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최고의 화제작을 꼽는다면 '응답하라 1994'일 것이다.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94'(이하 응사)의 열풍이 거세다. 지난해 방송된 전작 '응답하라 1997'보다도 많은 시청자를 TV 앞으로 끌어모으고 있다.

1994년을 배경으로, 지방 사람들의 눈물겨운 상경기와 농구대잔치, 서태지와 아이들 등의 사회적 이슈를 담은 드라마 '응사'는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내면서 신드롬을 만들고 있다.

소재도 소재지만, 무엇보다 배우들의 실감 나는 사투리 연기와 독특한 캐릭터는 '응사'의 가장 큰 강점이다.

고아라, 정우, 유연석, 김성균, 손호준, B1A4 바로, 타이니지 도희 등 주요 배우들은 전작에 비해 '네임밸류'가 떨어진다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의 호연과 '케미'는 '미스 캐스팅'이라는 오명에서 '베스트 캐스팅'으로 180도 다른 평가를 받고 있다.

사실 고아라가 '응사' 주연으로 발탁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일각에서는 '왜 하필 고아라'라는 의문을 가졌다. 아역배우로 데뷔한 고아라는 올해로 경력 10년을 채웠지만, 연기력으로 호평을 받은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응사'에서는 천방지축 성나정 역할을 맛깔나게 표현하고 있어 '혹평'이 아닌 '호평'을 듣고 있다.

정우, 유연석, 김성균도 마찬가지다.

정우는 최근까지도 KBS 2TV '최고다 이순신'에서 빵집 총각 역할로 모습을 비쳤다. 과거에도 정우는 주연보다는 조연에 어울리는 감초 역할을 주로 맡아 왔다. '응사'에서 주연 '쓰레기'로 파격 발탁된 정우는 자연스러운 연기력으로 매회 여성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그동안 비열하고, 악랄한 연기를 펼쳤던 '칠봉이' 유연석도 '응사'에서 연기 변신에 성공해 안방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받았고, '삼천포' 김성균 역시 '만년 조연'에서 벗어나 사랑스러운 연기로 '포블리'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와 관련해 한 방송 관계자는 "'응사'의 배우들이 호평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연기를 잘하기 때문"이라며 "모두들 연기 경력이 적지 않기 때문에 캐릭터 실감 나게 표현하는 데 능숙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