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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일주일 앞두고 '메리지 블루' 겪는 네 커플 얘기…11월21일 개봉 전 제작보고회 가져

영화 '결혼전야' 제작보고회가 22일 오전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열린 가운데 감독과 배우들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왼쪽부터 배우 옥택연, 이연희, 고준희, 이희준, 홍지영 감독, 구잘, 마동석, 김효진, 김강우. 사진=이명진 기자

 

판단 장애, 심리적 불안·동요, 의심, 집착, 사고력 감소……. 결혼 전 우울증을 뜻하는 '메리지 블루'의 증상들이다. 결혼을 일주일 앞둔 네 커플의 일탈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 '결혼전야'의 소재이기도 하다.
 
영화 결혼전야의 제작보고회가 22일 서울 삼성동에 있는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연출을 맡은 홍지영 감독과 주연 배우 김강우 김효진 이연희 옥택연 마동석 구잘 이희준 고준희가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제작보고회에서 만난 네 커플의 면면은 이렇다.
 
유명 야구선수 출신 코치 태규(김강우)와 당찬 비뇨기과 의사 주영(김효진)은 이별 뒤 3년 만에 다시 만나 결혼을 약속하지만 뒤늦게 서로의 과거를 알게 되면서 위기를 겪는다.
 
김강우는 "극중 태규는 결혼 전에 혼인신고를 하러 갔다가 연인 주영의 가족관계증명서에 기록된 과거를 알고는 당황하게 된다"며 "제가 실제로 7년 연애를 하고 결혼을 했는데, 한평생 살면서 항상 설레고 떨릴 수는 없는 만큼 친구처럼 고민을 이야기할 수 있는 상대가 좋은 상대라고 생각하고 지금 그런 분과 살고 있다"고 전했다.
 
김효진은 "여자의 과거는 남자의 과거가 있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고, 개인적으로는 남자의 과거를 물어보지 않는다"며 "제가 실제 결혼할 때는 메리지 블루를 겪지 않았는데 결혼 준비와 영화 촬영을 병행하다 보니 오히려 현실적인 고민들은 많이 안했던 듯하다"고 말했다.
 
연애 7년차인 네일아티스트 소미(이연희)와 유명 요리사 원철(옥택연)은 연인 사이 설렘보다는 친구 같은 편안함이 더 큰 커플이다. 소미는 결혼을 앞두고 네일아트대회 참가차 찾은 제주도에서 만난 여행가이드 경수(주지훈)에게 본능적으로 끌리게 된다.
 
이연희는 "극중 소미는 가슴 설레고 두근두근하는 결혼생활을 원하지만 오랜 연애로 갈등을 겪던 중 운명적인 사랑을 만나게 되는데, 소미의 결정과 그녀가 새로운 운명 앞에서 갈등하는 모습을 보면서 여자 관객들도 많은 고민을 할 것"이라며 "실제로 결혼을 앞둔 제 친언니가 준비하는 힘든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결혼이 쉬운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고, 미래의 배우자에 대한 고민도 생기더라"고 했다.
 
22일 오전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열린 영화 '결혼전야'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배우들이 밝게 웃고 있다. 사진=이명진 기자

 

옥택연은 "사랑이라는 느낌을 잃어 버린 우리 커플은 결혼이라는 일생의 큰 이벤트를 앞두고 '결혼하면 달라지는 것이 있을까'를 고민하게 된다"며 "이연희 씨와 제 나이가 스물여섯 살인데 실제로 7년 동안 연애를 한 적이 없어서 그런 경험을 가진 분들을 찾아다니면서 이야기를 듣고 촬영할 때 어떻게 표현할까를 연구했다"고 말했다.
 
주지훈은 드라마 촬영 일정과 겹쳐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꽃집을 하는 노총각 건호(마동석)는 결혼이 코앞인 상황에서 발기부전으로 의기소침해지고, 예비신부인 우즈벡에서 온 처녀 비카(구잘)는 그런 건호를 보면서 사랑이 변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게 된다.
 
마동석은 "극중 건호는 몸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기 보다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발기가) 잘 안되는 상태로, 이 영화 전에 세고 어두운 작품을 찍어서 밝은 것을 하고 싶었는데 운 좋게 굉장히 즐겁게 찍었다"며 "구잘 씨와는 실제 나이 차는 나지만, 한국말은 물론 우리의 문화와 뉘앙스를 잘 알고 있어서 연기하면서 어려움 없이 늙고 부족하고 병든 저를 받쳐줬다"고 전했다.
 
구잘은 "극중 비카는 건호의 문제를 모르기 때문에 상대의 반응에 '저 사람이 내가 싫어졌나'라는 불안감을 갖게 된다"며 "그래도 사랑하니까 믿고 끝까지 잘될 거라 생각하면서 밀고 나가는 인물"이라고 했다.
 
비뇨기과 원무과장인 마마보이 대복(이희준)과 웨딩 플래너인 파파걸 이라(고준희)는 클럽에서 만나 초고속으로 결혼을 약속하지만, 종교, 혼수 등과 관련된 양쪽 집안의 의견 차 탓에 극심한 갈등을 겪는다.
 
이희준은 "첫눈에 사랑에 빠져 하룻밤을 보내고 떨어지기 싫어 결혼을 결심하지만, 종교 등으로 갈등을 겪는 커플인데, 개인적으로 종교가 안 맞다면 여자의 종교에 맞출 수 있다"며 "극중 클럽신을 위해 두 달 정도 힙합을 열심히 배웠지만 힙합의 소울은 표현하기 힘들더라"고 말했다.
 
고준희는 "제가 맡은 이라는 원래 시나리오에서는 춤을 굉장히 잘 추는 역이었는데 그 부담에 가위도 눌리는 상황에서 감독님께 얘기해 춤을 못 추지만 열심히 추는 것으로 설정을 바꿨다"고 했다.
 
이날 실제로 결혼을 하지 않은 배우들은 '결혼 상대와 이것만은 꼭 맞았으면 하는 것은'이라는 질문에 이연희는 종교(기독교), 옥택연과 고준희는 식습관, 이희준은 생활리듬, 구잘은 마음이 통하는 사람, 마동석은 밝은 성격을 꼽았다.
 
'가족시네마' '키친' 등에 이어 이번에 결혼전야를 연출한 홍지영 감독은 "결혼 13년차 입장에서 제 직간접적인 경험을 네 커플에 녹여냈다"며 "김강우 김효진 커플은 오래된 연인이 질기게 사랑해서 겪는 애증관계를, 이연희 옥태연 주지훈 커플은 첫사랑에 대한 참회록을 쓰는 기분으로, 마동석 구잘 커플은 다른 문화를 지닌 사람과 만나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에 대한 고민으로, 이희준 고준희 커플은 두 배우의 시너지로 시나리오보다 훨씬 재밌게 연출했다"고 전했다.
 
영화 결혼전야는 11월2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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