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가 있는 고품격 뉴스, 세상을 더 크고 여유로운 시선으로 들여다보는 CBS <김현정의 뉴스쇼=""> '기자수첩 시즌2'에서는 정의롭지 못한 것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담았다. [편집자 주]

이석기 의원의 내란음모 혐의에 대한 판단은 이제 사법부의 몫이다. 재판과정에서 등장할 각종 증거와 증인.참고인들의 발언들을 진지하게 살피면서 사법부의 판단을 지켜 볼 일이다.

국회의원을 포함해 국민 누구에게나 사상의 자유는 있다. 그러나 국가의 선거를 통해 선출된 국회의원 신분으로 헌정질서와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발전시킬 책임은 막중한 것이다.

재판과정에서 이석기 의원이나 통합진보당 내에서의 논의 내용들이 국민의 상식 수준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드러난다면 거기에는 당연히 정치적 책임이 따른다. 그 이전에 통합진보당으로서는 국민을 향한 더 명확한 해명으로 의혹을 씻어야 한다. 이정희 대표의 해명 기자회견이 있었지만 이는 녹취록에서 제기한 혐의의 일부만을 언급하였을 뿐 의혹을 다 씻기에는 크게 미흡하다.

다만 지금 내란음모 혐의를 적용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고 여겨지는 상황에서 정당해산까지 언급하는 건 너무 앞서가는 일이다. 정당해산 이야기를 자꾸 꺼내는 의도는 이석기 의원 사건에서 진보정당의 해산 등으로 이어가며 어떻게든 사건을 확대해 국정원 사태를 덮고 내친 김에 진보세력을 위축시키려는 전략전술 차원일 것이다.

더구나 보수단체도 아닌 원내의 정당이 먼저 나서 정당해산 운운하는 건 적절치 않다. 통합진보당 내에도 여러 의견과 생각이 있을 것인데 의혹에 머물러 있는 사건을 계기로 정당 전체를 종북세력으로 몰고 가는 것 역시 적절치 못하다.

내란죄는 ‘국토의 참절(僭竊)’ 또는 ‘국헌문란’이 핵심이다. 참절은 국가 영토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점거하여 국가 주권 행사를 불가능하게 만들어버리는 것을 가리킨다. 국헌 문란은 불법부당한 수단에 의해 국법의 기능을 소멸시키거나 헌법에 의하여 설치된 국가기관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국민이 유심히 봐두어야 할 사항은 이석기 의원 사건에서 문제의 조직이 이것들을 명확하게 목표로 제시하고 있는가, 그리고 그 일을 가능하게 할 만큼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움직였는가, 과연 그들의 능력으로 해낼 수 있는 일인가 등이다.

국민의 책무도 있다. 진정한 진보세력을 분별해 의회와 정당 정치에 들여보내는 것이다. 또 국가안보에 필요한 종북세력의 판별색출과 정략적 목적의 사상검증을 구분해 냄으로써 국가의 혼란과 역사의 퇴보를 방지하는 것 역시 국민의 시대적 책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