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방화 사건…''대화 단절''이 부른 참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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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 문제로 세입자와 다투다 불을 질러 2명이 숨진 참극이 이웃 간에 오랜 대화 단절로 비롯됐으며 외부인의 침입을 막으려고 설치한 방범창이 오히려 인명피해를 키운 것으로 드러났다.

◈ 대화 단절이 끝내 참극을 불렀다

14일 인천 부평경찰서에 따르면 10년 전부터 다가구 주택 1, 2층에 함께 살았던 집주인 A(72.피의자.2층거주) 씨와 세입자 B(50.피해자.1층거주)씨.

그러나 두 사람 사이가 약 1년 전부터 대화가 끊기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B 씨의 작은 방 천장에 매단 샌드백 두드리는 소리 때문에 평소 두 사람 간에 잦은 말다툼이 일어났고 결국엔 오랜 이웃임에도 대화마저 끊겼다.

샌드백 소리로 몇 번의 다툼이 있고 나서 B 씨가 샌드백을 뗐지만 멀어진 두 사람의 갈등은 계속됐고 사건 발생일에도 소음 때문에 두 사람 간에 말다툼이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A 씨가 ''샌드백 소리 때문에 시끄럽다''고 하자 B 씨는 ''떼낸 샌드백 소리가 어떻게 나냐''면서 두 사람 간에 시비가 붙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확한 다툼에 대해서는 A 씨의 진술을 들어봐야 한다고 밝혔다. A 씨는 현재 하반신에 2도 화상을 입고 치료 중이다.

◈ 방범창이 인명피해 키웠다

또 이번 사건에서 인명피해가 컸던 것은 창문에 설치된 방범창 때문으로 조사됐다.

B 씨 부부의 진술에 의하면 A 씨가 1층 현관 입구에서 기름(휘발유 추정)을 붓고 라이터로 불을 붙였고 불은 삽시간에 방 쪽으로 번졌다.

당시 작은방에서 함께 잠을 자다가 깬 B 씨의 딸과 남자친구는 방 쪽으로 옮겨오는 불길 때문에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연기에 질식해 변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B 씨 부부는 방범창이 없는 안방 창문을 통해 탈출해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

외부인의 침입을 막기 위해 창문에 설치된 방범창이 화재 시에는 오히려 인명피해를 키울 수도 있음을 일깨워 준 사례가 됐다.

A 씨는 13일 오후 5시 40분쯤 인천시 부평구 십정동 자신의 집에서 1층에 사는 세입자 B 씨와 소음문제로 시비가 붙어 홧김에 휘발유로 추정되는 인화성 물질을 이용해 집에 불을 질렀다.

이 불로 B씨의 딸과 남자친구(27)가 숨지고 불은 주택 1층을 다 태우고 2층 일부를 태운 뒤 30여 분만에 소방관에 의해 꺼졌다.

A 씨는 현재 다리 등에 2도 화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한편, 경찰은 14일 오전 소방서와 합동으로 화재 현장 감식을 벌였다.

경찰은 A 씨의 병세가 호전되는 대로 범행 동기 등을 추가 조사해 현주건조물 방화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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