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태극전사, SNS 아닌 축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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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는 요즘 바람 잘 날이 없다.

기성용의 오래 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윗에서 비롯된 논란에 최강희 전 국가대표팀 감독의 인터뷰가 더해지면서 대표팀 갈등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게다가 윤석영이 SNS에 남긴 한 마디 때문에 때 아닌 혈액형 논란까지 일어났다.

SNS은 자신의 생각과 의사를 공개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창구다. 그 자체는 문제가 없다.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관건이다.

서로 오해가 있었다고 말한다. 어쨌든 대표팀을 둘러싸고 끊임없이 반복되는 SNS 논란을 보는 축구 팬들은 어이가 없을 뿐이다. "트위터는 인생의 낭비"라고 말했다는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의 일침이 새삼 인터넷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요즘이다.

태극전사들의 대선배인 황선홍 포항 스틸러스 감독도 일침을 날렸다. 지난 3일 FC서울과의 홈 경기 현장을 찾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SNS 때문에 자꾸 구설수에 오르는 것은 자신의 얼굴에 침 뱉는 행위로 축구 선수는 운동장에서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후배들은 대선배의 한 마디를 온 몸으로 실천했다. 성인 대표팀을 오가는 선수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저 멀리 터키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 출전하고 있는 젊은 태극전사들의 이야기다.

그들에게는 말이 필요없었다. 그라운드 위에서 열심히 땀을 흘릴 뿐이었다. 축구 때문에 지친 팬들에게 축구로 기쁨을 줬다.

대표팀은 4일 새벽(한국시간) 터키 트라브존에서 열린 U-20 월드컵 16강전에서 남미의 강호이자 유력한 우승후보 콜롬비아를 꺾고 8강 진출에 성공했다. 무려 9명의 키커가 등장한 승부차기 혈투에서 더 나은 집중력과 정신력을 발휘했다.

우승후보 콜롬비아를 상대로 최선을 다한 젊은 태극전사들의 묵묵한 노력은 팬들에게 기쁨을, 더 나아가 감동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무엇보다 하나의 팀으로서 단단하게 뭉친 모습은 요즘 시끄러운 축구계에 던지는 잔잔한 메시지처럼 느껴졌다.

지난 3일 밤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에서 많은 일이 일어났다. 계약 연장에 실패한 수원 블루윙즈의 스테보는 고별전에서 뛰어난 활약과 매너를 선보여 수원 팬들에게 박수 갈채를 받았다. 전북 현대의 골키퍼 최은성은 이동국의 실수 아닌 실수를 만회해주는 '매너 자책골'을 넣어 그라운드에 훈훈함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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