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3년 7월 22일 (월)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이봉조 前통일부차관
이봉조 前통일부차관
◇ 정관용>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실무회담 오늘 다섯 번째 만났는데 또 합의를 못했고요. 25일 만나자는 약속만 했네요. 이봉조 전 통일부 차관 전화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 이봉조>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원래 이게 오래 가는 문제입니까?
◆ 이봉조> 아니죠. 이렇게 오래... 그만큼 남북 간에 불신의 골이 깊다, 그렇게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네요. 이런 일이 과거에는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죠.
◇ 정관용> 그래요?
◆ 이봉조> 네.
◇ 정관용> 이봉조 전 차관 통일부에 오래 계셨는데 남북대화도 많이 관여하셨고. 실무회담이 이렇게 5차, 6차까지 간 경우는 별로 없었습니까?
◆ 이봉조> 네.
◇ 정관용> 실무회담은 그냥 한두 번으로 끝나는군요.
◆ 이봉조> 네, 실무회담은 뭐 어떻게 보면 좀 더 높은 급의 회담에서 위임받은 사항들. 이런 것들을 다루는 것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방향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져 있고 실무적인 문제를 검토해서 이행하기 위한 준비단계라고 보시면 되죠.
◇ 정관용> 그런데 이번 경우는 좀 다르죠? 실무회담 위급 회담이 한 번도 안 열리고 그냥 실무회담이 열린 것 아닙니까?
◆ 이봉조> 그래서 그런 것도 남북 회담사에 기록될 만한 일이라고 생각이 들고요. 일반적으로 정권이 교체되고 나면 통상 남북관계에서 좀 성과를 내려고 하는 게 일반적인 그 동안의 정부의 태도였다고 이렇게 보아지는데. 이번 과정에서 보면 장관급 회담, 북한이 당국 간 회담을 제의해서 우리가 장관급 회담으로 수정 제의를 했고.
◇ 정관용> 그게 결국 결렬됐죠.
◆ 이봉조> 그 문제로 인해서 결국은 결렬이 됐죠. 결렬이 되고 나니까 다시 실무회담에서 개성공단 문제를 다루게 되고. 그래서 북한은 또 개성공단 문제뿐만 아니라 금강산관광 재개문제 그리고 이산가족 상봉문제도 실무회담을 열어서 협의, 해결하자라는 제안을 해 왔는데. 그걸 또 우리가 취사선택을 했어요. 그러니까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회담은 안 하겠다. 그리고 이산가족은 좋다 하자. 그러니까 북측은 두 실무회담을 다 일단은 보류를 시켰습니다. 장관급 회담도 보류라는 표현을 썼어요. 그러니까 지금까지 결렬이라는 것은 아직 남북 간이. 남북이 모두 새 정부가 들어와서 각기 새 정부가 하는 첫 회담들이에요, 지금. 그렇기 때문에 결렬시키는 것은 좀 부담이 있다. 여기에 결렬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회담을 자꾸 보류를 시키고 있는 겁니다. 그렇게 좀 이해를 해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 정관용> 개성공단으로만 국한해서 보자면 어쨌든 우리 정부는 재발방지, 확고한 약속을 제도적으로 만들어 달라 이거고. 북한은 그건 못하겠다 이건 겁니까?
◆ 이봉조> 그건 아니죠. 북한의 입장은 정확하게 제가 잘 모르겠는데. 재발방지도 결국은 재가동이 되어야 재발방지라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만약에 재가동이 안 되면 앞으로 재발방지라는 것도 아무 의미가 없는 거니까. 그래서 우선 재가동을 하고 재발방지는 그 후에 다루어야 될 문제다, 이런 입장이지 않나라는 생각이 드는데. 우리가 상당히 원칙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재발방지뿐만 아니라 한 단계 더 나아가서 국제적 기준에 맞는 공단이 되어야 한다, 이런 입장이 청와대로부터 나오고 있는 거죠. 그러니까 재가동문제는 일단은 재발방지에 대한 확실한 보장. 그리고 국제적 기준으로 좀 더 한 단계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어느 정도의 북한의 동의, 이런 걸 확보한 다음에 가동을 한다. 그러니까 지금 이게 평행선을 현재 달리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데 이 평행선을 서로가 누구도 이걸 결렬의 책임을 지금 지는 것은 부담스러워 하는 거죠.
◇ 정관용> 그러니까 계속 다음번 만나자고?
◆ 이봉조> 그러니까 계속 다음 번 회담으로 갑니다. 그런데 6차 회담 합의를 지금 25일날 하기로 했는데 오늘하고 25일 사이에 남아 있는 날짜가 3일인데 3일 동안에 무슨 변화가 있겠습니까? 그러니까 6차 회담도 결국 이대로 가면 합의는 어렵습니다. 합의를 하려면 절충을 해야 됩니다. 그러니까 절충안을 우리가 마련하지 않으면 이 합의는 어려울 것 같고요. 그래서 북한은 조금 어쨌든 대화를, 이렇게 대화국면이라는 거를 자기들이 의도적으로 만들어 가고 있는 거니까 이 대화국면이라는 거를 조금 더 끌고 가보려고 하는 그런 의도가 있는 게 아닌가, 그렇게 생각이 됩니다.
◇ 정관용> 그런데 4차까지의 만남과 달리 오늘은 그래도 계속 회담 도중에 전해들어온 소식에 의하면 합의문 초안을 만들어서 수정을 하고 이런 얘기들이 좀 오가는 걸 보면. 4차 때까지보다는 오늘 조금 진전됐던 것 아닌가라고 기대를 했거든요.
◆ 이봉조> 그렇습니다. 합의문을 놓고 협의를 했기 때문에.
◇ 정관용> 밀고 당기기.
◆ 이봉조> 그러나 결국 이 합의문을 놓고 협의를 했는데 여전히 기본입장에는 변화가 없었기 때문에 합의가 안 된 거죠. 그러니까 재가동이라는 표현이라는 게 그건 북측이 주장하는 것이고 또 우리는 재발방지에 대한 확실한 보장, 이게 우리가 요구하는 것인데. 그런데 이것의 어떤 순서문제. 이런 것들이 아마 좀 절충이 어려웠던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이게 25일날 절충이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절충하려고 한다면 얼마든지 기술적으로 이 문제를 절충할 수 있는 방안을 통일부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절충을 할 수 있을 텐데 만약에 상부의 뜻이 원칙을 중요시하는 입장이라면. 그것도 우리가 좀 기대하기가 현재로써는 쉽지 않다, 그런 생각입니다.
◇ 정관용> 6차쯤 가면 절충이 가능할지 아니면 계속 그냥 평행선을 달릴지 판단해 볼 수가 있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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