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성한국 감독이 바라본 성지현

"자랑스럽지만 보완해야 할 점 많아"

성한국
''2013 빅터 코리아오픈 배드민턴 슈퍼시리즈 프리미어'' 여자단식 결승전이 열린 13일 서울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 대표팀 간판 성지현(22, 한체대)은 지난해 우승자 왕스셴(중국)을 2-0으로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3년 전 이 대회 결승에서 패배를 안긴 장본인이자 자신보다 세계 랭킹이 두 계단 높은 5위의 강자를 꺾고 이뤄낸 우승이었다. 또 개인 통산 코리아오픈 첫 정상 등극이었다.

관중석에는 성지현의 우승을 누구보다 기쁘게 바라본 인물이 있었으니 바로 아버지 성한국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었다. 런던올림픽 ''고의 패배'' 파문으로 비록 대표팀 지도자 자격을 정지당했지만 얼마 전까지도 직접 지도했던 제자이자 딸의 성장이 누구보다 반가웠을 터. 성감독은 지난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는 코치로, 런던올림픽에서는 감독으로 성지현을 가르쳤다.


경기 후 성감독은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다음으로 큰 대회인 코리아오픈 우승은 정말 값진 것"이라며 기뻐했다. 이어 "비록 세계 랭킹 1, 2위인 중국 선수들이 부상으로 기권했지만 지현이가 결승까지 중국 선수들을 3명이나 꺾은 것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성지현은 16강전에서 세계 9위의 껄끄러운 상대 지앙양지아오를 누른 데 이어 4강에서 한리를 꺾고 결승에서 왕스셴을 눌렀다.

성지현은 지난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방수현과 전재윤을 이을 여자단식 간판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175cm의 큰 키에서 내리꽂는 스매시가 일품으로 꼽힌다. 슈퍼시리즈 첫 정상에 오르며 자신감도 붙었다.

하지만 아버지의 눈에는 아직 멀었다. 성감독은 "이제 막 시작이나 다름 없는 상태"라면서 "성장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잘라 말했다.

지도자의 눈에 비친 성지현의 부족한 부분은 뭘까. 성감독은 "기량을 떠나 무엇보다 가장 기본이 돼야 할 체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세계 정상급 선수와 겨루려면 숨막히는 랠리를 이겨낼 체력부터 길러야 한다는 것.

성지현은 코리아오픈 결승 뒤 인터뷰에서 "정말 앉아 있을 기운도 없다"고 말했다. 대회를 앞두고 독기를 품고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했지만 아직 체력적으로 완성 단계는 아닌 것이다. 성감독은 "경기 운영이나 기술은 앞으로 경험을 쌓으면 충분히 기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딸이자 제자의 성장을 흐뭇하고도 예리한 시선으로 지켜본 성한국 감독. 아버지의 든든한 후원 속에 성지현이 세계 정상급 선수로 거듭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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