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형 살해한 동생 "아내와 시신 옮겼나?" 대답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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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2-18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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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형을 잔인하게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이른바 '인천 모자(母子) 살인사건' 피고인이 18일 열린 국민참여재판에서 수사기관에서 말한 기존의 진술 내용을 일부 뒤집었다.

인천지법 형사13부(김상동 부장판사) 심리로 전날에 이어 이틀째 진행된 이날 정모(29)씨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에서 정씨는 검찰 측 피고인 신문에서 경찰과 검찰 조사 당시 진술한 일부 내용을 번복했다.

정씨는 "(경찰 조사) 당시에는 모든 걸 제가 했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부인과의 구체적인 범행 사실을 털어놨다.

그는 '어머니 김모(58)씨의 시신을 강원도 정선에 유기할 때 차량에서 유기 장소까지 혼자 시신을 옮겼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아니오"라고 대답했다.

이어 검사가 재차 "아내와 같이 옮겼느냐"고 묻자 "네"라고 짧게 말했다.

정씨는 경찰 조사 때와 검찰에 송치된 이후 구속 기소 전까지 "아내는 수면제를 먹고 차에서 자고 있었다"며 시신 유기는 단독 범행이라고 진술한 바 있다.

정씨는 범행 당시 아내와 통화한 구체적인 상황에 대한 진술도 바꿨다.

검찰 조사에서 정씨는 "어머니를 살해한 뒤 집에서 아내와 통화했다"고 말했지만, 이날 법정에서는 "담배를 피기 위해 집 밖으로 나와 아내와 휴대전화로 통화했다"고 진술했다.

정씨는 '왜 법정에서 일부 진술을 바꾸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검찰 조사 당시에는 아내가 자살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여서 제가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 생각에…"라고 말을 흐렸다.

검찰의 범행 동기를 묻는 질문에는 "아내와 사이가 좋지 않던 어머니가 '이혼한 이후에도 다시는 찾아오지 말라'고 말하자 저를 가족으로 인정하지 않고 버렸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고 진술했다.

한편 이날 재판에는 정씨의 처남과 이모가 변호인 측 증인으로 법정에 나와 신문 받았다.

황토색 수의를 입고 재판에 출석한 정씨는 증인 신문을 지켜보며 목이 타는 듯 간간이 종이컵에 담긴 물을 들이켰다.

정씨의 처남은 "매제와 취미가 비슷해 1주일에 2∼3번 전화 통화하며 가깝게 지냈다"며 "장인과 장모에게도 잘하고 남한테 피해 주지 않는 성격이었다"고 진술했다.

정씨의 이모도 "조카가 저지른 범행의 잔인한 수법은 이해할 수 없지만, 아내와 어머니 사이에 낀 힘든 상황으로 인해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날 오후 피고인 최후 진술과 검찰 구형이 끝난 뒤 배심원 평결을 참고해 선고를 내릴 예정이다.

한편 정씨는 지난 8월 13일 인천시 남구 용현동에 있는 어머니 김씨의 집에서 김씨와 형(32)을 밧줄로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존속살해·살인·사체유기)로 기소됐다.

이후 정씨는 아내 김씨와 함께 강원도 정선과 경북 울진에 훼손한 어머니와 형의 시신을 각각 유기했다.

아내 김씨는 경찰에 시신을 유기한 장소를 지목한 뒤 공범으로 몰리자 지난 9월 26일 억울함을 호소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채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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