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땅 찾기 소송, 상식에 어긋나는 행동
- 사회에 빚을 져
- 판결 아름답게 승복하길
- 상고 하는 건 조상 욕보이는 것, 1인 시위 또 할것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3년 11월 5일 (화) 오후 6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권호정 (민영은 외손자)
◇ 정관용> 친일파 민영은의 후손들이 청주시에 도로로 쓰이고 있는 땅. 그 땅이 조상소유 땅이다. 그러니까 내놓으라. 청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요. 1심에서 승소했었죠. 그런데 오늘 청주지법 민사항소 1부는 원심을 깨고 청주시 승소판결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그 민영은의 외손자이신데 다른 후손들의 땅 찾기 소송에 적극 반대했던 권호정 씨, 오늘 이 판결 참 잘된 일이다, 이런 반응 보이고 계시네요. 그래서 목소리를 좀 듣겠습니다. 권호정 씨 안녕하세요.
◆ 권호정> 안녕하세요.
◇ 정관용> 민영은의 외손자로 알고 있는데 그럼 몇째 따님의 몇째 아들이신 거예요?
◆ 권호정> 그러니까 1남 4녀를 두셨죠. 저희 외할아버지께서요. 현재 저희 어머님께서 막내따님이시고요. 저희 어머니의 큰아들이 되죠.
◇ 정관용> 이번에 소송을 제기한 건 그러면 어떤 분이 어떤 후손이 제기한 거예요?
◆ 권호정> 그러니까 저희 외삼촌이시죠. 1남의 후손들이 되시죠.
◇ 정관용> 민영은의 손자들. 그렇죠?
◆ 권호정>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 땅이 그런데 청주시에서 지금 도로로 쓰이고 있는 그 땅으로 알고 있어요. 제가 조금 아까 그렇게 소개했고, 맞죠?
◆ 권호정> 그렇습니다.
◇ 정관용> 어디 어디의 도로 부지입니까?
◆ 권호정> 그게 상당구 사거리에도 있고 청주중학교 앞에도 있고 여러 군데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평수가 한 평짜리도 있고 두 평, 열 평 이런 식으로 나누어져 있는 땅인데. 그러니까 90년 가까이 청주 시민들이 사용했던 도로예요. 그런데 그거를 갖다가 어느 날 갑자기 후손이니까 그 땅을 갖다가 보상을 해라, 금전적인 보상을 해라. 이렇게 소송들을 하신 거죠.
◇ 정관용> 그런데 어떻게 그 땅들이 다 그렇게 도로로 사용되게 됐을까요?
◆ 권호정> 글쎄, 정확한 건 제가 그거 옛날일이라 잘 모르겠지만 이렇게 제가 듣기로는 그 전체 땅이 할아버지 땅인데 이거를 쪼개서 팔다 보니까 그렇게 자투리땅이 나온 게 아닌가, 이렇게 말씀들 하시더라고요.
◇ 정관용> 그래서 1심에서는 승소를 했지 않았습니까?
◆ 권호정>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걸로 봐서는 그 땅이 민영은의 소유라고 하는 뭔가 근거가 되는 서류나 자료 같은 건 있는 모양이에요.
◆ 권호정> 글쎄요. 그랬으니까 승소를 했겠죠, 1심에서요.
◇ 정관용> 그런데 오늘은 2심에서 판결이 뒤집혔어요. 그렇죠?
◆ 권호정> 당연히 뒤집혀야 된다고 저는 생각을 하고요. 왜냐하면 제가 여러 번 기회가 있으면 말씀을 드렸었던 건데 그거는 상식에 어긋나는 그런 행동들을 하신 거예요. 왜냐하면 제가 이 말씀을 드리기 전에 조금 제가 길게 말씀드려도 되겠죠?
◇ 정관용> 말씀해 보세요.
◆ 권호정> 뭐냐 하면 불운한 시대에 저희 할아버지께서는 뭐라 그럴까. 가족, 본인과 가족을 생각하는 그런 어떤 이기적인 선택을 하신 분이시거든요. 왜냐하면 그 당시에 국가하고 국민을 생각해서 이타적인 길을 가신 독립투사분들이 계시죠. 그런데 저희 할아버지는 이기적인 선택을 하셨어요. 물론 그 선택 때문에 지금 오명을 쓰고 계신 거고요. 그런데 저희는 할아버지의 선택으로 인해서 50년대, 60년대 어려운 시절 때 그래도 윤택하게 자란 거거든요. 왜냐하면 그게 할아버지께서 재산을 많든 적든 이렇게 후손들한테 남겨주고 가게 되셨으니까요. 그런데 지금 와서 그렇게 가만히 생각을 해 보면 그렇게 살았다는 게 사회에 하나의 큰 빚을 진 거예요.
◇ 정관용> 그렇죠.
◆ 권호정> 그걸 깨닫게 된 게 오랜 시간이 걸려서 깨닫게 된 거예요. 그래서 이런 빚을 지고 살아왔는데. 그러면 우리 후손의 삶은, 내 삶은 어떻게 살아야 될 것인가라고 깊이 생각을 했어요. 결국 그것은 할아버지하고 다르게 살아야 되겠구나. 즉, 다시 얘기하면 이타적인 삶을 살아야 되지 않겠는가, 이런 생각을 했죠.
◇ 정관용> 알겠어요.
◆ 권호정> 그리고 이제...
◇ 정관용> 그런데 뒤늦게 땅 돌려 달라, 소송을 하니까 물론 친척이시지만. 그래서 그 소송 반대하는 1인 시위도 하셨지 않습니까?
◆ 권호정> 그게 결국은 제가 조금 말씀을 올렸듯이 그러한 이타적인 행동을 해야 되겠다고 제가 항상 결심을 했던 게 행동으로 나온 거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 때문에 소송 제기한 친척분들 하고는 좀 사이가 불편해 지셨겠어요?
◆ 권호정> 여러 가지 그러한 부분도 없지 않아 있겠죠. 그리고 저는 이번 이 소송이 뭐냐 하면 일부에서는 저도 그런 걸 우려하는데 대법원까지 상고가 갈 수도 있지 않겠냐 하는 그런 우려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소송을 계기로 해서 저희 누님이나 형님들께서 아름답게 승복을 해 주셨으면 하는 거를 이 방송을 통해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정관용> 상고하지 말아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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