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간결하고 고급스런 '페어 웰, 마이 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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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2-03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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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페어웰, 마이 퀸'은 프랑스혁명을 다룬 또 한 편의 영화다. 그러나 궁녀의 시각에서 세밀하게 혁명을 바라봤다는 점에서 상당히 신선하다.

'육체의 학교'(1998), '언터처블'(2006)로 거장 반열에 올라선 부누아 작꼬 감독은 혁명이 발발한 1789년, 베르사유궁 안에 떠도는 불안과 공포, 그리고 그 안에서 피고 지는 사랑을 섬세한 손길로 어루만진다.

마리 앙투아네트(다이앤 크루거)에게 책을 읽어주는 시녀 시도니(레아 세이두)는 남몰래 왕비를 흠모한다. 그러나 그녀의 마음도 모른 채 앙투아네트의 관심은 온통 폴리냐크 부인(비르지니 르도엥)에게만 쏠려 있다.

화려한 나날이 이어지던 어느 날, 혁명의 시작을 알리는 바스티유 습격사건이 발생하면서 궁은 침묵에 휩싸인다. 시도니는 어떻게 돌아가는지 궁 바깥소식을 알아내려 노력하지만, 불안이 퍼지는 일을 꺼리는 정부가 정보를 통제한다.

바람 앞에 등불 같은 운명에 놓인 앙투아네트는 파리를 떠나려고 준비하지만, 혁명군과
의 협상에 나선 루이 16세(자비에 보부아)의 반대에 부딪히면서 탈출 계획은 수포로 돌아간다.

영화의 미덕은 간결함에서 오는 고급스러움에 있다. 레아 세이두를 비롯한 주연배우들은 큰 폭의 감정 변화를 절제라는 미덕 안에 갈무리한다. 혁명의 순간에도 최대한 담담하게 슬픔을 드러내고, 건조하게 감정을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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