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가동이 중단된 뒤 북한 근로자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중국 동북지방에 나온 황해북도 주민 한 모 씨는 "요즘 개성공단 노동자들이 아침마다 단위 별로 학교운동장에 모여 출석을 긋고(확인하고) 블로크(벽돌) 나르기와 농사일에 동원되고 있다"고 10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다.

북한을 떠나기 바로 전에 개성을 다녀왔다는 한 씨는 "개성공단이 중단될 때만해도 모내기철이어서 노동자들은 일부 단위별로 농장에 동원됐지만, 지금은 할 일이 별로 없어 풀 뽑기와 아파트 공사장에 나가 이러한 소일거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당국이 근로자들에게 일정량의 배급은 공급하고는 있지만, 월급은 지급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씨는 “개성공단에 출근할 때 배급도 받고, 기름과 맛내기(조미료)도 받아 노동자들이 괜찮게 살았는데 지금은 일부 가정들은 생활난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또 "개성사람들의 말을 인용해 "북한 간부들도 처음에는 '남조선 기업들이 투자한 게 많기 때문에 개성에서 쉽게 발을 빼지 못한다’고 장담했지만, 정작 남조선기업이 철수하자 상당히 당혹했다"고 전했다.

한편, 북한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관계자들도 10일 개성공단 설비점검을 위해 방북했던 남측 관계자들에게 "북측 근로자 5만3천명이 다른 곳에 가지 않고 재가동을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방북을 마치고 돌아온 기업인은 "총국 쪽 담당자와 공단 직장장이 나왔는데 얼굴이 좀 탔길래 '그동안 농사지었냐'고 물었더니 웃으면서 '그렇다'고 하더라"고 말하기도했다.

또 다른 업체 대표는 "북측 관계자에게 재가동해도 (폐쇄 재발에 대한 바이어들의 우려 때문에) 이미 일감은 절반으로 줄게됐다는 얘기를 전했다"며 "재발방지가 돼야 일감이 늘어서 노임도 올려줄 수 있으니, 재발방지 약속은 북측을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말해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