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건강한 시민사회 편 서는 언론이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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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능 하다면 제가 실패한 언론인"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3년 11월 8일 (금)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손석희 (JTBC 보도부문 사장)

 



◇ 정관용> 시사자키 시작합니다. 오늘 특별한 손님을 한 분 모셨습니다. 손석희 JTBC 보도부문 사장. 시사프로그램 진행자로서의 확고한 위치 또 대학교수직까지 스스로 내려놓고 언론의 사회통합기능을 실천하겠다라는 포부와 함께 JTBC로 자리를 옮겼죠. 지금 기존 뉴스와 차별화된 뉴스를 만들겠다. 제작에 직접 참여하고 직접 진행하고 심지어 선곡까지 하면서 모든 것을 쏟아 붓고 있다고 하는데요. 지난 50여 일간의 도전 또 한국 언론에 대한 생각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손석희 JTBC 보도부문 사장, 어서 오십시오.

◆ 손석희> 네, 반갑습니다. 청취자도 여러분도 반갑습니다.

◇ 정관용> 시선집중을 모두 몇 년 진행하셨죠?

◆ 손석희> 13년 진행했었네요.

◇ 정관용> 그 전에 혹시 다른 시사프로그램 라디오를 진행하신 적이 있나요?

◆ 손석희> 아니요. 그전에는 없었습니다.

◇ 정관용>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에 이렇게 게스트로 초대받은 적이 있었습니까?

◆ 손석희> 네, 있었습니다. 한번 있었는데 그게 또 마침 시사자키였네요.

◇ 정관용> 그래요?

◆ 손석희> 네.

◇ 정관용> 언제요?

◆ 손석희> 잘 기억들은 못하실 텐데 97년 봄에 그때 정범구 선생이 시사자키 진행하실 때 그때 한 번 초대받아서. 그때는 MBC 직원이었기 때문에 회사의 허락을 득하고 나왔었습니다.

◇ 정관용> 그건 시선집중 진행하시기 훨씬 전이네요?

◆ 손석희> 그렇죠. 훨씬 전이죠.

◇ 정관용> 왜 나오셨죠? 그때?

◆ 손석희> 정확하게 기억은 잘 안 나는데. 하여간 인물 인터뷰라고 해서 나왔었던 기억이 나네요.

◇ 정관용> 그러면 이제 인터뷰를 당한.

◆ 손석희> 드물기는 했었죠. 왜냐하면 다른 회사 직원이었는데 불렀기 때문에 회사에서도 왜 나갔냐 그랬다가 하여간 허락을 해서 그래서 나왔던 기억이 납니다.

◇ 정관용> 97년에 CBS에서는 왜 모셨었는지는 제가 있다 한번 확인해 보겠습니다.

◆ 손석희> (웃음) 그러시죠.

◇ 정관용> 그러니까 13년이나 시사프로그램을 진행은 하셨지만 시사프로그램에 초대된 거는 딱 두 번이네요, 오늘까지.

◆ 손석희> 그러네요.

◇ 정관용> 그리고 둘 다 시사자키네요?

◆ 손석희> 그렇습니다.

◇ 정관용> 자, JTBC 사장 가셔서 지금까지, 사장으로 가신 거는 오래됐죠?

◆ 손석희> 그건 5월이었으니까요, 5월 중순. 반년 정도 됐네요.

◇ 정관용> 방송을 직접 시작하신 거는 이제 한 50일.

◆ 손석희> 네, 한 달 반 조금 넘었습니다.

◇ 정관용> 지금까지 뭐 언론의 사회통합기능을 실천해 보겠다라는 포부와 함께 가셨는데 어느 정도 지금 몇 %쯤 달성됐나요?

◆ 손석희> %로 얘기하기는 좀 그렇고요. 이제 뭐 겨우 한 달 반 조금 넘은 상태이고, 뉴스를 시작한 지가. 그래서 지금 시작하는 과정이라고 봐야 되겠죠.

◇ 정관용> 아직은 시작 단계?

◆ 손석희> 그렇죠.

◇ 정관용> 몇 년 정도 있으면 사회통합의 중추 역할을 하는 JTBC가 될까요?

◆ 손석희> 빠르면 빠를수록 좋겠습니다만 지금은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 정관용> 목표하시는 시점은 없습니까?

◆ 손석희> 아니요. 목표하는 시점은 따로 없고요. 그건 어디까지나 또 시청자 여러분들이 판단을 해 주실 문제이기 때문에 늘 판단을 구하는 입장일 뿐이죠.

◇ 정관용> 언론의 사회통합기능이라는 게 뭡니까? 구체적으로.

◆ 손석희> 글쎄요. 명확하게 딱 찍어서 하나, 둘, 셋 이렇게 나눠서 얘기하기는 어려운데. 대개 언론학자들이 언론의 기능을 얘기할 때 여러 가지 기능을 얘기하는데 대표적으로 꼽는 것이 사회통합기능이기는 한데 아마 거꾸로 얘기하면 사회통합기능에 잘...

◇ 정관용> 못하기 때문에?

◆ 손석희> 못하기 때문에 그런 것도 하나의 목표로 세워놓은 것이 아닌가 싶을 때도 있거든요. 특히 최근에 여러 가지 현상을 보면 우리 언론이 사회통합보다는 오히려 갈라놓는데 더 기능을 하는 경우도 본의 아니게 그런 경우가 생길 수도 있겠죠. 그래서 그런 면에서 그러지 말아보자. 원래 언론의 기능이라고 하는 사회통합기능에 조금이라도 가까이 가보자라는 그런 희망, 소망, 욕심 이런 것들이 좀 있었다고 보고요. 지금 그 과정에 있다고 또 말씀드렸는데 아까 말씀드린 대로 역시 평가는 시청자 여러분 또 시민사회에서 내릴 몫이기 때문에 저희로서야 최대한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기존 언론이 진영논리, 좌우논리 이런 데에 빠져 있는데 JTBC는 좀 안 그래보겠다?

◆ 손석희> 네. 글쎄요, 그런데...

◇ 정관용> 지금까지는 50일은 안 그러고 있다고 생각하세요?

◆ 손석희> 나름 노력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글쎄요. 각 언론들마다 각각의 생각하는 정론이 있을 것이고, 나름대로 생각하는 그 정도가 다 있을 텐데. 저희는 저희들 나름대로 생각하는 정도가 있을 것이고요. 그래서 결국은 판단은 또 시청자들이나 청취자들이 해 주셔야 할 문제인데. 어떻게 평가하고 계신지는 제가 다는 측정해 볼 수 없기 때문에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는 없네요.

◇ 정관용> 뉴스9을 직접 진행까지 하셨습니다. 지금 하고 계십니다. 처음에 사장으로 가시면서도 직접 진행하실 생각을 하고 가셨어요?

◆ 손석희> 그렇지는 않았었고요. 또 처음에 갈 때 제가 다른 언론하고 인터뷰에서도 마이크 앞은 떠난다고 말씀드린 바가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생각이 좀 바뀌었다고 보는 게 맞겠죠.

◇ 정관용> 왜 바뀌셨어요?

◆ 손석희> 글쎄요. 뭐랄까 직접 나서서 책임지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라고 생각을 했고.

◇ 정관용> 책임?

◆ 손석희> 네. 또 우리 기자들하고 같이 생활하다 보니까 앞장서는 것이 우리 기자들한테도 뭐랄까요. 동의를 얻는 데 더 용이한 방법이 아니었을까하고 생각을 하고요. 그래서 거의 몇 달 좀 고민을 하다가 결국은 나서기로 했던 셈이죠.

◇ 정관용> 뉴스9이 우리 손석희 사장께서 직접 진행하시기 전보다는 시청률이 많이 올랐다 이런 보도들이 있습니다. 그게 뭐 차별화된 뉴스를 잘 만들어서 그렇게 좀 올라간 걸까요? 아니면 손석희 사장은 사실 언론계 영향력 1위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게 매년 꼽히고 또 사실 언론인이지만 거의 대중스타와 같은 그런 인기도 누리고 계신 분 아니겠습니까? 그런 개인의 어떤 영향력으로 시청률이 좀 올랐다고 생각하세요? 아니면 뉴스의 질이 좋아져서라고 생각하세요?

◆ 손석희> 여기서 제가 저 때문이라고 얘기할 수가 있겠습니까?

◇ 정관용> (웃음)

◆ 손석희> 그런데 진심으로 생각해도 꼭 그런 것만 같지는 않고요. 아까도 말씀드린 대로 모든 언론사가 나름대로의 길을 밟고 있는데 JTBC 뉴스가 최근 들어서 밟고 있는 그런 길이 시청자들한테 어느 정도 인정을 받았다면 그건 감사한 일이고요. 그런데 그걸 꼭 시청률로써만 얘기해야 될 것이냐 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제가 좀 동의하지 않는 부분도 있고요. 물론 그 잣대는 될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그것에 의해서 평가받고 싶은 생각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 정관용> 그래도 대중의, 국민 대중의 평가라는 건 시청률로 드러나는 것 아닐까요?

◆ 손석희> 그럴 수도 있겠죠. 그런데 거기에 매달리기 시작하면 사실 또 뉴스 콘텐츠가 왜곡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그걸 신경 안 쓴다고는 할 수는 없지만 짐짓 좀 멀리하는 편이기는 하죠, 그런 잣대를. 그래야만 또 콘텐츠도 저희들이 생각하는 방향으로 제대로 이끌어갈 수 있다고 생각을 하고요.

◇ 정관용> 하긴 뉴스나 시시프로그램은 그냥 일반적인 시청률보다는 여론 주도층의 시청 영향력 이런 게 중요할 수도 있죠. 그렇죠?

◆ 손석희> 그런 잣대도 따로 있을 수도 있겠죠. 그런데 그건 뭐 따로 측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니까. 다만 시청자들의 반응을 저희들이 살펴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텐데. 지금까지는 나름 처음에 의도했던 대로 생각했던 대로 저희들의 길을 밟고 나가는 데 크게 벗어나 있지는 않지 않나하는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차이가 모든 뉴스가 다 한 1분 30초짜리 짧은 단신으로 계속 배치가 되고 거의 끝날 때까지 계속 그렇고요. 뉴스의 양이 굉장히 많죠. 그리고 또 사실 시청률을 의식한 것이겠습니다만 좀 선정적 뉴스면 더 비중 있게 다루려고 하고. 예컨대 이건 방송 전문가들이 하는 용어지만 그림이 좋은 뉴스. 예를 들면 어디 화재가 났다든지 이런 건 그리 큰 화재가 아닌데도 일부러 넣는다든지. 주로 그런 뉴스들로 우리는 눈에 익숙해져 있는데 JTBC 뉴스9은 하나의 사안을 가지고 조금 심도 깊게 다루고 직접 당사자인 정치인이나 아니면 관련 전문가를 스튜디오에 불러서 듣기도 하고 이게 가장 큰 차이거든요. 그러다 보면 뉴스 꼭지 수는 분명 줄죠?

◆ 손석희> 줄어들었죠.

◇ 정관용> 거기서 아, 조금 더 많은 뉴스를 보고 싶다라는 사람도 있을 것 같은데. 거기서 어떻게 균형을 잡으십니까? 그러니까.

◆ 손석희> 공중파라든가 다른 채널의 메인뉴스가 꼭지 수로 따지면 제가 알기로는 한 25개 내외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희 같은 경우에는 거기서 많으면 한 10개 정도가 더 빠지죠. 그 대신 그 시간을 저희들이 얘기하기로는 한 걸음 더 들어가는 뉴스에 투자한다. 그 시간을. 한 걸음 더 들어가는 방법은 예를 들면 당사자가 나와서 인터뷰를 하는 경우도 있고 또 짧게나마 토론을 하는 경우도 있고 혹은 다른 각도에서 취재한 취재물로 내보내 드리는 경우도 있고 그렇게 해서 진행을 하는데. 그렇게 택하게 된 이유는 요즘 뉴스는 사실 하루 종일 실시간으로 소비가 되잖아요. 특히 인터넷을 통해서. 그렇다면 하루 종일 본 시청자들한테 그것을 텔레비전 화면으로만 옮겨서 소개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 정관용> 재탕할 필요 없다?

◆ 손석희> 네. 그래서 우리는 다른 방법을 택하자. 그래서 가능하면 한 가지 사안에 대해서 여러 각도로 들여다볼 수 있는 방법론. 그렇게 하다 보니까 지금의 형태가 된 것이죠. 그리고 이것은 제가 라디오 시선집중 13년 동안 진행하면서 느낀 바도 많이 투영이 된 것이기도 하고요.

◇ 정관용> 그렇군요.

◆ 손석희> 역시 거기서도 가능하면 여러 각도에서 좀 짚어보는 시도를 해봤었기 때문에 그것이 일정 부분 옮겨온 부분들도 있다고 봐야 되겠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런 포맷을 결정하게 된 것은 우리 손석희 사장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었겠네요. 이런 포맷으로 가자. 뉴스의 형식을 바꾸자.

◆ 손석희> 네.

◇ 정관용> 그뿐 아니라 지금 들리는 얘기에 의하면 기자들의 기사 하나하나를 다 체크하고 확인하고 그렇게 하신다는데. 게다가 뉴스가 끝날 때 음악이 나가잖아요. 그 노래도 다 선곡을 하신다는데 선곡까지 하시는 이유는 뭡니까? 무슨 완벽주의인가요?

◆ 손석희> 기사를 하나하나 체크하는 건 어느 앵커나 다 한다고 보고요. 선곡 말씀하셨는데 그건 완벽주의라기보다는 어떻게 그건 제가 하자고 해서 그렇게 시작을 했는데. 대개 방송계에 계시는 분들은 느끼겠지만 아이디어 낸 사람이 책임자입니다.

◇ 정관용> 노래 틀자 하니까 그럼 골라주세요. 이렇게 된 겁니까?

◆ 손석희> 그렇게 됐죠. 그래서 하여간 하다 보니까 그렇게 됐습니다.

◇ 정관용> 아니, 모든 기사 하나하나 체크하는 거는 모든 앵커가 다 한다 아까 그러셨는데. 그건 기사를 미리 체크해서 읽어 본다의 뜻이 아니고 보도부문을 책임지고 있는 사장이기 때문에 어느 기사를 넣고 빼고 말이죠. 이런 모든 부분에 최종 결정권을 갖고 계시지 않습니까?

◆ 손석희> 네.

◇ 정관용> 바로 그 대목에서 사실은 모든 기사, 생산되는 기사를 다 스크린하고 그 중에 보도 가치를 비중을 두고 그런 모든 일을 다 직접 하시는지 아니면 보도국장한테 어느 정도 맡기시는지요?

◆ 손석희> 1차 편집 책임자는 물론 보도국장입니다. 보도국장이 전반적인 것을 다 짜야만 되는 것이죠. 저희는 아침 9시 반에 편집회의가 있는데 저는 물론 함께 참여를 하고요. 우리 보도국장이 전체적인 책임을 지고 1차 편집을 끝내고 오후 2시나 또 오후 5시 경에 짤막짤막한 회의가 또 이어지는데 모두 3번의 회의죠. 그 3번의 회의에서 저는 제 의견을 조금 얹어놓기도 하고. 또.

◇ 정관용> 경우에 따라서?

◆ 손석희> 네. 또 경우에 따라서는 일부 협의를 통해서 아이템을 수정하기도 하고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9시에 생방 뉴스를 하시고 10시에 끝나고 집에 가셨다가 그다음 날 아침 9시에 전에 나오시고. 진짜 바쁘시네요?

◆ 손석희> 좀 그렇네요. 개인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사실.

◇ 정관용> 그러니까요. 과거에는 아침에 시선집중 프로만 진행하시고.

◆ 손석희> 학교 갔었죠.

◇ 정관용> 대학교수가 사실 매일 강의가 있는 것도 아니고 하니까. 상당히 조금 여유 있는 그런 시간도 보내셨을 텐데.

◆ 손석희> 지금보다는 훨씬 여유가 있었죠.

◇ 정관용> 시선집중이라는 프로그램의 파워도 엄청난 것이었고. 대학교수라는 자리도 사실은 정년까지 보장되는 안정적인 부분도 있고 젊은이들을 만난다는 즐거움도 있고 그 모든 걸 내려놓고 이렇게 하루가 바쁜 생활로 바뀌셨는데 아, 괜히 왔다 이런 생각 안 하세요?

◆ 손석희> 후회하지 않냐고요?

◇ 정관용> 네. 그런 생각 안 하세요?

◆ 손석희>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물론 후회는 하지 않고요. 확고부동이라는 표현을 쓰셨습니다마는 사실은 뭐 사람 사는데 확고부동한 거는 별로 없잖아요. 모든 일이 다 변화의 가능성이 있는 것이죠. 그래서 변화를 택하는 것인데. 사실은 뭐 너무 개인생활이 너무 시간이 없다 보니까 그럴 때는 옛날에 한가했을 때가, 한가라고 표현하기는 좀 그렇고. 지금보다 여유가 좀 있었을 때가 그립다라는 생각을 하기는 하는데. 그런 생각조차 하기 어려울 정도로 지금 겨를이 없을 때가 더 많아서요.

◇ 정관용>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사회통합기능을 발휘하는 그런 방송을 만들고 싶다라고 했습니다마는 대중들은 종편을 그냥 하나로 보는 경향이 있지 않습니까? JTBC, 채널A, TV조선, MBN 이걸 한 묶음으로 봐서 저긴 보수, 이런 인식이 있잖아요. 거기로부터 벗어나기가 쉽지 않을 것도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건.

◆ 손석희> 시간이 필요하겠죠. 그런데 더 중요한 건 거기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노력을 한다는 것은 그게 중요하다고 보고요. 또 다른 채널들이 추구하고 있는 바를 굳이 그렇다고 해서 폄하하고 싶은 생각도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그분들은 또 그분들 나름대로의 정론이 있을 것이고 저희는 또 나름대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있기 때문에 아까도 처음에 말씀드린 것처럼 그건 결국은 시청자나 시민들이 평가해야 될 문제라고 보고. 뭐 싫어서 탈출할래 이런 거라기보다는 그냥 저희가 생각하는 정도대로 가면 그것이 평가받게 되면 되는 것이고.

◇ 정관용> 그러니까 사람들이 좀 다르게 인식하게 될 것이다?

◆ 손석희> 그렇죠. 그래서 다른 채널이 추구하는 바를 또 인정하는 분들도 계실 테니까. 그건 제가 따로 그렇게 갈라서 생각하고 싶은 생각은 굳이 들지 않습니다.

◇ 정관용> 타 종편이 스스로 선택한 정론, 계속 그런 표현을 쓰시는데. 손 사장께서는 별로 마음에 안 드는 것 아닙니까? 어쨌든 그런 길은.

◆ 손석희> 저희가 택하지 않은 길이죠.

◇ 정관용> 그렇죠. 편향성이 심하다고 보지 않으세요?

◆ 손석희> 글쎄요. 그 쪽에 동의하는 분들께서는 저희한테 편향적이라고 얘기하지 않을까요?

◇ 정관용> 궁극적으로는 그래서 타 종편과 차별화뿐 아니라 사회적 영향력을 키운다고 치면 사실은 지상파와 경쟁해야 되지 않습니까?

◆ 손석희> 네.

◇ 정관용> 목표가 어느 정도 선입니까? 그렇다면.

◆ 손석희> 목표를 따로 세워놓은 바는 없습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면 자꾸 아니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그렇지는 않고요. 즉, 목표를 따로 세우는 바는 없고요. 제가 생각하는 목표라는 것을 굳이 말씀드리자면 건강한 시민사회 편에 서는 언론. 그것이 목표입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면 뭐 그게 가능하겠느냐. 여러 가지 제약 여건이 많으면서 불가능하다라고 말씀하실 텐데 지금 봐서는 불가능해 보일 수도 있지만 가능하도록 노력할 것이고요. 또 결국 그것이 불가능으로 판명이 된다면 그건 제가 실패한 언론인이 되는 것이니까 그건 제가 그 결과를 받아들여야 하겠죠.

◇ 정관용> 건강한 시민사회의 편에 서는 언론이 될 수는 저는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사회적 영향력에서 지상파와 어깨를 나란히 겨루는 정도의 채널파워라고 그러죠, 보통. 그게 과연 가능할까 이런 건 어떻게 보십니까?

◆ 손석희> 궁극적으로는 인정해 주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다면 가능한 것이기도 하겠죠. 앞일은 모르는 거니까요.

◇ 정관용> 할 수 있다?

◆ 손석희>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노력은 할 겁니다.

◇ 정관용> 목표를 정한 바는 없다고 하셨습니다마는 대략 지상파와 어깨를 겨루는 수준까지 가고 싶은 마음은 있으신 거네요? 그렇죠?

◆ 손석희> 질문을 계속 그렇게 하시니까 제가 답변하기가 어려운데요. 제가 기본적으로 누구와 크게 경쟁하겠다라는 생각은 갖고 있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계속되는 이 질문에 답이 궁해지는 거죠. 어떻게 하면 이 질문에 제가 안 말려들까를 지금 생각하고 있고.

◇ 정관용> (웃음) 삼성과의 관계 처음부터 계속 질문들 나오지 않습니까? 지금까지는 상당히 여러 차례 삼성 관련 보도를 하셨고 한 번은 머리기사로 무노조 전략 보도를 하신 바가 있고. 삼성 측에서 무슨 압력 없습니까?

◆ 손석희> 어... 없는데요?

◇ 정관용> 홍석현 회장.

◆ 손석희> 저한테 전달된 것이 없습니다.

◇ 정관용> 홍석현 회장 무노조 보도한 후에 혹시 만나셨어요?

◆ 손석희> 정기적으로 회의를 한다던가 하는 자리에서 뵌 적이 있죠.

◇ 정관용> 뭐라고 안 하시던가요?

◆ 손석희> 네.

◇ 정관용> 앞으로도 그런 압력은 없을 거다라고 보십니까?

◆ 손석희>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앞일을 다 장담할 수는 없는 거지만 정도대로 간다면 있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혹시라도 그런 압력이 온다면?

◆ 손석희> 온다면요?

◇ 정관용> 바로 박차고 떠나실 건가요? 어떻게 하실 건가요?

◆ 손석희> (웃음) 박차고 떠나는 게 그렇게 쉽게 얘기할 수 있는 건 아니고요. 온다면? 온다면 그때 가서 생각을 해 봐야 되겠습니다만.

◇ 정관용> 알겠습니다. 맨날 인터뷰 진행만 하시다가 이렇게 당하시니까 힘들죠?

◆ 손석희> 한편으로 재미도 있습니다. (웃음)

◇ 정관용> (웃음) 이렇게 많은 일들을 하시고 곤두세운 신경과 스트레스를 뭐로 푸십니까?

◆ 손석희> 영화를 볼 때도 있고요. 평범합니다. 음악을 들을 때도 있고 그렇게 하죠. 특별한 건 없습니다.

◇ 정관용> 음악듣기, 영화감상 이런 거요?

◆ 손석희> 네.

◇ 정관용> 운동을 특별히 좋아하시거나 그런 건 없고요?

◆ 손석희> 운동하고는 체질이 잘 안 맞는 것 같아서 자주는 못합니다. 걷기는 많이 하는 편입니다.

◇ 정관용> 오랫동안 인터뷰를 직접 진행하시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봤지 않습니까? 그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인터뷰 대상자, 누굽니까?

◆ 손석희> 글쎄요. 정치인들을 제일 많이 하기는 했는데요. 정치인분들 중에는 이렇게 제가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하고 꼽을 분은 별로 안 계신 것 같고요. 평범한 분들과의 인터뷰가 역시 제일 기억에 많이 남죠.

◇ 정관용> 평범한?

◆ 손석희> 예전에 시선집중 할 때는 미니인터뷰 코너에 나와 주셨던 분들이 제일 많이 기억에 남고. 예를 들면 뭐.

◇ 정관용> 알겠습니다. 계산된 답변인 것처럼 들리기도 하네요.

◆ 손석희> (웃음) 아닙니다, 그건.

◇ 정관용> 내년 지방선거에 서울시장 후보 물망에 오르내린다는 보도도 있었어요.

◆ 손석희> 제가요?

◇ 정관용> 네.

◆ 손석희> 그런 바 없습니다.

◇ 정관용> 정치는 절대 안 하실 겁니까?

◆ 손석희> 네.

◇ 정관용> 죽을 때까지?

◆ 손석희> 네.

◇ 정관용> 앞일은 항상 모른다고 아까 그러셨는데 이 부분은.

◆ 손석희> 그건 맞는 것 같네요.

◇ 정관용> 명확히 알고 계신 거네요?

◆ 손석희> 저한테 선거 안 나간다고 청취자들께, 국민한테 맹세하라고 하신 분도 계셨습니다. 정치인분 중에는. (웃음)

◇ 정관용> 마무리 삼아서 우리 청취자 분들한테 앞으로 이런 모습 보여드리겠다, 한 말씀 주시죠.

◆ 손석희> 글쎄요. 제가 하는 일을 열심히 늘 인사 때 말씀드리지만 최선을 다해서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안 끊으십니까? 준비된 대답이라고. (웃음) 그렇게 그냥 끝까지 할 생각입니다. 그래서 제가 언젠가는 떠나겠죠. 방송도 떠날 테고 하겠지만 떠날 때쯤 해서 제 후배들이 그래도 손석희랑 일할 때가 좋았다라는 얘기를 들을 수 있는 선배가 되었으면 좋겠다 하는, 그런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우리 청취자분들과 함께 주목하며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 손석희> 고맙습니다.

◇ 정관용> 뉴스 말미에 선곡도 직접 하실 정도로 음악을 좋아하신다고 해서 우리 손석희 사장, 노래 한 곡 들으며 보내드리겠습니다. 아바(ABBA)의 노래입니다.
I Have a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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