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과 가장 가까운 ''수성에 물 존재 확인''

천문학계의 20년 논쟁 종식

수성에 얼음의 형태로 많은 물이 존재하고 있음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증거들이 수성탐사선 메신저에 의해 발견됐다. 이들 증거가 발견된 지역은 항구적으로 햇빛이 들지 않는 수성 극지역의 분화구들이다.

수성에 얼음의 존재를 뒷받침하는 증거는 최초로 실시된 3가지 측정에 의해 얻어졌다.

첫째, 중성자 분광계(MESSENGER''s Neutron Spectrometer)를 이용한 수성 북극에서의 초과 수소(excess hydrogen). 둘째, 수성 레이저 고도계(Mercury Laser Altimeter, MLA)를 이용한 근적외선 파장에서의 수성 극지 퇴적물의 반사율(입사광과 반사광의 에너지 세기의 비). 셋째, MLA를 이용, 수성 표면의 실제 지형에 기초한 수성 북극지역 지표면과 지표면 근처 기온의 세부 모델.

수성이 태양에 근접해 있기 때문에 얼음의 존재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수성의 자전축 기울기가 거의 0에 가깝기 때문에 극지의 일부에서는 영구적으로 햇빛이 비치지 않는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수십년 전부터 수성의 극지에는 물이 언 얼음이나 얼어붙은 휘발성 물질이 갇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해 왔다.

이는 1991년 푸에르토리고의 아레시보 전파망원경에 수성의 극지에서 다른 지역에 비해 현저히 빛나는 부위(얼음이 반사될 때와 같은 전자파)가 발견되면서 가능이 한층 높아졌다. 이들 부위 중 많은 곳이 1970년대 마리너 우주선이 관찰한 대형 운석 분화구의 위치와 일치했다. 그러나 마리너 우주선이 관찰한 부위는 수성의 절반에도 못 미치기 때문에 전파망원경의 영상과 완벽하게 비교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지난해 수성에 도달한 메신저가 그동안 보내온 영상에 의하면 전파망원경 영상에서 얻은 극지방의 빛나는 부분은 분화구와 일치하며 항구적으로 햇빛이 비치지 않는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그리고 메신저의 최신 데이터에 의해 수성 북극 분화구 속 물질의 대부분은 물이 언 형태의 얼음이란 사실이 확인됐다. 얼음은 분화구에서 가장 온도가 낮은 곳에서 표면에 노출돼 있었으며, 온도가 얼음 상태를 유지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높은 지역에서는 표면에 몹시 검은 물질이 노출돼 있고 그 아래에 얼음이 묻혀 있었다.


메신저는 중성자 분광기를 이용해 전파망원경에서 밝게 빛나는 지역의 수소 평균 농도를 측정했다. 수소의 측정으로 물과 얼음의 농도를 알 수 있다.

이번 발견과 관련 첫 번째 연구를 이끈 존스 홉킨스대 응용 물리 연구소 데이비드 로런스 박사는 ''''중성자 데이터를 통해 수성의 분화구 지역에는 표면에 비교적 수소가 적게 포함된 10~20cm의 표면층이 있으며 그 아래는 수십cm 두께의 수소를 보다 많이 함유한 층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아래층은 순수하게 물로 이뤄진 얼음과 거의 같은 수준의 수소를 함유했다.

메신저의 MLA는 수성에 1천만 번 이상의 레이저 펄스를 쏘아 얻은 데이터를 토대로 수성의 정확한 지형 지도를 만들었다. 이번 발견과 관련, 두 번째 연구를 이끈 NASA 고더드 우주비행센터 소속 그레고리 뉴만 박사와 동료 연구원들은 논문에서 전파망원경에 확인된 반사율과 MLA 측정으로 만든 기온 모형과의 상관관계는 시각적으로 밝게 보이는 지역이 표면 얼음 지역과 일치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고 밝혔다.

MLA는 또 어두운 지역의 반사율을 낮게 기록함으로써 이들 지역의 얼음은 기온의 절연 층에 의해 뒤덮여 있음을 보여주었다.

뉴먼 박사는 분화구 속의 어둡고, 밝은 물질들은 혜성이나 휘발성이 풍부한 운석과의 충돌에 의해 공급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데이비드 페이지(David Paige) 교수와 동료 연구원은 세 번째 논문에서 수성 북극의 표면과 표면 근처 기온에 대한 상세한 모델을 최초로 만들었다. 이는 MLA이 측량한 수성 표면의 실제 지형 데이터를 최초로 활용한 것이다.

측정된 수치들은 전파망원경 관찰을 통해 후방 산란이 높은 지역의 분포는 당초 예상했던 대로 기온 측면에서 안정된 상태의 얼음 분포와 일치했다.

페이지 교수에 따르면 분화구 속의 어두운 물질은 혜성이나 휘발성이 풍부한 운석의 충돌에 의해 생긴 복잡한 유기화합물의 혼합물일 가능성이 높다. 이 유기물은 항구적으로 어두운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수성 표면의 강렬한 복사에너지에 노출돼 더 검게 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검은 절연 물질이 무엇인지는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다. 태양과 가장 가까운 수성에 과연 얼음이 존재하느냐는 20년 이상 과학자들의 논쟁거리가 돼 왔고 메신저가 그 해답을 제시한 셈이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이번 연구를 통해 수성 북극의 검은색 물질이 실제로 대부분 유기화합물로 구성됐는지? 또, 어떤 종류의 화학적 반응을 해 왔는지? 수성의 다른 지역에도 물과 유기 화합물이 존재하는지? 등 앞으로 해결해야 할 새로운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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