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부토건 제공주가조작 의혹으로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삼부토건 관계자들이 창원에서 부동산 법인을 차리고 개발사업에 관여한 정황이 확인됐다.
28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조성옥 전 삼부토건 회장 등 삼부토건 관계자들은 2023년 10월 창원시 의창구 북면에 부동산 컨설팅 및 개발·관리업체 A사를 설립했다.
A사에는 주가조작 의혹에 연루돼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조성옥 전 회장과 이응근 전 삼부토건 대표이사, 이모 전 상무 등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 다른 사내이사 역시 대부분 삼부토건 출신이다.
창원시 의창구 북면 내곡지구도시개발사업 조감도. 내곡지구 도시개발사업조합 제공A사는 창원 의창구 북면에 위치한 내곡2차지구 도시개발사업에 시행대행사로 선정되기 위해 2023년 10월 내곡2차지구 조합에 수십억원의 입찰보증금을 내고 사업에 참여했다. 내곡2지구 도시개발사업이 본격화되면, A사가 시행대행사 자격으로 개발의 주도권을 쥐게 되는 것이다.
내곡지구는 환지 방식의 도시개발사업으로는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 중 하나로 꼽힌다. 내곡1지구(약 45만평)에 이어 추진 준비 중인 내곡2지구 개발은 약 28만평 규모에 주거단지와 학교, 공원 등 도시기반시설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A사의 내곡2지구 사업 참여는 무산된 상태다. A사 측과 당시 조합장이 유착해 부당하게 사업을 진행하려 했다는 문제제기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당시 조합원들은 A사가 조합 동의 없이 입찰보증금을 회수하는 등 무자본 M&A와 유사한 방식으로 시행대행사 자격을 얻으려 했다며, 이에 협조한 조합장 김모씨를 업무상 배임·횡령 혐의로 고소해 경남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수사 중이다.
지난해 11월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가 경남 창원시 창원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는 모습. 창원=류영주 기자일각에서는 A사 측이 내곡지구 개발사업에 관여하는 과정에 정치브로커로 알려진 명태균씨가 개입된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다. 명씨는 창원 의창 국회의원이었던 김영선 전 의원의 '총괄본부장'이란 직함을 달고 창원 지역의 여러 현안에 관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명씨가 창원시청 공무원들로부터 대외비 문건을 포함해 창원 제2국가산단과 관련한 보고를 여러 차례 받은 점 등 관련 의혹들에 대해 수사 중이다. 내곡지구는 제2국가산단 사업예정지 인근에 위치해 있어 산단이 조성될 경우 수혜가 기대되는 지역으로 꼽혔다.
창원시의 한 부동산업자는 "삼부토건의 내곡지구 사업 참여 과정에서 의창구 국회의원이었던 김 전 의원과 명씨가 역할을 했다는 의심도 지역사회에 팽배하다"며 "정부발 호재에 힘입은 주가조작과 인허가가 중요한 도시개발사업의 몸통이 결국 같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명씨는 A사와 내곡지구에 관한 CBS노컷뉴스 질의에 "잘 모르는 내용"이라고 답했다.
한편 조 전 회장 등은 A사 설립과 같은 해인 2023년 삼부토건 주가조작으로 100억원대 시세차익을 챙긴 의혹으로 금감원 조사도 받고 있다. 당시 윤석열 정부가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삼부토건이 관련주로 분류됐고, 1천원대였던 주가가 5500원까지 뛰었다.
(참고기사 : [단독]금감원, 삼부토건 주가조작 100억대 시세차익 의혹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