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변호인' 입소문 타고 무서운 상승세…찬반양론도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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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2-24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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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젊은 시절을 모티브로 한 '변호인'의 상승세가 매섭다.

특히 관객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상찬과 혹평이 쏟아지는 등 영화를 둘러싼 다채로운 '관심'이 폭발하면서 연말 극장가에서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변호인'은 지난 22일까지 175만 명을 끌어모으며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18일 개봉 후 극장 매출액 점유율의 43.5%를 쓸어담으며 고공행진하고 있는 것.

특히 토요일이었던 지난 21일에 54만 1,596명(44.2%)을 동원했으나 22일에는 전날보다 소폭 증가한 54만 3,810명(45.5%)을 끌어모았다.

일요일 관객 수가 토요일의 90% 안팎(CGV 올해 평균 89.3%)인 점에 비춰보면 이례적인 흥행이다.

◇ 영화관에 울린 박수 소리

30대 회사원 L씨는 지난 21일 서울 강동구의 한 극장을 찾아 '변호인'을 봤다.

젊은 층부터 장년층까지 다양한 관객들이 객석을 채우고 있었다.

영화가 끝나고 난 후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 중 상당수가 손뼉을 쳤다.

영화제가 아니라 일반 극장에서 상영하는 영화에서 박수 소리가 나는 건 이례적이다.

L씨는 "일반 영화관에서 관객들이 손뼉을 치는 경우는 보지 못했다"며 "아저씨·아주머니 같은 동네 주민들이 많았는데, 그런 관객들 틈에서 박수 소리를 듣는 건 색다른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인터넷에서도 영화에 대한 '상찬'이 이어지고 있다.

"아직도 안녕하지 못한 우리들의 이야기", "민주주의란 지금도 되돌아봐야 한다", "영화 자체로만 보자, 송강호 변론할 때 소름이 돋았다" 등 영화에 대한 후한 평이 잇달았다.

네이버 평점도 개봉 후 8.34점으로, 기자와 평론가들의 평가(7.38)보다 높았다.

◇ 예매 취소 논란 등 '시끌'

'변호인'이 이처럼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지만, 예매 취소 논란과 영화에 대한 비방 등 잡음도 불거졌다.

논란은 서울 한 영화관의 매니저라고 밝힌 A씨가 최근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쓰면서 촉발됐다.

A씨는 "토·일 이틀 동안 '변호인' 표를 대량 구매한 고객들이 상영 직전 와서 환불하는 건수가 10여 차례 이상 발생했다"며 "한 건 당 대략 100여 장 이상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수요일 개봉한 이 영화는 매 회차 매진 혹은 객석 점유율 95% 이상을 기록 중이었다"며 "상영시간 20분 전 대량으로 환불해버리는 고객들이 있어 주말 성적이 수직으로 하락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변호인'의 배급사인 뉴(NEW)는 "전 극장에 확인해 봤으나 아직 특이사항은 없다"며 "확인 자체가 불가능하거나, (예매 취소가) 있었다 해도 굉장히 미미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영화에 대한 비방도 이어지고 있다.

인터넷 일부 사이트에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미화를 그만하라"를 포함해 노 전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글들이 상당수 올라와 있다.

◇ '부림사건' 다룬 '변호인', 500만 넘어 '천만' 갈까?

연말 극장가에서 논란의 중심에 선 '변호인'은 1981년 군사정권이 통치기반을 확고히 하고자 조작한 용공사건인 '부림사건'을 소재로 했다.

특히 고졸 출신 판사에서 부림사건을 계기로 인권변호사로 탈바꿈한 변호사의 이야기를 다뤘다는 점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젊은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영화의 최대 강점은 휘발성 강한 '노무현'이라는 소재를 "정의, 민주, 공화"라는 이상적인 대사들로 포장하며 살려냈다는 점이다.

눈물과 웃음을 적절하게 구사하며 상업적인 성공을 거둬온 투자·배급사 NEW의 색깔도 드러난다.

이러한 장점과 색깔은 '국민배우' 송강호의 열연으로 더욱 도드라진다.

송강호는 유머를 적절하게 섞어가며 세속적인 변호사의 모습을 보여주는 동시에 강력한 카리스마를 뿜어내며 인권변호사로서의 모습도 드러낸다.

특히 이 같은 내적 흥행요소뿐 아니라 개봉 시기도 호재다.

한 해 최대의 대목 중 하나인 연말에 개봉하는 데다가 개봉작 가운데 공유 주연의 '용의자'(24일 개봉)를 제외하고는 큰 규모의 영화가 없어 장기 흥행 가능성도 점쳐진다.

뉴 마케팅팀의 박준경 팀장은 "영화가 전해주는 따뜻한 위로와 희망이 관객들에게 전달된 것 같다"며 "영화의 따뜻함이 입소문을 통해 계속 퍼지고 있어 500만 관객은 넘을 것 같으나 그 이상은 예측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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