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이 지난해 10월 밀입북한 60대를 이례적으로 남한으로 돌려보내 궁금증을 자아냈던 사건의 내막이 법원 판결을 통해 드러났다. .

법원 판결을 보면 지난 2011년 아내와 함께 밀입북한 이모(65)씨는 북한에서 머무는 동안 아내가 북한 당국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있다고 의심해 아내를 살해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는 살인 및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모씨에게 징역 10년과 자격정지 2년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막노동 등을 하며 근근이 생활해 온 이씨는 2004년 민족문제연구소에서 주최한 비전향장기수 정순택씨의 강연을 들으며 북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어려운 형편에 건강까지 악화되자 더이상 한국 생활에 희망이 없다고 생각한 이씨는 가족과 함께 밀입북하기로 결심했다.

2006년 3월 가족을 데리고 중국으로 건너간 이씨는 주중 북한대사관에 밀입북 요청을 했지만 자녀들의 의사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이씨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2011년 5월 자녀들은 남겨놓은 채 부인과 함께 압록강을 건너 북한에 들어갔다.

이씨는 그해 6월부터 북한의 초대소에서 생활하며 입북 동기 등에 대해 집중 조사를 받았고, '김일성 회고록'이나 '21세기 태양 김정일 장군' 등 북한 사회주의와 김일성·김정일 부자를 찬양하는 책을 읽었다.

그러나 이씨는 자신의 부인이 북한 지도원과 친밀하게 대화하는 장면을 목격한 뒤 둘 사이를 의심하기 시작했고, 제3국으로 송환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단식 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결국, 부인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못한 이씨는 2011년 10월 초대소에서 부인을 목 졸라 살해했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이씨와 부인의 시신을 판문점을 통해 인계했고, 이씨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