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주년 스타디움 입성' 데이식스 "숨 붙은 날까지 뭔가 해볼 것"[노컷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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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8월 30~31일 이틀 동안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 공연
데뷔 10주년 기념 투어 '더 데케이드'로 첫 야외 스타디움 진출
첫 곡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부터 '녹아내려요' '해피' '웰컴 투 더 쇼' 무대
'행복했던 날들이었다' '좀비' '예뻤어' '콩그레츄레이션' 등 대표곡 다수
정규 5집 타이틀곡 '꿈의 버스' '인사이드 아웃' 포함 수록곡 4곡 최초 공개

2015년 데뷔해 올해 데뷔 10주년을 맞은 밴드 데이식스. 데이식스 공식 트위터2015년 데뷔해 올해 데뷔 10주년을 맞은 밴드 데이식스. 데이식스 공식 트위터
"(오늘은) 데이식스(DAY6)와 마이데이(공식 팬덤명), 예비 마이데이와 함께하는 페스티벌 같아요. 그래서 더 잊을 수 없을 거 같아요. 2015년에 처음 콘서트 했는데 그게 또 예스24 무브홀(현 무신사 개라지)이었어요. 굉장히 작은 규모 공연을 했는데, 10년 뒤에 저희가 고양에서 이렇게 콘서트를 한다는 게 참, 어… 믿어지지 않는 거 같아요. 어제도 사실 현실감이 좀 없어가지고 좀 이상했어요. 오늘은 정신 똑띠 하고, 이 습도 이 바람 이 온도 이런 거를 제대로 만끽하면서 이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원필)

"여러분! 원필이 형 무대 올라오기 전에 긴장해서 기도했어요. (일동 웃음)" (도운)

주로 아이돌 그룹을 제작해 온 JYP엔터테인먼트에서 나온 첫 밴드. 공연 경험을 쌓은 것은 물론, 만족스러울 정도의 곡이 나오기까지 심혈을 기울인 끝에 '콩그레츄레이션'(Congratulations)을 통해 마침내 가요계에 데뷔했다. 음악을 향한 애정과 열정, 무엇을 어떻게 노래하는지보다 '출신'이 먼저 거론됐고, 선입견을 바탕으로 한 시선을 던지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데이식스는 지난달 30~31일 이틀 동안 경기도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10주년 기념 공연 '더 데케이드'를 열었다. JYP엔터테인먼트 제공데이식스는 지난달 30~31일 이틀 동안 경기도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10주년 기념 공연 '더 데케이드'를 열었다.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래도 멈출 순 없었다. 첫 미니앨범 '더 데이'(The Day)와 두 번째 미니앨범 '데이드림'(DAYDREAM)을 낸 후 2017년부터는 '에브리 데이식스'(Every DAY6)라는 이름으로 매달 신곡을 발표했다. 첫 정규앨범 '선라이즈'(SUNRISE)와 프로젝트 음원을 모은 두 번째 정규앨범 '문라이즈'(MOONRISE)가 모두 2017년에 나왔다. 왕성한 작업량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각각 2017년, 2019년에 발매된 '예뻤어'와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가 역주행하면서 '아직 아주 대중적이지는 않지만 아는 사람은 알음알음 믿고 듣는' 밴드는 더 널리 알려졌다. 멤버들이 군 복무를 마치자 오히려 더 날아올랐다. 소극장에서 시작한 데이식스는 '여백기' 이후 공연장을 거듭 확대하며 꿈에 그리던 야외 스타디움에 진출했다.
 
데이식스는 8월 30~31일 이틀 동안 경기도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데이식스 텐스 애니버서리 투어 '더 데케이드'(DAY6 10th Anniversary Tour 'The DECADE')를 열었다. 지난해 말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 이어 이번 고양종합운동장까지, 단독 콘서트를 연 국내 밴드는 데이식스가 유일하다.

데이식스 성진. JYP엔터테인먼트 제공데이식스 성진. JYP엔터테인먼트 제공데이식스 영케이. JYP엔터테인먼트 제공데이식스 영케이.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더 데케이드'는 멤버들이 오랫동안 바랐던 '야외 스타디움'에서 '10주년'을 맞아 개최하는 공연이라 데이식스에게나 마이데이(공식 팬덤명)에게나 의미가 깊은 자리였다. 데이식스 노래 제목이 적힌 무수한 책등이, 공연 시작 전 화면을 그득히 채웠다. 10년 동안 꾸준히 곡을 만들고 발표해 온 '다작 밴드' 데이식스의 성실함이 고스란히 담긴 셈이다.

밤하늘에 펼쳐진 화려한 불꽃과 폭죽, 객석까지 가 닿는 레이저 쇼, 나비와 하트를 비롯해 다종다양한 색깔과 모양을 자랑한 콘페티 등 스타디움에 걸맞게 뭐든지 규모가 대단했다. 물론 그중에서도 가장 대단한 것은 세트 리스트였다. "이번 세트 리스트 쭉 훑어보면' 와, 진짜 열심히 살았다!' '어떻게 이렇게 버릴 곡 하나가 없나?' 싶을 정도로 그런 자부심이 있다"라는 성진의 말이 단번에 이해됐다.

마이데이가 아니어도, 적어도 후렴은 따라 부를 수 있을 만큼 큰 사랑을 받은 히트곡과 대표곡이 쏟아졌다. 해가 지기 시작할 무렵인 31일 저녁, 둘째 날 고양 공연이 시작됐다. 첫 곡은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였다. 광활하며, 시간에 따라 색을 달리하는 하늘과 존재감이 뚜렷했던 풀벌레 소리를 벗 삼아 데이식스는 활기와 낭만을 모두 잡은 축제를 열었다. 비 예보가 있었으나 공연이 끝날 때까지 한 방울의 비도 내리지 않고 마무리됐다.

데이식스 원필. JYP엔터테인먼트 제공데이식스 원필. JYP엔터테인먼트 제공데이식스 도운. JYP엔터테인먼트 제공데이식스 도운.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이후에는 '녹아내려요' '해피'(HAPPY) '웰컴 투 더 쇼'(Welcome to the Show)까지 지난해 낸 최신곡이 잇따라 나왔다. 흥겨운 노래와 연주에 맞춰 색색깔의 폭죽이 터졌고, 하늘에 흩뿌려졌다가 사라지는 불꽃도 있었다. '이 쇼에 온 것을 환영한다'라는 노래 제목처럼, '웰컴 투 더 쇼' 때 등장한 폭죽 쇼는 압도적이었다.

남 부럽지 않게 많은 히트곡을 보유한 밴드답게, 알 만한 노래는 끝도 없이 나왔다. 전반부에는 '더 파워 오브 러브'(The Power of Love) '행복했던 날들이었다' '반드시 웃는다' '유 메이크 미'(You Make Me)와 같이 밝고 희망찬 분위기의 곡이 자리했다. 원필이 "저희 10년의 역사에 빼놓을 수 없는 곡"이라고 소개한 '예뻤어'도 있었다.

'워닝!'(WARNING!) '스위트 카오스'(Sweet Chaos) '슛 미'(Shoot Me)처럼 보다 로킹한 사운드가 강조된, 조금 더 슬픔과 분노를 표현한 가사가 주가 되는 곡은 중반부 이후에 집중됐다. 31곡 중 15곡을 차지하는 타이틀곡의 비중이 특히 높았다. 성진이 말했듯, "엔간한(웬만한) 타이틀곡을 다 넣었다고 봐도 무방한 공연"(성진)이었다.

'더 데케이드'에서 펼쳐진 거대 폭죽 쇼. JYP엔터테인먼트 제공'더 데케이드'에서 펼쳐진 거대 폭죽 쇼.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특히 데뷔곡인 '콩그레츄레이션'이 나오기까지의 과정 연출이 인상적이었다. 본 공연을 마친 후, 대형 전광판에는 가장 최근 곡인 '녹아내려요'를 시작으로 각 앨범의 타이틀곡 가사 일부가 나타나 마이데이의 떼창이 이어졌다. 2024년에서 거슬러 올라가 멈춘 시점은 2015년. 의상을 갈아입고 다시 무대 위에 오른 데이식스는 그들의 시작이 된 '콩그레츄레이션'을 열창했다.

10주년을 기념해 발매되는 네 번째 정규앨범 '더 데케이드'(The DECADE)의 신곡 무대도 이날 공연에서 공개됐다. 더블 타이틀곡 '꿈의 버스'와 '인사이드 아웃'(INSIDE OUT), 수록곡 '디스코 데이'(Disco Day) '우리의 계절'까지 총 4곡이었다.

우선 '꿈의 버스'는 데이식스의 전매특허인 청춘의 고민과 아픔을 어루만지는 섬세하고 공감대 높은 가사가 특징인 곡이었다. 버스 운전자 시점으로 운전대 앞에 앉은 듯한 화면을 띄운 채 시작된 이 곡은 "난 계속 꿈을 꿔요"라며 "버스 손잡이처럼 흔들려도 비틀대도 꿈을 놓지 않을 거예요"라고 노래한다.

데이식스는 이날 총 31곡의 무대를 선보였다. JYP엔터테인먼트 제공데이식스는 이날 총 31곡의 무대를 선보였다.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원필은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을 버스에 비유해서 써 봤다. 곡 스타일은 굉장히 저희가 좋아하는 장르이기도 하고 자신 있어 하는 장르이기 때문에 10주년 앨범에 있어서 꼭 빼놓을 수 없는 곡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 곡으로 타이틀곡을 선정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영케이, 원필, 성진은 무반주 라이브를 한 소절씩 다시 들려줘 환호를 자아냈다.

반면 '인사이드 아웃'은 '꿈의 버스'와 곡의 주제도 분위기도 대조되는 곡이었다. 원필이 "어마어마한 곡"이라고 운을 뗀 '인사이드 아웃'을 두고 영케이는 "너한테서 뒤죽박죽이고, 내 표정 하나하나 다 드러나고, 인사이드 아웃되고, 업사이드 다운되고 그런 곡인데, 어쨌든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러브 미', '사랑해 주세요' 하는 곡"이라고 밝혔다.  

10주년을 맞아 대형 스타디움에서 야외 공연을 하는 것이 '현실감 없다'라고 고백한 데이식스는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 것이 바로 마이데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데이식스는 정규 4집 신곡 4곡 무대를 최초 공개했다. JYP엔터테인먼트 제공데이식스는 정규 4집 신곡 4곡 무대를 최초 공개했다.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성진은 "오늘 10주년 공연이었지만 처음부터 지금까지 보시다시피 굉장히 유치한 사람들이다. 정말 순수하게 음악을 좋아하는데, 여느 동네에 있는 청년 중 하나다. 이런 사람들을 정말 그나마 좀 있어 보이는 사람들로 만들어주는 분들이 여러분들이다. 물론 우리도 열심히 했다"라며 "진짜 저희를 만들어준 건 늘 여러분"이라고 전했다.

이어 "정말 너무너무 감사하고 앞으로 꽤나 길게 보고 있다. 최대한 숨이 붙어있는 날까지 뭔가 해볼 생각이다. 그러니까 그때까지 저희한테 이렇게 준 과분한 사랑들 다 돌려주려고 하니까 차근차근 적립해 가지고 잘 받아 가셨으면 좋겠다"라며 "앞으로도 지지고 볶고 잘살아 보자. 우리 너무너무 감사했다. 감사하다. 사랑해!"라고 부연했다.
 
"지난 이틀 동안 과연 내가 울음을, 눈물을 참을 수 있을까 고것이 관건이었다. 근데 생각보다 지금 마냥 기쁜 거 같다. 너무 행복한 거 같다"라고 한 영케이는 "행복한가요?"라고 물은 후 "진짜 그러면 된 거 같다"라고 말했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고양종합운동장 객석 모습. JYP엔터테인먼트 제공하늘에서 내려다 본 고양종합운동장 객석 모습.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영케이는 "10년 동안 뭐 다양한 일들이 있었다. 근데 그 사이에서 결국 지금 이 순간, 우리 무대 위에서 마이데이와 돌아봤을 때 '아, 나 행복한 삶을 살고 있구나' 생각이 든 오늘이었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어 "우리 많이 웃고 웃을 일 최대한 많이 있었으면 좋겠고 힘든 날 있으면 최대한 적었으면 좋겠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살자. 사랑한다. 감사하다"라고 덧붙였다.

"정말 여기까지 오는 길이 마냥 순탄하지만은 않았지만"이라고 말문을 연 원필은 멤버들과 회사, 스태프 등 고마운 사람을 열거한 후 "힘든 일들이 정말 많았다. 근데 잘 이렇게 버텨가지고 이렇게 이곳에 왔다. 진심으로,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이 저희에게 사랑과 관심을 안 주셨다면 저희도 여기까지 절대 올 수 없었을 거다, 아니 없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세간의 부정적 시선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원필은 "(그걸) 정말 좋은 곡을 쓰고 싶었고 정말 좋은 공연과 무대들을 보여주고 싶었다. 모두가 아니라고 할 때 여기 계신 분들은 다 저희를 믿어줬다. 너무 감사하다"라며 "우리 같이 행복하게 즐겁게 앞으로도 많이많이 예쁜 추억들을 많이 많이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지난달 31일 열린 공연 역시 객석에서 빈자리를 찾기는 어려웠다. 다만 소속사는 총 관객 수를 공개하지 않았다. JYP엔터테인먼트 제공지난달 31일 열린 공연 역시 객석에서 빈자리를 찾기는 어려웠다. 다만 소속사는 총 관객 수를 공개하지 않았다.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도운은 "(데이식스라는) 그룹 존재 이유는 여러분들에게 힘을 드리기 위해서"라며 "여러분들 평생 같이 놀아 줄 거죠"라고 말했다. 스스로 "저도 사람이 마냥 선하지 않다"라고 너스레를 떤 그는 "최대한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살아갈 것"이라고도 밝혔다.

또한 "우릴 만든 사람들이 당신들이고 이 무대를 만든 사람이 당신들"이라며 '콩그레츄레이션' 하고 선창하면 가사를 바꿔 "난 참 대단해!"(원래는 '넌 참 대단해!')라고 해 보자고 제안했다.

보컬도 연주도 무대매너도 한층 노련해진 '10주년' 밴드의 진가를 발휘한 데이식스는 고양 공연을 마치고 오는 27일 방콕, 10월 18일 호찌민, 내년 1월 17일 홍콩, 24일 마닐라, 31일 쿠알라룸푸르에서 '더 데케이드' 월드 투어를 잇는다. 한편, 이들의 정규 4집 '더 데케이드'는 오는 5일 저녁 6시 발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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