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복' 논의에 與 '찬탄' 잠룡들 다시 기지개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1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20~21일 '헌재 선고 유력설'에 속도 조절

MB 만난 安, '트럼프와 같은 학교' 부각
조기대선 겨냥 헌재판결 '승복' 거듭 강조
북콘서트 주춤 韓도 종교계 잇따라 예방
"탄핵 인용시 당 지원 큰 기대 힘들어"

이명박 전 대통령이 17일 서울 서초구 이명박재단을 방문한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과 면담 후 기념촬영 하고 있다. 연합뉴스이명박 전 대통령이 17일 서울 서초구 이명박재단을 방문한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과 면담 후 기념촬영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금주를 넘기지 않을 거란 전망이 나오면서 대선 시계가 또 돌고 있다. 윤 대통령 구속취소로 주춤했던 여권 '대권 잠룡'들은 다시금 조심스레 보폭을 늘려가고 있다.
 
특히 '찬탄'(탄핵 찬성) 주자들의 경우 당 지도부가 일단 헌법재판소 판결 관련 '승복' 입장을 천명한 데다 인용시 선고와 함께 조기대선에 돌입하는 만큼 빠른 태세전환을 준비하는 기류도 감지된다.
 

MB 만난 安, 종교계 연이어 찾은 韓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지난 17일 서울 서초구 이명박재단을 찾아 이명박 전 대통령(MB)과 환담을 나눴다. 앞서 다녀간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과 홍준표 대구시장, 오세훈 서울시장 등 'MB 예방'은 여권 대선주자들의 관문으로 자리잡았다.
 
안 의원은 당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정치 환경이 혼란스러울수록 국민 통합만이 나라를 바로 세우는 길'이라는 대통령님 말씀에 깊이 공감했다"며 당이 위기일수록 내부 결속을 다져야 한다는 이 전 대통령의 메시지 일부를 소개했다.
 
이 전 대통령은 안 의원에게 "여야가 협조해서 한덕수 총리라도 빨리 (헌재가) 결론을 내 되돌려 보내줘야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이러한 일종의 '무정부 상태'가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대미외교 공백을 키우고 있는 점을 우려했고, 안 의원 역시 유례 없는 한국의 '민감국가(Sensitive and Other Designated Countries List·SCL)' 지정이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데 동의했다.
 
안 의원은 면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자신과 도널프 트럼프 대통령의 연결고리를 콕 집어 언급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펜실베니아 와튼스쿨 동문인 점을 짚은 것이다. 그는 "(이 전 대통령이) '학맥은 한국보다 미국에서 더 중요하게 생각하니 그걸 정말 중요한 국가를 위한 자산으로 생각해서 잘 쓰라'는 말씀도 주셨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외교리스크 심화 국면에서 자신의 차별점을 부각하는 동시에 '기업가 출신'으로 중도 확장성을 지녔다고 평가되는 MB와 안 의원 자신의 접점 어필을 노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루 전 SNS 글에 이어 '헌재판결 승복'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 것 또한 판결 이후를 내다본 메시지라는 해석이다. 안 의원은 '탄핵 각하'를 요구하며 헌재 앞 릴레이시위 중인 의원들을 향해 "그런다고 헌재 판결이 달라지진 않는다"며 산적한 민생 현안에 집중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17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예방하고 있다. 연합뉴스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17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예방하고 있다. 연합뉴스
12·3 계엄사태 당시 국회 해제안 의결을 주도한 '찬탄파'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도 다시 공개 일정에 시동을 걸었다.

한 전 대표는 일요일인 지난 1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 예배에 참석한 후, 이튿날에는 종로구 조계사를 찾아 진우 조계종 총무원장을 예방했다.
 
진우 스님이 "민감한 시기에 오셨다. 당 대표를 맡았던 분이시기에 어떻게 보면 모든 일에 가장 근접한 당사자일 수 있고 거기서 크게 자유롭지 못하다"고 지적하자, "이런 상황을 국민이 겪어서는 안 되는 일이었고 제 책임이 크다"며 자세를 낮췄다.
 
그러면서도 더불어민주당이 미국 정부의 민감국가 지정 관련 여당의 '핵무장론'이 원인이라 주장한 데 대해선 "(이재명 대표가) 뭘 잘못 알고 있는 것"이라고 거침없이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제가 주장한 것은 일본같이 농축·재처리 기술을 확보해 핵무장 직전까지인 핵잠재력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야당 측 주장처럼 '허장성세'가 아닌, 필수적 안보전략이라고도 역설했다.

尹 구속취소로 몸 사렸던 '찬탄파' 보폭 더 커질 듯

지난달 말 '국민이 먼저입니다'를 출간한 한 전 대표는 당초 전국을 돌며 북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지난 8일 윤 대통령 석방 이후 여론추이를 살피며 일정을 자제해 왔다.
 
하지만 20일 또는 21일 '선고 유력설'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이제는 보폭 조절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 전 대표는 18일에도 경북대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 '개헌' 토크쇼에 나선다.
 
마찬가지로 계엄에 반대했던 오 시장은 오는 24일 대선 출사표 격인 '다시 성장이다'를 펴낸다.
 
바빠진 찬탄 후보들과 달리, 반탄(탄핵 반대) 후보들은 상대적으로 조용한 상태다.
 
대선 출마를 일찌감치 공언한 홍준표 대구시장은 저서 '꿈은 이루어진다' 발간을 헌재선고 이후로 미뤘다. '여권 지지율 1위' 주자인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도 전날 고용 개선을 위한 현장간담회 등 업무 관련 일정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여권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조기대선이 현실화될 경우) 후보들은 당의 지원을 크게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찬탄파들은 각자 운신의 폭을 넓히기 위한 밑작업에 분주할 수밖에 없다는 취지다.

1

0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