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영암·금호호 제2의 시화호 되나…기형 물고기도 잡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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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영암과 해남의 간척지 개발로 조성된 인공호수인 영암호와 금호호에서 여름에는 악취가 나고 심지어 기형 물고기가 발견되는 등 수질오염이 악화되고 있다.

지난 93년과 96년 영암과 해남에 대규모 간척지 개발로 조성된 인공호수인 영암호와 금호호물이 고인 채 20년 가까이 되면서 오염이 심화하고 있다.

이들 인공호에는 주로 농업용수로 쓰는 14만여 톤과 7만여 톤의 민물과 바닷물이 섞인 담수가 있으며 현재 4급수 수질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한국 농어촌 공사의 이들 인공호에 대한 수질 측정이 비가 온 뒤 진행하는 등 눈가림식으로 이뤄져 환경단체는 실제 수질은 더 악화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해남 환경운동가 박종기(62) 씨는 "농어촌 공사가 이들 인공호수에 대해 정기적으로 수질검사를 하고 있으나 비가 온 뒤 깨끗한 지점을 골라 하고 있어 제대로 된 수질 검사가 이뤄지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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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적 수질 측정 속에 이들 인공호수의 오염이 해마다 진행되면서 영암호와 금호호 주변 주민은 여름이면 이들 호수에서 매캐한 악취가 난다고 말한다.

해남 산이면 부동리 배상국(63) 씨는 "고기를 잡기 위해 배를 몰고 나가면 여름에는 시궁창에서 나는 매캐한 냄새가 진동한다."라고 밝혔다.

또, 주민은 영암호와 금호호 조성 초기에는 수십 종의 어류가 잡혔으나 오염이 악화하면서 어종도 점차 씨가 말라간다고 우려했다.

특히, 영암호와 금호호에서 물고기를 잡아온 주민은 4~5년 전부터 이들 인공호에서 등이 휘는 기형 물고기가 많이 잡히고 있다고 밝혀 충격을 줬다.

배씨는 "영암호와 금호호에서 고기를 잡다보면 등이 휘거나 꼬리가 짧은 기형 물고기를 자주 발견한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간척지에서 벼를 재배하며 뿌리는 비료성분이 비가 올 때 인공호로 흘러들어 가 부영양화를 일으켜 여름은 물론 초겨울인 11월까지 이들 호숫가에 녹조현상이 발생하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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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조는 녹조류가 물의 표면을 뒤덮어 물속에 들어가는 햇빛을 차단함으로써 산소가 추가로 유입되지 않으면서 물속 산소량이 줄어 물고기와 수중생물이 죽어 악취가 나고 수중 생태계 파괴를 불러옵니다.

지난 81년 하굿둑을 막으면서 영산강 하구에 조성된 영산호도 지난 2007년 전남발전 연구원 등의 수질조사 결과 물고기마저 살기 어려운 6등급으로 조사됐고 기형 물고기가 발견되기도 했다.

퇴적물도 매년 13cm 이상 쌓이면서 영산호에 조사 당시 5천8백만 ㎥의 오염 퇴적물인 오니가 쌓여 수질 오염을 가속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영암호와 금호호에도 정확한 수중 측정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수중에는 엄청난 양의 오니가 쌓여 있을 것으로 보여 인공호 수질 오염을 부추기고 있다.

이에 따라 전남발전 연구원과 환경 전문가는 영암호와 금호호.영산호가 죽음의 호수로 불렸던 제2의 시화호가 되지 않도록 관계 당국은 시범적으로 부분 해수 유통을 통해 이들 인공호수의 수질 개선에 조속히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전남대 지구과학부 전승수 교수는 "영산강 상류의 비점 오염원이 하굿둑을 막아 조성된 하류 영산호에 연간 평균 13cm가 쌓이면서 정화가 불가능해 악취 등이 발생하고 있으나 정화시킬 방법이 없어 수질 악화가 심화되고 있어 미생물이 많은 해수를 부분 유통해 오니를 제거하는 방안 검토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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