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무엇으로 사나?" 문인들 대부분 최저생계비 미만의 수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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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2-09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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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김모(56) 씨는 서울 성수동의 한 월세 방에서 10년 이상을 기거하며 작품을 써왔으나 출판의 기회는 쉽게 얻을 수 없었다.

월세도 제때 내지 못할 정도로 고생하던 그는 올해 2월 영등포역에서 노숙자로 발견됐다.

소설가 박모(53) 씨는 대학을 졸업한 뒤 1년여 방송작가 일을 하다가 그만두고 전업작가 생활을 해왔다.

그러나 순수 소설 창작만으로는 생계를 유지할 수 없어 부업으로 연명하다가 1년여 전에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한 뇌출혈로 쓰러졌다.

박몽구 한국작가회의 문인복지위원회 위원장은 '문인복지, 실태와 대안'을 주제로 10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리는 문인복지정책토론회에 앞서 9일 미리 배포한 발표문에서 한국 문인복지 실태를 살피고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박 위원장에 따르면 한국작가회의 문인복지위원회가 지난 9월 30일부터 10월 22일까지 문학 장르를 불문하고 한국작가회의 소속 전체회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 307명 가운데 무려 73.9%가 월평균 소득이 100만 원 이하라고 답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50만 원 이하가 42.0%, 50만~100만 원이 31.9%였다.

응답자를 대표하는 인구통계학적 유형은 등단한 지 20~30년 됐고(31.9%), 시를 쓰는(57%), 나이 50대의(50.5%), 서울과 경기 수도권 거주의(70.7%), 남성(62.5%)이다.

응답자의 대표 유형이 50대 남성인 점을 고려할 때 압도적인 비율의 문인들이 가장으로서 국가가 정하는 최저생계비(4인 기준 월 163만원)에도 훨씬 못 미치는 수입으로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는 것이다.

월평균 소득 가운데 순수 원고료 수입(인세 포함)이 30만원 이하라는 응답자는 무려 63.8%에 이르렀다.

50만원 이하 77%, 100만원 이하는 89.9%에 달했다.

박 위원장은 "설문조사 결과에서 드러나듯이 오늘날 한국 문인들이 직면한 삶의 현실은 매우 열악하다"며서 "전업작가라고 내세우는 이들도 오로지 창작 활동으로 삶을 꾸려 나간다는 의미인 '전업'이 무의미할 정도로 열악한 처지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개선 방안으로 △ 문인단체와 국가 스스로 문인복지에 대한 관심을 높일 것 △ 예술인복지재단과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등에서 시행하는 창작지원금을 대폭 늘릴 것 △ 문인 일자리 창출 △ 문학출판지원의 경우 문인들의 인세 현실화 △ 작가복지카드와 작가 임대주택 지원 제도 도입 등을 제시했다.

한편 이번 문인복지정책토론회는 한국작가회의, 국제펜 한국본부, 한국문인협회 등 한국의 대표적인 문인단체들을 비롯해 국회의원 도종환, 국회의원 김장실이 주관한다.

한국작가회의는 이번 토론회가 '최고은법'이라고도 불리는 예술인복지법의 제정과 이에 따른 예술인복지재단의 설립과 활동을 지켜보면서 느낀 문제의식뿐만 아니라 문인복지에 관련된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한 방안을 모색하는 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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