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외국자본 대거 빠져나가…우리 시장도 유출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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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냥 안심할 수는 없지만 인도·인도네시아 등과는 '차별화'

(사진=이미지비트 제공)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에 아시아 신흥국들에서 외국인 자본이 대거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나면서, 우리 금융시장에서도 외국인 자본이 추가로 유출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22일까지 각 나라에서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간 외국인 자본만 인도 1.7억달러(약 1,898억원), 인도네시아 43.8억달러(4조 8,924억원), 태국 10.8억달러(1조 2,052억원)로 집계됐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올해 전체적인 외자 유출액 80억가량의 절반 이상, 태국 역시 총 30억가량의 3분의 1가량이 불과 한 달 사이에 빠져나가 금융시장에 빨간 불이 켜진 상황이다.

이들 가운데 인도네시아는 최근 경상수지 폭이 빠르게 확대되고 외환보유고가 13.6% 감소하는 등 충격이 가장 크다.

금융업계에서는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외국인들이 인도네시아에 주식, 채권 등으로 투자한 양이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큰 탓으로 보고 있다.

신흥국 중앙은행들은 비상이 걸렸다.

지난 5~7월 중국을 제외한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외자유출과 환율방어를 위해 잃은 돈은 약 810억달러(약 90조 7,785억원)에 달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2일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 분석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중국을 제외한 전체 중앙은행 외환보유액의 무려 2% 수준인 만큼 이들 국가들이 느끼는 심각성을 가늠케 한다.

우리나라의 사정은 어떨까?

업계에서는 대부분 외환보유고도 지난 7월 기준 3,297억 달러로 증가 추세이고, 단기외채 비율도 29.1%로 13년 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낮아 인도나 인도네시아 등과 '차별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재정수지와 경상수지가 흑자라는 점도 '펀더맨털' 면에서 우월한 근거로 꼽힌다.

외국인 자금 유입이 최근 들어 그다지 크지 않다는 점도 요인으로 거론된다.

현대증권 임종필 연구원은 "연초 이후 선진국에서 유입된 외국인 자금 규모가 크지 않아 외국인 자금의 추가 유출 강도 역시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동부증권도 보고서를 통해 "환율 약세전환 시기와 맞물려 포트폴리오 투자가 축소된 한국, 대만은 외국인 투자 규모가 이미 조정된 모습"이라며 "한국과 대만에서의 자금 유출 리스크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코스피 시장 기준으로 지난 2011년 외국인은 8조가량 순매도, 지난해에는 16조가량 순매수했고, 올 초부터 이번 달까지는 8조가량 유출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근 3년간 유입액으로 따졌을 때 유출액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하지만 외국계 '큰 손'으로 인해 일거에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는 가능성과 함께 지난 금융위기로 인한 트라우마가 악재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어 마냥 안심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특히 지난 1997년 금융위기 당시 태국과 인도네시아가 우리나라와 함께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 신청을 했던 것이 외국 투자자들의 심리에 남아있을 수 있다.

또한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미 국채금리의 상승이 맞물리면서 아시아 신흥국들의 환율 변동성이 확대돼 여파가 주변국들에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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