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평균의 1.5배 물가…'애그플레이션' 심화 원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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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국토면적,농업생산성 낮고 변동성 커…자본 투입 늘려야
도매·중도매인→소매 유통마진 커…"정가·수의 매매 도입 필요"
이상기후로 수급·가격불안…신품종 개발 등에 박차 가해야

황진환 기자황진환 기자
우리나라의 애그플레이션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농업 연구개발(R&D) 투자 확대와 유통구조 개선 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애그플레이션은 농업(agriculture)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을 합친 말로, 농산물 가격 급등으로 물가 수준이 상승하는 현상을 뜻한다.
 
한국은행 보고서 등에 따르면 지난 8월 농축수산물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4.8% 상승하면서 전체 소비자물가를 0.37%포인트 끌어올렸다. 농축수산물 물가 상승 폭은 13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9일 국무회의에서 "식료품 물가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50% 높다"면서 "장바구니 물가 불안 해소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우리나라가 OECD 국가 가운데 채소·과일 등 농산물의 수급과 가격 변동성이 매우 높은 것은 국토 면적이 좁은 것이 큰 영향을 미친다.
 
농산물 생산성이 낮고 유통비용은 높은 데다 기후변화로 농산물 수급 불안정성이 커지는 것이 주요한 이유다.
 
특히 장마나 집중호우시 농산물 피해는 전국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병해충이나 기상 악화시 농산물 출하량이 급감하면서 가격이 출렁거린다.
 
국내 식료품 가격은 주요국과 비교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데, 규모의 농업으로 대량 생산하는 나라들에 비해 좁은 국토 면적 등으로 농업생산성이 낮은 우리나라의 구조적인 문제가 큰 영향을 미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통계청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경지 규모 1㏊(헥타르) 미만 농가는 72만 가구로 전체의 74.0%에 이르는 반면 3.0ha 이상 농가는 7.0% 밖에 되지 않는다.
 
생산성이 낮은 농산물 품목의 단위 생산량을 주요국과 비교한 결과 사과와 복숭아는 주요국의 최고치 대비 40.9%와 48.9%에 불과했다.
 
농촌경제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농업 연구개발(R&D)을 확대해 기술을 혁신하고 기계화 등 자본 투입을 늘려 농업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높은 유통비용도 큰 문제다.
 
대표적 농산물인 배추와 무 등은 유통비용이 60~70%에 달해, 생산 농가는 소비자 가격의 30~40% 정도 밖에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다른 나라와 다르게 우리나라는 농산물 유통구조가 대형 도매법인이 운영하는 도매시장 경매제 중심인 것도 개선해야할 점으로 본다.
 
정은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유통혁신연구실장은 "거의 모든 농산물이 서울에 있는 도매시장으로 들어와 경매하는 체제가 굳어져 생산자는 염가에 넘길 수밖에 없다"면서 "생산자와 소비자의 부담을 키우는 이런 거래 구조가 카르텔"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가격 변동성이 작고 사전에 출하량과 가격을 협상할 수 있는 시장도매인이 참여하는 정가·수의 매매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 제기된다.
 
근래 들어서는 기후변화의 영향까지 가세해 농산물 수급과 가격의 불안정성이 더 커지면서 기후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신품종 개발에도 박차를 가해야한다는 의견이 이어진다.
 
정 실장은 애그플레이션 심화 현상과 관련해 "농업 생산과 유통구조 개선 등을 통한 사회적 해결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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