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붓어머니에게 지속적으로 폭행을 당하다 갈비뼈가 16대 부러져 숨진 울주군의 8살 이서현 양. 의붓어머니가 타준 소금밥을 먹다가 서서히 죽어간 10살 정모 양. 모두 세상을 경악게 한 아동학대 사건이다.
이들 사건을 계기로 국회가 아동학대 범죄자 가중처벌을 위한 특례법을 만들고, 신고의무를 강화한 법개정에 나섰다.
3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회에서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및 피해아동 보호절차를 대폭 강화한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정안 및 아동학대 예방 및 피해자 지원에 대한 '아동복지법 일부개정안'이 의결됐다.
우선 특례법 제정을 통해 아동을 학대해 죽음에 이르게 하거나, 심한 상해를 입힐 경우에 대한 가중처벌 규정이 신설된다.
기존에는 형법상 학대치사죄를 적용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처벌했던 것과는 달리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상에 '아동학대치사'죄가 적용돼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처벌하도록 했다.
또한, 아동학대로 심한 상해를 입히거나, 상습적으로 학대를 하는 사람이 친권자일 경우에는 검사가 친권상실을 청구하도록 했다.
아동학대 ‘의심이 있는 경우’에도 신고의무를 부과하고, 신고의무자의 범위를 확대하며 과태료도 3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올린다.
예전에는 아이돌보미가 아이의 몸에 멍이든 것을 발견해 부모에 의한 학대가 의심되는 경우에도, 신고의무가 없었지만 이제는 신고하지 않을 경우 아이돌보미에게도 과태료가 부과된다.
아동학대 현장출동시 응급조치 후 학대행위자에 대한 임시조치의 근거규정을 마련해 친권의 제한·정지 등 임시조치를 통해 피해아동을 신속하게 보호할 수 있게 된다.
울주 아동학대 사망사건의 경우, 신고를 받고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출동했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아동에 대한 조사만 행해지고 계모에 대한 제재조치가 없었다.
규정이 바뀌면 피해아동에 대한 응급조치결과서를 토대로 계모에 대한 격리, 접근금지, 친권행사 제한, 상담위탁 등 임시조치를 통해 피해아동을 보호할 수 있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아동을 보호하는 중에도 친권자가 아동을 데리고 가는 것을 막지 못했지만 최장 4개월까지 친권 행사를 제한하여 학대행위자로부터 아동을 보호하도록 했다.
아울러 친권 제한·정지의 임시조치를 함과 동시에 가정법원이 임시로 후견인의 임무를 수행하는 사람을 지정해 법정대리인의 공백이 없도록 했다.
CBS노컷뉴스 조은정 기자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