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가정법원 가사 5단독 백주연 판사는 15일 A(56) 씨 부부가 B(11) 군을 상대로 제기한 파양신청 사건에서 "원고들과 피고는 파양한다"로 판결했다고 밝혔다.
A 씨 부부는 2002년 7월, 활달한 성격에 언어 능력도 뛰어난 B 군을 입양했다.
하지만, B군은 유치원에 들어가면서 연필 등으로 친구들을 찌르는 등 과잉행동장애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입학한 뒤에도 B 군은 남의 물건을 훔치고 주변 사람들에게 "집에서 밥을 주지 않고 때린다"는 거짓말을 하는 등 계속 심각한 문제를 일으켰다.
A 씨 부부는 2008년 5월 B 군을 한 정신과 의원에 데려가 상태를 살핀 결과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행실장애 진단을 받았고 심혈을 기울여 치료를 받도록 했다.
그러나 B 군의 폭력성향은 이후에도 계속돼 2011년 4월엔 수업시간에 갑자기 담임교사에게 "엄마가 늦게 집에 들어온다고 말해서 (엄마를) 돌로 때려죽이러 간다"고 뛰쳐나갈 정도였다.
A씨 부부는 러시아인이 낳은 B군의 이국적인 외모 탓에 학교생활을 하기 힘들다고 판단하고, 국제학교에 보내고, 미술치료도 받도록 하는 등 정성을 쏟아 부었지만 불행히도 B군의 상태는 나아지지 않고 점차 심해지기만 했다.
급기야 B 군은 다른 여자 입양아 2명에게도 폭력을 행사해 자매들이 발달장애 진단을 받기에 이르렀고, A 씨도 육아 스트레스로 인해 관절통과 우울증을 앓게 됐다.
몸도 마음도 지친 A 씨 부부는 결국 B 군과 법적 관계를 정리하기로 하고 고심 끝에 소송을 했다.
백 판사는 "A 씨 부부가 우울증에 시달리는 등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받고 있어 더는 부모로서의 희생만을 강요할 수는 없다"며 "특히 원고들이 돌봐야 할 다른 입양자녀들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와 같은 상황이 지속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A 씨 부부는 법정에서 "B 군과 혈육의 인연은 끊어지더라도 앞으로 계속 관심을 갖고 지켜볼 것"이라며 "친권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후견인으로 선임해 달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