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공약 이행 약속한 朴, 무슨 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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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공약 상당수 경제성 낮아, 재원은 124조 소요

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박근혜 대통령이 축소, 혹은 폐기 논란을 빚고 있는 지역 공약사업 결정에 있어서 "경제성만을 고려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지역 공약사업 이행 의지를 밝혔다.

경제성을 이유로 굵직굵직한 지역공약사업이 좌초될 위기를 맞았던 지역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재원 마련을 비롯해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통령은 24일 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처음으로 강원도를 찾아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춘천~속초간 동서고속화철도 등의 사업을 예로 들며 "꼭 경제성만으로 지역공약사업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사업을 관광객 유치 등의 지역경제 활성화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유라시아 철도와의 연계까지 염두해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그동안 축소, 혹은 폐기 논란이 빚어졌던 지역공약들에 대해 현재의 경제성 뿐만 아니라 지역적 특성, 국토균형발전, 미래 활용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행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몇가지 전제조건을 달기는 했지만 공약이행 의지를 재천명한 것이어서 대형 SOC 사업 등 지역공약사업에 목매달고 있는 지역 입장에서는 가뭄에 단비같은 소식이다.

그러나 문제는 지역공약사업 대부분이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진단을 받은 상황에서 어떻게 이행돼야 할 사업과 축소, 혹은 폐기될 사업을 구분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지난 15일 27개 지역 토목건설 공약 가운데 예비타당성 조사를 마친 10개 중 1개만이 경제성이 있고 나머지는 경제성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대표적으로 경북 포항과 강원 삼척을 잇는 고속도로는 6조 5000억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되지만 편익.비용 비율은 0.26~0.33에 불과했다. 편익.비용 비율이 1을 넘어야 경제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건설 비용으로 3조 1,160억원이 드는 중부내륙선 철도 복선.고속화 사업의 편익.비용 비율도 0.28~0.29에 그쳤다.

경제성만으로 본다는 이들 사업은 당연히 폐기되야 하지만 박 대통령이 밝힌 대로 지역적 특성과 국토균형발전 등의 이유를 든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실제로 박 대통령이 이날 언급한 춘천~속초간 동서고속화철도의 경우 지난 2010년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경제성이 낮다고 결론났다.

하지만 지난 대선 당시 이 사업은 지역공약에 포함됐고, 박 대통령이 이날 공약 이행 의지를 밝힘에 따라 사실상 사업추진이 유력시 되고 있다.

박 대통령이 후보 시절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남다른 관심을 보여왔다는 점이 관련 지역공약 이행 약속이 나오는데 한몫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유야 어찌됐든 이번에 경제성이 낮다고 조사된 지역공약사업들도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사업추진으로 결론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이를 위해 이미 각 지자체와 주민들은 해당지역 국회의원 등을 통해 실력행사에 들어간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이같은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모두 124조원의 천문학적인 액수의 재원이 투입되야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이같은 재원 마련이 녹녹치 않다는데 있다.

이미 올 상반기에 10조원의 세수가 줄어들었고 대내외적 경제여건이 좋아지지 않는다면 하반기에도 비슷한 액수의 세수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가재정건전성을 고려한다면 무작정 추경예산 편성이나 국채발행 등을 통해 재원을 마련할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현실적으로 지방공약사업을 모두 이행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박 대통령은 지난 5월 16일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지금 시중에 민간 유휴자금이 많이 있는데 조세 감면 등을 통해 사회간접자본(SOC)이나 연구개발(R&D) 투자 등으로 이것을 끌어들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민간자본을 활용해 지역공약사업 등에 활용한다는 구상이지만 이 역시 '수익성'을 담보로 한다는 점과 수익성이 떨어질 경우 정부가 이를 보존해 줘야 한다는 점에서 국민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MB정부의 '4대강 사업' 같은 재앙을 막기 위해서라도 새 정부가 지방공약 이행에만 얶매일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타당성이 떨어지는 사업은 과감하게 축속하거나 폐기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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