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장준하 선생 사건 39년만에 재심 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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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헌법 개헌의 필요성을 주장하다 긴급조치 1호 위반으로 1974년 징역 15년형을 선고받고 이듬해 의문사한 고(故) 장준하 선생에 대해 법원이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다.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유상재 부장판사)는 유족 측의 재심 청구를 받아들여 재심키로 결정했다.

이에따라 재판부는 재심을 개시해 늦어도 내달 초순쯤 판결을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재심은 장준하 선생에 대한 법원의 선고 이후 39년 만이고 장 선생의 유족이 2009년 6월 재심을 청구한 지 3년 만이다.

법원은 "대법원이 2010년 긴급조치 1호가 위헌이라는 취지의 판결을 내린 만큼 재심 사유가 있다"는 유족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재심 결정을 내렸다.


1972년 제정된 유신헌법 53조는 대통령이 위기라고 판단하면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제한하는 긴급조치를 내릴 수 있다고 규정했으며 1974년 나온 긴급조치 1호는 유신헌법 비방과 유언비어 날조·유포를 금지시켰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형사소송법상 유죄 선고를 받은 자에 대해 무죄 또는 면소(免訴)를 선고할 명백한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 원판결의 증거 서류나 증거물이 위·변조된 때 등의 사유가 있을 때는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법원은 재심 청구가 ''이유 있다''고 인정될 때 재심 결정을 해야 한다.

고 장준하 선생은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과 함께 ''개헌 100만인 선언''에 나서는 등 유신헌법 개헌 필요성을 주장한 혐의로 체포돼 1974년 징역 15년과 자격정지 15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장 선생은 이듬해인 1975년 8월 경기 포천 약사봉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사망 원인을 놓고 거센 논란이 일었다.

광복군과 임시정부에서 활동한 장 선생은 1953년 월간 사상계를 창간하고 3선 개헌에 반대하는 등 독재에 맞서 민주화 운동을 벌인 대표적 인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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