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든, 독일의 美도청 조사에 협조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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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1-01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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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대규모 감시활동을 폭로한 전직 중앙정보국(CIA) 요원 에드워드 스노든이 NSA의 도청 의혹에 대한 독일 당국의 조사에 협조할 의사를 피력했다.

독일 녹색당 소속의 한스-크리스티안 슈트뢰벨레(70) 의원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 등에 러시아 모스크바 모처에서 3시간에 걸쳐 스노든을 만났다고 밝혔다.

스노든은 NSA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10여 년간 도청했다는 최근 의혹에 관해 자세히 알고 있으며 독일 검찰이나 의회에서 진행하는 조사에 도움을 줄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고 슈트뢰벨레 의원이 전했다.

이 의원은 독일 공영 ARD방송 인터뷰에서 "스노든은 많은 것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밝혔으며 기꺼이 독일에 와서 증언하겠다고 했다"며 "여러 관련 조건들을 먼저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스노든이 독일 의회에 출석하거나 모스크바에서 질문을 받는 것도 이론적으로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스노든이 독일로 넘어올 가능성 크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러시아 소식통은 1일 현지 인테르팍스 통신에 "스노든이 러시아를 떠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며 "그가 러시아에서 출국하면 난민 신분을 잃게 돼 미국 동맹국들에 의해 워싱턴으로 송환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대신 독일 검찰이 러시아로 조사팀을 파견하거나 스노든에게 서면 질의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문제는 러시아와 독일 정부 사이에 협의돼야 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스노든은 슈트뢰벨 의원이 이날 베를린에서 공개한 편지에서 "나는 상황이 해결돼 여러분의 국가에서 얘기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해 독일행이 이뤄지려면 그를 둘러싼 제약이 해결되는 것이 선결조건임을 시사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독일의 의회 및 연방검찰청 앞으로 쓴 이 편지에서 그는 "내 정부가 정치적인 발언을 여전히 어떠한 항변도 할 수 없는 중죄로 취급하려고 하고 있다"고 미국 정부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의 지지로 미국 정부가 이러한 해악 행위를 중단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독일의 한스-페터 프리드리히 내무장관은 "만약 스노든이 독일 당국과 얘기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방법을 찾아볼 것이다. 정보를 제공한다면 기꺼이 받을 것"이라며 스노든과의 접촉에 적극적인 입장을 보였다.

한편 슈트뢰벨레 의원과 스노든의 만남에는 잡지 '파노라마'의 기자와 슈피겔 편집장을 지낸 게오르크 마스콜로 기자가 동행했다. 만남은 모스크바 시내에서 창이 가려진 차량을 타고 비밀장소로 이동하는 등 철저한 보안 속에서 이뤄졌다고 ARD방송은 전했다.

마스콜로 기자는 스노든이 미국의 도청 문제에 관한 논란이 확산한 것에 만족한 듯 보였으며 러시아에서 당국의 감시를 받고 있지만 자유롭게 의사를 개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독일은 이번 도청 사건과 관련해 미국에 대표단을 보내 항의하고 해명을 요구하는 등 격앙된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검찰은 NSA활동의 독일 국내법 위반 여부를 놓고 초기 조사에 착수했고 의회도 오는 18일 임시회의를 소집해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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