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인산염 뺀 커피믹스 출시에... 동서식품, "마케팅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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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나주공장 전경.

 

국내 커피믹스시장에서 또다시 첨가물논쟁이 불거지고 있다. 남양유업이 '인산염'을 뺀 커피믹스를 내놓으며 몸에 좋다고 홍보하자 동서식품은 소비자 불안을 이용한 마케팅전략이라고 비판했다.

◈ 남양, 인산염 뺀 커피믹스 출시

남양유업은 2일 커피 크리머에 들어가는 첨가물 인산염을 뺀 커피믹스 '프렌치카페 카페믹스 누보'를 출시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갔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프렌치카페 카페믹스 누보의 가장 큰 특징은 커피믹스의 용해성을 높이기 위해 크리머에 첨가해 온 인산염을 뺀 커피라는 점"이라고 밝혔다.

인산염은 인, 나트륨, 칼륨 등이 결합된 물질로 식품에서 산도조절용으로 콜라, 햄, 소시지, 라면, 커피믹스 등에 폭넓게 사용되는 첨가물이다. 남양은 "인산염을 과잉섭취해 체내 칼슘 함량과 불균형을 이룰 경우 골질환의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남양은 인산염을 대체하는 식품원료를 개발해 인산염을 쓰지 않고도 커피가 잘 용해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특허를 출원했다.

◈ 왜 크리머에서 인산염을 뺐나?

인산염을 과잉섭취할 경우 골질환의 우려가 있다는 것이 남양의 주장이고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자면 건강을 위해 인산염을 뺐다는 얘기가 된다.

실제로 인산염을 과다섭취하면 유해할까? 그리고 인산염이 함유된 '커피믹스'를 섭취하면 골질환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을까?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제시한 1일 인 최소(권장)섭취량은 700㎎, 최대 허용섭취량은 3,500㎎(한국영양학회)이다. 2011년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1일 인 섭취량은 1,911.50㎎이다.

백미를 통한 1일 인섭취량이 264.9㎎, 우유 71.2㎎, 배추김치 39.8㎎ 등인데 반해 커피를 통한 섭취량은 18.6㎎(1.6%)에 불과하다.

이 통계만 놓고보면 일반적인 식생활을 통해 사람들이 1일 최고섭취량인 3,500㎎을 넘기 어렵고 특히 커피를 많이 마심으로 인해 3,500㎎을 넘기는 더더욱 어렵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커피믹스 1개당 약 30㎎ 이상의 인을 함유하고 있어 하루에 3잔의 커피믹스를 마시는 사람의 경우 커피믹스로만 100㎎에 가까운 인을 섭취하게 된다"고 밝혔다.

설사 한루 너댓잔의 커피를 마시는 사람일지라도 이 정도로는 인의 1일 최고허용량 3,500㎎에는 크게 미치지 못한다고 보는 것이 논리적이다.

이런 사정 때문에 남양이 인산염을 뺀 사실을 홍보하고 나선데는 건강상의 이유보다는 다른 이유가 있는 것 아닌가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사진=이미지비트 제공/자료사진)

 

◈ 외국에서도 인산염을 빼나?

남양은 "커피 같은 가공식품에 인이 많이 함유돼 칼슘과 인의 불균형이 초래돼 대만 등 외국에서는 모든 식품에 인산염 배합을 0.3%이하로 규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양은 "한국의 커피믹스가 대만에 수출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남양유업은 '대만외에 다른 국가에서도 비슷한 규제가 있는 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아무런 답도 내놓지 않았다. 이 때문에 대만을 제외한 일본,중국이나 유럽국가들도 인의 함량을 규제한다고 보기 어렵다.

◈ 우유·분유·두유·치즈 인산염은?

남양유업은 자사가 새롭게 내놓은 커피믹스에서는 인산염을 뺐지만 기존 커피믹스와 우유.분유 등에는 인산염을 그대로 배합 시판하고 있다.

남양은 "분유는 유아들에게 거의 유일한 영양공급원으로 인과 칼슘이 같이 함유돼 있지만 커피는 칼슘은 거의 없이 인만 과도하게 높은 가공식품"이라며 "커피를 유아식품과 비교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즉, 우유,발효유는 칼슘의 함량이 인산염보다 1.3배 많아 칼슘과 인을 동시 섭취하기 때문에 불균형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경쟁사인 동서식품은 "인을 어린이치즈, 분유, 두유, 우유 등에는 사용하면서 커피에는 안좋다고 하는 것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이중적인 행태"라고 비판했다.

 

◈ 동서, "소비자 불안 이용한 마케팅일 뿐"

국내 커피점유율 1위인 동서식품은 보도자료를 통해 "국민건강통계에서 보듯이 커피에서의 인 섭취는 전체 섭취량 가운데 1.6%에 불과한데 과연 커피속의 인에서 공포를 느껴야할 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특히 "남양유업의 논리라면 아이들은 혐미밥을 먹어도 되고 어른들은 현미밥을 먹으면 안됩니다. 현미는 인산염 덩어리거든요"라며 "밥, 우유, 두부, 김치, 달걀 모두가 커피보다 인섭취가 많은 식품인데, 남양의 주장은 논리에 맞지 않아요"라고 주장했다.

이어 "인은 에너지대사에서 활발히 사용되고 많이 섭취하고 많이 배출되는 미네랄의 여왕"이라며 "인산염 논란은 제2의 카제인 이슈로 소비자의 불안을 이용한 마케팅일 뿐이다"고 덧붙였다.

남양유업은 최근 우유에서 커피쪽으로 사업의 주력분야를 옮겨가면서 커피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커피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카제인나트륨 이슈에 대해 시장에서는 자사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란 지적이 없지 않았다.

2013년 10월 현재 국내커피시장 점유율은 동서식품이 81%로 1위, 남양 12.8%로 2위, 네슬레 3.7%로 3위를 기록하고 있다. 후발사업자임에도 공격적 마케팅을 통해 단숨에 2위로 올라선 남양이 시장에 다시 인산염이슈를 던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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