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검찰총장 내정자
청와대가 27일 새로운 검찰총장으로 김진태 전(前) 대검찰청 차장검사를 지명했다.
김진태 검찰총장 내정자(61.연수원14기)는 경남 사천 출신으로 진주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으며 광주지검 순청지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1995년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사건과 1997년 한보그룹 비리 사건 등을 수사한 검찰내 대표적인 '특수통'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말 지난해 사상초유의 '검란(檢亂)'으로 한상대 당시 검찰총장이 사퇴한 뒤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맡아 검찰 내부를 무난히 안정시켰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청와대는 차기 검찰총장 내정자가 지명된 것을 계기로 국정원 수사를 놓고 내홍을 겪는 등 어수선한 검찰 분위기 다잡기에 나설 것으로 보이다.
하지만 김진태 내정자가 총장으로 정식 취임하기 전부터 직면한 과제는 한두가지가 아니다.
우선 김 내정자에게 따라다니는 '김기춘 분신' 이미지를 어떻게 불식시키느냐가 큰 숙제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채동욱 전 총장이 낙마한 뒤로 청와대 실세로 군림하고 있는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과의 돈독한 인연을 근거로 이미 '김진태 총장 내정설'이 파다하게 퍼졌었다.
김기춘 비서실장과 김진태 내정자와의 관계는 오래전 부터 법조계 내부의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있던 사실.
두 사람은 경남 출신에 서울대 법대 선후배 관계로 학연과 지연을 같이 하는데다 김 실장이 법무부 장관이었던 1991년 김 내정자가 법무부 법무심의관실 검사로 근무하면서 지근거리에서 보필했던 인연까지 가지고 있다.
김 실장이 사석에서 "내가 아는 검사는 김진태 뿐"이라고 말했다는 일화는 아직도 회자되고있다.
이렇다 보니 검찰이 정치적 풍랑에 흔들리고 있는 지금 김 내정자가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담보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결국 '김진태 내정설'이 설득력을 얻은 것도 청와대의 검찰 장악력이 그만큼 커질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었다.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 특별수사팀장이었던 윤석열 여주지청장에 대한 감찰, 남북정상회의록 실종 사건,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내란음모사건 등 산적한 정치적 사건에 대해 김 내정자가 전임 채동욱 총장때와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직면한 청문회를 통과하는 데에도 악전고투가 예상된다.
이미 민주당은 후보추천과정에서부터 김진태 전 대검 차장을 정조준하면서 "반드시 낙마시키겠다"며 벼르고 있다.
민주당은 김 내정자가 검찰총장이 될 경우 검찰이 또다시 '정치검찰'로 복귀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CBS노컷뉴스 김중호 기자 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