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이상화(25, 서울시청)의 차례다.

이상화는 11일 오후 9시45분(한국시간)부터 러시아 소치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리는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 출전한다. 마지막 18번 조에서 브리트니 보(미국)와 1차 레이스를 펼치고, 결과에 따라 2차 레이스 파트너와 순서가 정해진다.

앞서 2010년 밴쿠버 대회 금메달리스트이자 친구인 이승훈(26, 대한항공), 모태범(25, 대한항공)이 각각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5,000m와 500m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네덜란드의 바람이 너무 거셌다.

하지만 이상화는 독보적이다.

밴쿠버 대회 금메달 이후 500m에서 이상화의 적수는 없었다. 지난 시즌 월드컵에서 7차례나 정상에 올랐고, 종목별 세계선수권 2연패에도 성공했다. 또 네 차례나 세계신기록을 갈아치웠는데 11월에만 혼자서 세 차례나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두 시즌 연속 500m 세계랭킹 1위다.

왕베이싱(중국)과 예니 볼프(독일) 등이 경쟁자로 손꼽히지만 둘 다 올 시즌 월드컵에서 이상화에 밀려 한 차례도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다. 이상화에 앞서 세계기록을 보유했던 위징(중국)의 불참도 이상화에게는 호재다.

순위보다 오히려 세계신기록 작성 여부에 관심이 쏠릴 정도.

사실 대회 전까지만 해도 빙질이 기대 이하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기록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개막 이후 빙질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실제로 남자 5,000m에서는 스벤 크라머(네덜란드)가 올림픽 기록(6분14초41)을 세우는 등 지난해 같은 장소에서 열렸던 세계선수권 때보다 전체적으로 1~3초 정도 기록이 단축됐다.

이상화의 당시 기록은 37.36. 물론 장거리와 단거리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상화 역시 "빙질이 좋아지고 있다"고 말한 만큼 새로운 기록도 기대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