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윤관 (前 김연아 의상 디자이너)
김연아 선수 잘 뛰고 돌아왔습니다. 잘 뛰고 돌아왔는데요. 그런데 경기력을 가지고는 논란이 없는데 뜻밖에도 피겨 의상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습니다. 김연아 선수가 지난 6일 쇼트프로그램 경기에서 입은 노란 빛깔 의상. 정확히 말하면 올리브 그린 색의 드레스가 지금 그 논란의 주인공인데요. 네티즌들은 그 의상이 너무 촌스럽다, 심지어는 단무지 같다고 하면서 의상 제작을 맡았던 디자이너 홈페이지에 항의 글 쏟아내고 있습니다. 결국은 이 디자이너가 자신의 공식 블로그를 폐쇄하는 일에까지 이르렀는데. 이번 논란, 다른 피겨의상디자이너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그 노란 피겨복은 정말 입어서는 안 되는 것이었을까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생각을 해 보죠. 2003년부터 김연아 선수 의상을 20벌 이상 디자인 했던 분이세요. 김윤관 디자이너 연결이 돼 있습니다. 김 선생님, 안녕하세요?
◆ 김윤관> 안녕하세요.
◇ 김현정> 2003년부터 언제까지 만드셨어요?
◆ 김윤관> 2008년까지 제작해 준 걸로 생각되네요.
◇ 김현정> 김연아 선수 외에도 다른 선수 의상도 만드시고요?
◆ 김윤관> 김나연 선수나 한 20~30명 정도됩니다.
◇ 김현정> 김나연 선수 비롯해서 20~30명 정도의 피겨복을 전문으로 만드는 디자이너세요. 이번에 논란이 된 김연아 선수의 노란 빛깔 의상은 어떻게 보셨어요?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에 출전한 김연아 선수 (자료사진, MBC 뉴스투데이 화면 캡쳐)
◆ 김윤관> 저 개인적으로는 의상은 환상적인 좋은 색으로 저는 생각하고 있어요.
◇ 김현정> 환상적으로 잘 만든 옷이다. 어떻게 그렇게 생각하셨어요?
◆ 김윤관> 색상은 올리브 그린은 시중에 흔하게 나오는 색이 아니거든요. 시중에 기본적으로 나오는 색은 그런 올리브 그린 색이 없어요. 디자이너가 염색을 통해서 색깔을 만들어내는 색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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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정> 디자이너가 손수 염색을 해서 만들어내는 색깔. 그런데 그게 흔하지 않다, 희귀하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건 아닐 텐데 어떤 면에서 그 색깔이 그 작품과 잘 어울린다고 보셨어요?
◆ 김윤관> 제가 보기에는 작품 제목하고 음악하고 잘 맞는 색이라고 보거든요.
◇ 김현정> ‘어릿광대를 보내주오’ 정확히는 이 제목이거든요.
◆ 김윤관> 네. 그 어릿광대 제목에 맞게 환상적이고 동심의 세계 속에서 색상을 뽑아내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이 되네요.
◇ 김현정> 그런데 이 의상에 대해서 비판하는 분들은 푸른빛이 도는 노란색, 이런 색은 동양인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 어떻게 디자이너가 그 부분을 간과하고 이런 색을 써서 김연아 선수를 촌스럽게 보이도록 했느냐. 이런 악플들이 막 쏟아져요. 전문가로서 어떻게 보세요?
◆ 김윤관> 일부 네티즌이나 악플러들이 의견을 내놓았나 본데요. 이런 문제가 너무 민감한 반응을 보이지 않나 저는 그렇게 생각하거든요.
◇ 김현정> 그 말씀은 그냥 무시하고 넘어가도 되는 의견이다?
◆ 김윤관> 그렇죠, 제 의견으로는 그렇습니다.
◇ 김현정> 전문가로서 점수를 주자면 이번 의상이 주관적인 것이겠습니다만, 어느 정도나 줄 수 있다고 보세요?
◆ 김윤관> 좋다, 보통이다, 안 좋다 이렇게 따졌을 때는 긍정적인 좋다로 저는 표현을 하고 싶습니다.
◇ 김현정> A ,B, C라면 A군요. A+입니까?
◆ 김윤관> A+일 수도 있고요.
◇ 김현정> 그 정도로 전문가가 보기에는 이번에는 잘 만든 의상이었다. 보통 피겨복 만들때 어떤 과정을 거치나요? 이게 선수와도 상의를 하고 작품도 보고 음악도 듣고 이러면서 만들어지는 건가요?
◆ 김윤관> 그렇죠. 디자이너 개인적인 혼자만의 작품이 아니고, 보통은 선수와 코치를 만나서 제목이랄지 음악 그리고 작품 내용을 다 수렴한 뒤에 디자인에 착수하는 거거든요. 디자인이 어느 정도 완성이 되면 선수과 코치에게 의상을 보여주고 승인을 받아서 OK를 받은 다음에 의상제작에 들어가요.
◇ 김현정> 그러면 이번에도 김연아 선수가 다 OK를 한 거겠네요?
◆ 김윤관> 그렇죠. 거의 그렇다고 봐야죠. 100% 거의 다 선수가 원하는 그런 콘셉트가 있기 때문에 접근을 해서 보여드리는 거죠.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러면 중간에 이렇게 의상을 만들다가 김연아 선수가 ‘이건 좀 안 맞는 것 같습니다.’ 해서 실제로 다시 시작하는 경우도 있습니까?
◆ 김윤관> 그렇죠.
◇ 김현정> 그거 한 벌 만드는데 기간이 얼마나 걸려요?
◆ 김윤관> 잘 진행이 됐을 경우에는 2~3주 걸리겠지만, 디자인 구상이 잘 떠오르지 않고 색상이 잘 나오지 않으면 한 달 이상 갈 수도 있겠죠.
◇ 김현정> 한 벌 만드는데, 한 의상 만드는 데 한 달 이상 걸리기도 하는 그런 여러 가지 작업을 거쳐서 나오는 피겨의상. 우리 김윤관 디자이너께서도 김연아 선수 의상 만들면서 유사한 논란을 겪은 적이 있으세요, 혹시?
◆ 김윤관> 그렇죠.
◇ 김현정> 겪으셨어요? 그때는 어떠셨습니까?
◆ 김윤관> 동요하지 않았습니다. 심경이야 불편했지만 그냥 무시했습니다.
◇ 김현정> 무시하고 넘어가야지 안 그러면 그렇게 한 바탕 홍역 치르고 나면 의상 만들기가 겁날 수도 있겠어요, 디자이너들이. 그런 악플이 쏟아지고 이러고 나면 선수들한테도 이게 영향이 갈까요?
◆ 김윤관> 다른 선수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김연아 선수 같은 경우에는 안 좋은 쪽으로는 생각하지 않을 겁니다.
◇ 김현정> 워낙 대담한 선수니까.
◆ 김윤관> 그렇죠. 김연아 선수는 일단 어떠한 의상을 입어도 그 의상이 다 잘 어울리고 그 의상이 빛이 나기 때문에 그렇게 관여를 안 하는 쪽입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20~30벌의 의상을 만든 디자이너로서 김연아 선수한테 가장 어울리는 색깔은 뭐라고 개인적으로 보고 계세요?
◆ 김윤관> 개인적으로는 밝은 빨간색이나 그리고 다크블루 잘 어울립니다.
◇ 김현정> 지난번에 빨간색 입고 뛰었었죠.
◆ 김윤관> 네, 그때 세헤라자데인가 의상 괜찮았어요.
◇ 김현정> 빨간색이 가장 잘 어울리지만 이런 올리브 그린 색도 작품 분위기와 어울렸다, 이런 평가를 지금 주시는 건데요. 김윤관 선생님, 끝으로 김연아 선수 팬들에게 이번 의상에 불만 많았던 특히 그런 팬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한 말씀하시죠.
◆ 김윤관> 색상에 대해서 논란이 있다는 것은 좀 그렇고요. 이 올리브 그린 색은 그 누구도 선뜻 감히 사용할 수 없는 색이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연아 선수는 그런 색상을 소화해 낼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이 있기 때문에 높이 평가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김현정> 누구나 소화하지 못하는 색을 잘 소화해 냈을 때 사실은 그게 더 빛이 나는 거니까. 그걸 어쩌면 노리고 이번에 디자인 한 것일 수도 있겠네요. 그런 도전, 시도.
◆ 김윤관> 누구나 감히 사용할 수 없는 색이잖아요, 이런 색은.
◇ 김현정> 김연아의 도전, 디자이너의 시도 이렇게도 볼 수 있네요. 우리는 클래스가 다르다 이런 느낌. 알겠습니다. 김윤관 선생님, 오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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