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청의 간판 공격수 박은선은 8경기 연속 골을 넣는 등 올 시즌 22경기에 출전해 19골을 넣으며 2013 WK리그 득점왕에 올랐다.(자료사진=한국여자축구연맹)
“(박)은선이와 함께 생활한 동료 선수들에게 물어봐라!”
애제자를 향한 여자 실업축구 WK리그 타 팀 감독들의 비상식적인 견제에 서정호 서울시청 감독이 단단히 뿔났다.
여자 실업축구 WK리그 7개 팀 가운데 서울시청을 제외한 6개 구단 감독들은 최근 간담회를 열고 내년 시즌 박은선(27.서울시청)의 리그 출전 금지를 결의했다. 6개 구단 감독들은 박은선이 출전을 강행할 경우 리그 자체를 보이콧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그러자 서울시청을 운영하는 서울시체육회는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소속 선수를 향한 타 팀의 과도한 견제에 불쾌함을 표시함과 동시에 책임있는 사과를 공개 요청했다. 이번 논란에 대해 당사자인 박은선만큼 서울시청의 서정호 감독도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중학교 시절부터 지난 14년간 박은선을 지도했던 서정호 감독은 “다른 문제가 있었다면 진작에 퇴출을 시켰을 것”이라며 “다른 문제가 있었다면 지금까지 여자선수들이 생활하는 곳에 데리고 있을 수 없었을 것이다. 함께 생활한 여자 선수들에게 물어보면 되지 않겠나”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오랜 시간 팀 이탈이 계속 됐지만 잡아둔 것은 서울시청만의 선수가 아니라 향후 한국 여자축구의 미래를 책임질 자질을 갖고 있는 선수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정호 감독은 이번 일이 말 그대로 ‘박은선 죽이기’라는 입장이다.
올 시즌 서울시청이 박은선의 뛰어난 활약을 앞세워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자 이를 시기한 일부 구단이 다시 박은선의 남성적인 외모를 트집잡아 성별 논란을 제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만년 하위권에 머물던 서울시청은 박은선의 부활과 함께 WK리그에서 준우승하고 전국체전에서는 정상에 올랐다.
“작년에 은선이가 전 경기를 출전했지만 그 때는 우리 성적이 좋지 않았다. 당연히 다른 팀의 견제도 없었다”는 서 감독은 “올해도 서울시청의 객관적인 전력이 7위였다. 그런데 시즌이 시작되고 좋은 성적을 내니까 견제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7, 8월부터 시작됐는데 결국 한 팀에서 6개 팀으로 확대됐다. 승부에 대한 욕심, 과욕이 이런 결과를 있게 했다”고 분석했다.
CBS노컷뉴스 오해원 기자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