서 해결해야 하는 복합 민원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민간 전기자전거가 '자전거'로 분류돼 무질서 방치되는 사례 관련 민원을 소개하며 "민간 임대용 전기 자전거는 PM으로 간주하는 법·제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유튜브 'CBS 질문하는 기자' 캡처인터뷰는 자연스레 구청장 3선 이후 '다음 행보'로 이어졌다. 여권 차기 서울시장 '다크호스'로 거론되는 데 대해 정 구청장은 "최근에는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꽤 비중 있게 다뤄지고 있다"며 "이제는 실질적인 고민을 해야 되는 거 아닌가 싶다"고 여지를 남겼다.
그는 "한두 달은 내년도 사업계획·예산에 전력하고 연말쯤 가서 구체적으로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정치가 '마지막 직업'이 되는 건 불행하다는 소신에는 '인생 2막'의 자기다움을 언급하면서도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서울시 교통의 큰 그림도 짚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 시절 한 번 개편됐지만 그 다음엔 큰 변화가 없었다"며 "환승 체계를 촘촘히 엮어 차 없이 대중교통으로도 30분 내에 출퇴근이 가능한 서울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집—전철역—회사"를 마을버스·공공셔틀·전철로 매끈하게 연결하고 냉방·편의시설을 보강해 쾌적성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했다.
'일잘러 구청장'의 추천 도서는 시의성과 현장성이 겸비돼 있었다.
정 구청장은 추석 명절 독서 목록에 '도둑 맞은 자부심(Stolen Pride)'과 '육아 포비아를 넘어서'를 담았다. '도둑 맞은 자부심'은 '미국인들의 선택'을 이해하는 통로로, '육아 포비아를 넘어서'는 '보육·육아 문제에 대한 지방정부의 우선 책임' 때문에 골랐다고 했다.
정 구청장은 성수동의 변화가 "소통 과정에서 나온 생활밀착형 정책"의 축적임을 재확인했다. 그는 "주민들의 바람을 통해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붙들다 보니 여기까지 온 것 같다"며 "만족감과 효능감이 올라가고 그 과정에서 주민들이 저를 인정해주셨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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