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언론탄압 심화…민주주의 위기"<프리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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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2-03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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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정부의 언론탄압이 최근 '비리 스캔들'로 심화해 민주주의가 위기를 맞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미국의 인권감시단체 프리덤하우스는 현지 조사 등을 토대로 터키의 언론탄압을 비판한 '민주주의의 위기 : 터키의 부패, 언론, 권력'이란 보고서를 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프리덤하우스는 이번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언론과 인권 등의 분야 전문가들로 조사단을 구성해 지난해 11월 터키를 방문해 언론인과 비정부기구, 기업가, 고위 관리 등과 면담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12월 17일 검찰과 경찰이 정부와 친정부 기업인 등을 뇌물과 돈세탁, 건설허가 비리 등의 혐의로 대거 체포한 이후 언론탄압이 악화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비리 스캔들'을 다룬 언론인들이 해고되고 경찰과 검찰 수천명이 파면되거나 전보됐으며 정부는 법원의 승인을 받지 않고도 웹사이트를 차단할 수 있도록 인터넷 검열도 강화했다고 비판했다.

보고서는 "터키 민주주의의 위기는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터키에서 지금 벌어지고 있다"며 "정부의 언론탄압 전술은 민주사회에서 용인될 수 없다"고 밝혔다.

보고서가 지적한 정의개발당(AKP) 정부의 다양한 언론탄압 사례를 보면 우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는 정부를 비판한 기사를 쓴 언론인을 공개적으로 거명하고 공격했다.

지난해 3월 일간 밀리예트의 하산 제말 칼럼니스트가 정부와 쿠르드 반군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의 평화안 협상안과 관련해 정부에 비판적인 견해를 밝히자 에르도안 총리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에르도안 총리는 제말 칼럼니스트를 지칭해 "이것이 저널리즘이라면 당신의 저널리즘과 함께 물러나라"라고 비난했고 밀리예트는 며칠 뒤 그를 해고했다.

지난해 여름 일어난 정의개발당 집권 이후 최대 규모의 반정부 시위 당시에도 해고된 언론인이 최소 59명에 이른다.

언론인의 해고는 이번 '비리 스캔들'을 계기로 고개를 들었다. 지난해 12월 일간지 사바흐의 유명 칼럼니스트 나즐 으르착씨는 TV에 출연해 정부의 수사방해를 비판한 다음 날 해고됐으며 지난달에도 일간지 예니샤팍의 무라트 악소이 기자가 비슷한 이유로 해고됐다.

보고서는 정부가 친정부 성향의 언론사를 소유한 대기업에는 정부 입찰에서 혜택을 주고 반정부 성향의 미디어그룹을 탄압한 사례도 소개했다.

스타TV와 NTV를 보유한 도우시홀딩스는 지난해 5월 7억 달러 규모의 복합항만개발 입찰의 수주에 성공했고 일하스미디어그룹은 지난해 11월 18억6천만 달러 규모의 이스탄불 재개발사업을 수주했다.

반면 일간지 휴리예트와 라디칼 등을 보유한 도안그룹은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등의 보도로 지난 2009년 세무조사를 받아 벌금 30억 달러가 부과됐다. 이에 도안그룹은 일간지 밀리예트와 바탄을 다른 미디어 그룹에 매각했다.

터키 정보당국(MIT)이 언론인을 불법 감청한 문제점도 지적됐다. MIT는 감청 대상인 언론인이 테러리스트로 보이도록 외국인 가명을 사용해 법원에 영장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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