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교 여름방학과 더불어 본격적인 성수기를 맞은 지난 주말 극장가에서는 뚜렷한 강자를 찾아볼 수 없었다.
한국 영화와 할리우드 영화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4강 구도가 만들어진 까닭이다.
2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톱스타 이병헌이 부르스 윌리스, 안소니 홉킨스, 존 말코비치 등 할리우드 명배우들과 호흡을 맞춘 '레드: 더 레전드'(매출액 점유율 30.9%·이하 레드2)가 지난 주말(19~21일) 전국 738개 스크린에서 9688번 상영돼 83만 2276명의 관객을 끌어들이며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다.
전주까지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던 영화들이 매출액 점유율 40, 50%를 웃돌았다는 점에서 18일 개봉한 레드2의 1위 자리는 안정적이지 못하다.
레드를 견제하는 영화는 설경구 정우성 한효주 주연의 '감시자들'(21.3%), 김용화 감독이 3D 디지털 고릴라를 내세운 '미스터 고'(19.8%), 거대 로봇과 괴수의 혈투를 그린 '퍼시픽 림'(17.6%)이다.
2위 감시자들은 3일 개봉 뒤 17일 만에 400만 관객을 넘기며 개봉 3주차에도 꺾이지 않는 흥행세를 보이고 있다.
이 영화는 지난 주말 동안 623개 스크린에서 9029회 상영돼 관객 57만 6360명을 동원하며 누적 관객수 457만 4913명을 기록했다.
17일 개봉한 미스터 고는 788개 스크린에 걸려 1만 118회 상영되면서 54만 411명의 관객을 모아 3위에 올랐다.
김용화 감독의 전작 '미녀는 괴로워' '국가대표' 등이 관객의 호평으로 장기상영되면서 좋은 성적표를 받았던 전례상, 미스터 고도 뒷심을 발휘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주 1위였던 퍼시픽 림은 517개 스크린에서 6851회 상영돼 42만 5791명의 관객을 동원하면서 4위로 세 계단 떨어졌다.
11일 개봉한 이 영화는 전주 관객 116만 명을 모았지만 관객수가 63.3%나 줄어들면서 흥행세가 한풀 꺾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5위를 차지한 브래드 피트의 최고 흥행작 '월드워Z'(4.2%)는 265곳 스크린에서 2344회 상영돼 11만 5378명의 관객을 보태면서 지난달 20일 개봉 이후 누적관객수 513만 1094명을 기록했다.
올해 개봉작 중 다섯 번째로 500만 관객을 돌파한 월드워Z는 우리나라에서 특히 흥행했는데, 프랑스 독일 호주 영국 등의 매출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개봉을 앞둔 드림웍스의 3D 애니메이션 '터보'(2.4%)는 사실상 개봉이나 다름없는 유료 시사회를 통해 주말 동안 224개 스크린에서 775회 상영되면서 6만 9614명의 관객을 끌어들여 6위에 올랐다.
독일산 애니메이션 '토니 스토리: 깡통제국의 비밀'(매출액 점유율 1.1%·관객수 3만 4594명), 이시영 엄기준 주연이 공포영화 '더 웹툰: 예고살인'(1.1%·3만 2334명),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가진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마스터'(0.2%·4971명), 김수현 주연의 '은밀하게 위대하게'(0.1%·4139명)도 10위권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