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브라질월드컵을 앞두고 있는 축구대표팀은 본선을 5개월 가량 앞두고 실시한 브라질-미국 전지훈련을 통해 공격과 수비의 분명한 약점을 확인했다. 황진환기자
북중미축구연맹(CONCACAF)의 '3강'을 차례로 상대한 홍명보호.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랭킹 32위의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기분 좋은 1-0 승리를 거뒀지만 멕시코(21위)에 0-4로 무릎을 꿇은 데 이어 미국(14위) 역시 0-2 패배를 당했다.
홍명보 감독은 한창 시즌이 진행 중인 유럽이나 중동에서 활약하는 해외파 없이 순수하게 K리거와 J리거로만 브라질-미국 전지훈련을 떠났다. 새 시즌 개막을 앞둔 이들에게 이번 전지훈련에서 뛰어난 경기력을 기대한 것은 아니었다.
이미 월드컵 본선에 나설 선수 구성의 80%를 마무리했다고 밝힌 만큼 나머지 퍼즐을 맞추기 위해 K리그와 J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브라질 현지의 월드컵 분위기를 직접 느끼고 본선에 합류할 수 있을 만한 경쟁력을 확인하려고 했던 것이 홍명보 감독의 계획이었다.
출발은 좋았다. 코스타리카와의 경기에서 한 수 위 경기력을 뽐내며 2014년을 기분 좋게 시작했다. 하지만 코스타리카 역시 해외파가 대거 제외된 상태였다는 점에서 승리에 과도하게 도취할 필요는 없었다.
멕시코 역시 국내파가 주축이 된 대표팀으로 한국과 맞섰지만 코스타리카와는 차원이 달랐다. 특히 A매치 데뷔전을 치른 22세 신예 공격수 알란 풀리도가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한국 수비의 부진한 경기력이 0-4 완패의 원인을 제공했다.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대거 새로운 선수들을 투입하며 가능성을 시험대에 올렸던 홍 감독은 미국과의 경기에서 다시 코스타리카전의 선수 구성을 꺼내 들었다. 차이는 중원의 이호(상주)와 중앙 수비 김주영(서울), 그리고 골키퍼 정성룡(수원) 정도였다.
그러나 미국전 역시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한 채 2골 차로 무너졌다. 3경기를 치르며 1골을 넣는 데 그친 공격진의 무게감이 떨어졌다. 상대 골문까지 공이 전달되는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고, 골문까지 공이 전달된 상황에서도 확실한 마무리가 아쉬웠다.
무엇보다 이번 전지훈련에서 확인한 가장 큰 문제는 수비 조직력과 집중력이었다. 상대의 공격을 저지하기 위해 앞으로 빠져나간 동료의 빈자리를 적절하게 대신하지 못해 상대의 패스에 무너지는 것은 물론, 문전에서의 조금 더 세밀한 방어가 아쉬웠다. 상대의 패스 한 번에 무너지는 수비 조직은 홍명보 감독이 이번 전지훈련에서 발견한 분명한 숙제다.
CBS노컷뉴스 오해원 기자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