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한강에 투신한 10대 소녀를 구출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그 뒤에는 용감한 시민이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지난 23일 "잠실지구대 소속 이모 경위와 김모 의경이 22일 밤 한강에 투신한 이모(19) 양을 구조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냈다.

하지만 기사가 나간 이튿날 "경찰이 시민의 공을 가로챘다"는 제보가 접수됐고, 경찰은 뒤늦게 감찰에 들어갔다.

여성을 구했다는 시민은 당시 사고 현장 인근에 있던 수상스키장 아르바이트생 이모(21) 씨로, 여성이 한강에 빠진 것을 보자마자 구명조끼를 입고 물에 뛰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 씨는 "떠내려가던 여성을 끌고 둔치 난간으로 데려오기까지 3분 정도 걸렸다"며 "난간 앞까지 여성을 밀어내자 의경이 난간을 뛰어넘어 물속에 들어와서 함께 구조작업을 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경찰은 "의경도 함께 구한 것이 맞다"며 "다만 서로 반대방향으로 뛰어든 탓에 서로를 못 봤을 가능성이 크다"고 반박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 씨는 선착장 안에서, 의경은 다리 위에서 여성을 본 것"이라며 "의경이 자신의 구명조끼는 물론 여성의 구명조끼까지 들고 뛰어들어 그 조끼를 입혔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또 처음 보도자료를 낼 때 시민 얘기를 뺀 것에 대해서는 "보고상 착오"라고 해명했다. 경찰 쪽에서도 이 씨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여성을 끌어올릴 때 도움을 준 정도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 결과 이 씨도 구조에 크게 기여했기 때문에 당일 오후 곧바로 수정 보도자료를 냈다"며 "이 씨에게도 감사장을 수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