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고들기]차근차근 쌓은 '트와이스'란 브랜드…日 닛산 입성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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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해외 여성 아티스트 사상 최초로 닛산 스타디움에서 단독 공연
2017년 일본 정식 데뷔 후 1년 만에 아레나 투어→지난해 첫 스타디움 진출
한일 양국에서 꾸준히 활동하며 '현재 진행형' 그룹으로 자리매김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하는 아티스트로 성장

그룹 트와이스가 지난 27~28일 일본 가나가와 닛산 스타디움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어 이틀 동안 14만 관객을 만났다. 트와이스 일본 공식 트위터 그룹 트와이스가 지난 27~28일 일본 가나가와 닛산 스타디움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어 이틀 동안 14만 관객을 만났다. 트와이스 일본 공식 트위터 "감격스러운 닛산에서의 라이브 1일째가 스페셜로 끝났습니다. (…)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원스'(공식 팬덤명)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트와이스 일본 공식 트위터)

지난 27~28일, 일본 가나가와에 있는 닛산 스타디움 관객석이 가득 찼다. 올해 10년 차가 된 그룹 트와이스(TWICE)는 다섯 번째 월드 투어의 특별 공연 '레디 투 비 인 재팬 스페셜'(READY TO BE in JAPAN SPECIAL)을 열어 이틀 동안 14만 명의 팬을 만났다. K팝 그룹 중에서는 동방신기(TVXQ!)와 세븐틴(SEVENTEEN) 이후 세 번째이며, 걸그룹으론 최초다. 닛산에 입성한 '첫 해외 여성 아티스트'라는 타이틀도 트와이스의 몫이 됐다.

닛산 스타디움은 수용 인원이 7만 명에 달하는 초대형 스타디움이다. 자국 아티스트에게도 장벽이 높은 '꿈의 무대'로 꼽힌다. 트와이스는 2017년 6월 28일 일본 베스트 앨범 '해시태그트와이스'(#TWICE)로 데뷔한 지 7년 만에 이곳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어 '스타디움 아티스트'로서의 입지를 다시 한번 굳혔다. 유진투자증권 이현지 연구원은 지난 16일 자 리포트에서 "스트레이키즈와 트와이스의 경우 스타디움 규모의 공연을 늘려가며 팬덤의 지역적 확장 꾸준히 이루어 가고 있는 점이 고무적"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트와이스는 데뷔 쇼케이스를 연 도쿄 체육관에서 시작해, 2018년 아레나 투어, 2019년 돔 투어로 규모를 키웠다. 교세라돔 오사카, 도쿄돔, 반테린 나고야돔 세 곳을 도는 일본 돔 투어를 개최한 건 K팝 걸그룹 중 트와이스가 처음이었다. 지난해 오사카 얀마 스타디움 나가이,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 이어, 올해 가장 큰 규모의 닛산 스타디움까지 진출했다. 7년 동안 공연장 규모를 10배 키웠다.

아이돌 그룹 기획사 대표 A씨는 "우리나라로 따지자면 조용필씨, 아이유(IU)씨 정도의 국민 가수가 되어야지 그런 무대에 설 수 있다. 일본에서 아마 트와이스의 입지는 단순한 K팝 그룹을 넘어섰다고 본다. 그렇지 않으면 7만 명을 채울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2세대 걸그룹 소녀시대와 카라가 도쿄돔에 입성했다면, 3세대 트와이스는 국민 가수급으로 올라가 닛산까지 입성하게 된 것"이라고 바라봤다.

닛산 스타디움 전경. 트와이스 일본 공식 트위터 닛산 스타디움 전경. 트와이스 일본 공식 트위터 황선업 음악평론가는 "7만 명이 넘는 어마어마한 관객 수를 동원할 티켓 파워가 있어야 하고, 1년에 3팀 정도만 대관해 줄 정도로 공연 자체를 자주 개최하는 장소가 아니다. 일본에서도 닛산에 입성한 걸그룹은 AKB48(2013), 모모이로클로버Z(2013·2014·2016), 노기자카46(2022) 세 팀뿐"이라며 "트와이스가 해외 아티스트로서 네 번째 주자로 이름을 올린다는 것 자체가 역사에 남는 상징적인 사건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진단했다.

김진우 써클차트 수석연구위원은 트와이스가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의 단계별 현지화 전략을 잘 흡수하고 실현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그는 "트와이스는 한국 기반으로 1차 성장 후, 일본 시장을 통한 2차 성장, 최근 북미 시장으로 3차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에서의 2차 성장에선 현지 멤버를 영입하는 'K팝의 세계화 2.0' 전략이 주효했다. 특히 일본인 멤버를 '미사모'(미나·사나·모모) 유닛으로 구성해 활동하는 등 전 세계 2위의 음악 시장인 일본을 잘 공략했다"라고 분석했다.

랜디 서 음악평론가 역시 "트와이스는 일본인 멤버가 셋이나 있어서 시작부터 유리한 지점을 잘 잡고 들어간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어 "긴 시간 활동하면서도 음악적 변화를 주고자 너무 무리하게 변신하지는 않았는데, 이것도 이 팀의 고유한 성질로 인정받는 듯하다. 매니악함을 겨루는 K팝 속에서 '순수하게 즐거움을 주는', K팝의 정중앙 같은 노래를 제일 잘 소화하는 팀"이라고 부연했다.

엔터 관계자 B씨는 "트와이스는 현재 가장 '핫한' 그룹은 아니지만 오랜 기간 멤버 교체 하나 없이 지금에 이르렀다. 코어 팬층도 탄탄하고, 그룹 자체가 가진 힘이 여전하다. 브랜드 파워가 있다. 팀의 색깔을 가지고, 계속 신곡을 내며 꾸준히 활동했기에 이런 부분이 바탕이 돼 닛산까지 가게 된 것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엔터 관계자 C씨는 "트와이스는 이번 공연을 계기로 여전히 현지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팀이라는 것을 입증했다"라며 "데뷔 초부터 탄탄하게 일본 시장에서 기반을 다진 트와이스가 차근차근 계단식 성장을 거쳐 '드디어 입성했다'는 서사도 이들의 이번 공연을 특별하게 만든다"라고 밝혔다.

트와이스는 해외 여성 아티스트로는 처음으로 일본 닛산 스타디움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 트와이스 일본 공식 트위터 트와이스는 해외 여성 아티스트로는 처음으로 일본 닛산 스타디움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 트와이스 일본 공식 트위터 트와이스가 공연에 집중하는 쪽으로 정체성을 전환한 점, 충성심이 높은 일본 팬들의 특징이 어우러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황 평론가는 "트와이스는 활동 노선 전환을 통해 재차 도약할 기회를 마련한, 보기 드문 케이스의 K팝 그룹"이라며 "초기엔 일본인 멤버들을 주축으로 한 친근함을 무기로 내세웠다면, 지금은 음악적으로나 퍼포먼스적으로나 글로벌을 지향하는 라이브형 아티스트로서 정체성을 다시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이런 변화가 거대한 라이브 시장을 가진 일본 대중음악 신과 잘 맞아떨어진 측면이 있다"라고 말했다.

랜디 서 평론가는 "몇 년 동안 해외 투어를 돌며 공연을 잘하는 팀이라는 것이 증명됐기 때문도 있을 것 같다. 노래도 즐겁지만 9인의 멋진 퍼포먼스가 '직접 볼 가치가 있는 공연'이라는 인식을 만들어낸 게 아닐까"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인원 다국적 그룹임에도 한 명도 이탈하지 않고 재계약에 성공해 팬들의 단단한 지지와 믿음을 얻었다. 일본 팬들은 한번 좋아하면 꾸준히 좋아하는 '의리 팬심'으로 유명한데 이 점도 빼놓을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엔터 관계자 B씨는 "일본 팬덤은 변화의 속도가 느린 편이다. 한 번 좋아한 대상을 쭉 좋아하는 경향이 트와이스에게 오히려 플러스가 된 것 같다"라고 밝혔다. 기획사 대표 A씨는 "일본인 멤버 3명을 중심으로 현지화 전략을 썼고, 재계약까지 성공하며 10년 동안 쌓은 게 터지는 시점이 지금이 아닐까. 한국 팬들이 변화무쌍하고 빠르다면, 일본 팬들은 충성도가 굉장히 높다. 이번 '닛산 입성'을 보고 저는 '10년은 더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라고 말했다.

K팝 걸그룹 최초로 닛산 스타디움 단독 콘서트를 성사한 것은 트와이스라는 팀에만 한정하는 게 아니라, 나아가 'K팝의 성장'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엔터 관계자 C씨는 "도쿄돔보다 규모가 더 큰 닛산 스타디움에서 단독 공연을 연다는 점에서 트와이스의 위상을 높이는 동시에 K팝 자체의 성장도 보여줬다"라고 말했다.

다른 엔터 관계자 D씨는 "보이그룹은 팬덤, 걸그룹은 대중성이라는 공식이 점점 무너져가고 있는 것 같다. 카라와 소녀시대 도쿄돔 입성 후 블랙핑크, 에스파, 뉴진스 등 도쿄돔을 가득 채우는 걸그룹이 늘어가고 있다"라며 "트와이스를 필두로 걸그룹 스타디움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본다"라고 기대했다.

트와이스는 닛산 스타디움 외에도 다양한 나라의 스타디움에서 단독 콘서트를 진행했다. 지난해 6~7월에는 전 세계 여성 그룹 사상 최초로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소파이 스타디움, 뉴욕 메트라이프 스타디움 공연을 치러 매진을 기록했다. K팝 그룹 중 처음으로 호주 멜버른 마블 스타디움에 진출했고, 브라질 상파울루 알리안츠 파르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자카르타 인터내셔널 스타디움, 멕시코 멕시코 시티 포로 솔, 미국 라스베이거스 얼리전트 스타디움 등을 두루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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