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 “정치가 코미디를 그만둬야 정치 이야기를 안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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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회째 맞은 김제동 토크콘서트…명불허전 속시원한 입담

방송인 김제동 (디컴퍼니 제공)

 

“기자들이 저보고 왜 정치 이야기를 계속 하냐고 묻습니다. 그런데, 정치가 코미디를 그만둬야 코미디가 정치 얘기를 그만 둘 수 있죠.”

무대 위 김제동의 입은 쉴 틈이 없었다. 숨 쉴 틈 없이 웃는 관객을 바라보며 그는 의미심장한 경고를 날렸다. “조심하십시오. 저는 사람을 ‘웃겨서’ 죽일 수 있습니다.”

김제동의 토크콘서트 브랜드 ‘노브레이크’가 시즌5를 맞았다. 지난 2009년, 처음 선보여 5년째 계속되고 있는 ‘노브레이크’는 연예계는 물론, 정치, 사회, 경제 등 전 분야를 망라한 풍자토크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크리스마스인 지난 달 25일, 서울 연세대학교 백양콘서트홀에서 열린 마지막 서울 공연은 자리가 없어 보조석까지 펼쳤다. 평소 김제동과 친분이 두터운 법륜스님과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의 최영인CP도 이날 공연을 관람했다.

김제동 토크콘서트의 한장면 (디컴퍼니 제공)

 



서울 공연 마지막 날인 이날은 약 180분동안 토크가 이어졌다. 평소 정치풍자로 유명한 김제동의 토크콘서트지만 시종일관 정치 이야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먼저 김제동은 객석을 둘러보았다. 혼자 온 남성 관객이 김제동의 주요 타깃. MBC ‘무한도전’의 ‘쓸친소특집’에서 위원장을 맡을 만큼 노총각의 대명사인 그는 혼자 온 남자관객과 셀프디스로 관객을 들었다 놨다 했다. 여자친구한테 프러포즈를 하겠다는 남자친구한테는 기회를 줄 듯, 말 듯 해 애간장을 녹였다.

본격적인 이야기보따리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인기리에 방송됐던 케이블 채널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의 욕설을 문제 삼아 제재를 내린 것을 언급하면서부터다. 그는 “변태, 색마, 이런 표현 때문에 제재를 받았다고 하는데 변태, 색마를 누가 제일 많이 보여줬습니까”라고 관객에게 되물었다. 무대에는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사진이 떴다. 김제동은 “청와대 대변인은 정권의 수준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저 사람이 말했다. 이 사건이 세계 8대 굴욕사건에 올랐더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자들이 나한테 왜 정치이야기를 계속 하냐고 묻는데 정치가 코미디보다 훨씬 웃기지 않나. 정치가 코미디를 그만둬야 정치 이야기를 그만 둘 수 있지 않나”라며 “멀쩡한 보온병을 보고 포탄이라고 한다. MB는 코미디의 보고다. 개머리판은 어깨에 올려야지, 개머리판을 보고 조준할 수는 없다”라고 비판했다. 연평도 포격 사건 당시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가 불에 탄 보온병을 포탄으로 지목한 사례와 군미필인 이명박 전 대통령이 개머리판을 잡고 사격조준한 사례를 풍자한 것.

김제동 (디컴퍼니 제공)

 



김제동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는 “비판할 게 없다”라고 말했다. 이유는 “(박 대통령이) 한 게 없어서”란다. 그는 다만 “멀쩡한 국정원 직원들에게 댓글 달기를 시키다니, 국정원이 PC방 알바인가”라고 꼬집으며 “이 나라에 남아있는 마지막 남은 평등권인 투표권은 건드리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김제동은 일부 보수 누리꾼들이 자신을 향해 ‘종북좌파’라고 꼬집는 것에 대한 심경도 털어놓았다. 그는 “저 농협에 저축 많고요, 대구에 노모와 나를 아끼는 다섯 누나, 조카들까지 있습니다”라며 “그런 가족을 두고 제가 왜 북한에 가겠습니까”라고 반문했다. 무대 위에는 북한 김정은 제1위원장과 SBS 드라마 ‘상속자들’의 주인공 이민호의 사진이 나란히 걸렸다. 김제동은 “여러분들 같으면 어떤 상속자를 택하시겠습니까”라고 관객에게 물었다. 이어 “정은아, 형이 너보다 나이 많으니 말 놓을게. 혹시 가능하면 개명해줄래. 남한의 한 여배우가 너 때문에 고통스러워한다”라고 말해 관객의 웃음을 자아냈다.

김제동 (디컴퍼니 제공)

 



김제동의 토크콘서트 수익금 일부는 기부된다. 그는 공연에 앞서 “공연수익금 일부를 법륜스님의 정토회에 기부했다. 이 돈은 최근 태풍으로 고통받고 있는 필리핀 기후난민들에게 사용될 예정이다. 또 국내 어린이들을 위해 사용해달라고 한국컴패션에도 수익금 일부를 전달했다”라며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공연을 하며 직접 언급한다. 여러분들이 주신 돈을 기부했으니 이제 저는 여러분이 듣고 싶어하는 말만 하는 ‘을’이 아니다.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 다 하겠다”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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