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명촌주차장 앞에서 경찰이 시위진압 무장경찰과 모의 시위대로 나눠 진압훈련을 실시하고 있는 모습. (사진= 희망버스기획단)
현대차 희망버스 울산 방문이 오는 31일 예고된 가운데, 경찰이 대응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앞서 희망버스 방문에서 10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고, 현재 불법 폭력 시위로 70명이 넘는 사람이 조사를 받고 있기 때문. 여기에다 희망버스 폭력사태에 대한 경찰의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희망버스 기획단은 오는 31일 울산으로 집결하는 내용의 2차 현대차 희망버스 활동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에도 현대차의 불법파견 실태를 고발하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요구하겠다는게 주 내용이다.
기획단 측은 참가자를 모으기 위해 지난 7일부터 전국 현대차 영업소와 주요 도심 등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희망버스 참여를 시민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지난 달 20일 희망버스 울산 방문 때와 비슷한 3,000~4,000 여명을 목표로 기획단 측은 준비하고 있다.
희망버스 기획단 측은 "다음주 중으로 문화제를 기본으로 한 2차 희망버스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이 나올 것" 이라고 밝혔다. 또 "불법파견과 비정규직 문제와 관련해 당일 현장에서 참가자들이 현대차 측에 대화를 직접 시도하고 요구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울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명촌주차장 앞에서 기동대 200여명이 야외훈련을 실시했다.
이 곳은 지난 달 20일 희망버스가 다녀간 곳. 기동대원들은 이 날 무장 경찰과 시위대로 나눠 모의훈련을 했다. 하늘색 티셔츠를 입고 죽봉을 든 시위대와 경찰이 대치된 상황을 연출했다. 훈련 과정에서 시위대를 향해 물대포를 쏘기도 했다.
울산경찰청 관계자는 "불법파업 등 현대차 울산공장 주변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법폭력시위 상황을 염두해 두고 훈련을 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희망버스도 염두한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 관계자는 부인하지는 않았다.
지난 달 20일 발생한 희망버스 폭력사태와 관련해, 경찰이 늑장 대응을 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폭력사태 이후, 집회 현장을 방문한 경찰청(본청) 간부들도 기동대 투입 시점에 대해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대해서도 울산경찰청은 보완하고 있다.
집회나 시위 도중 어떤 폭력이나 무력이 발생할 경우, 적극 나서겠다는게 경찰의 기본 방침이다. 희망버스와 관련해서도 참가자와 현대차 측 관리자가 충돌하기 전 경찰력을 투입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울산경찰청은 지난 달 희망버스 울산방문 당시 기동대 55개 중대, 4,400여명을 투입했다. 오는 31일 예정된 희망버스에는 65~75개 중대, 5,200~6,000여명을 동원할 계획이다.
한편에서는 이같은 경찰의 훈련과 대응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 달 희망버스 폭력사태와 관련해, 시위 참가자와 현대차 관리자를 구분하지 않고 경찰이 수사 중에 있다.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수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울산CBS 반웅규 기자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