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구를 통해 뇌의 전전두엽이 어떤 이성과 사귈지 여부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뇌의 앞부분에 위치한 전전두엽은 이성에 대한 육체적 매력과 결혼 적임자인지를 즉흥적으로 판단하게 되며, 판단에 걸리는 시간은 1천분의 1초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매우 짧았다.
이번 연구는 사람의 두뇌가 이성의 매력에 어떻게 빨리 끌리게 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처음으로 실제 사람을 상대로 실험을 실시했다.
실험에는 더블린 트리니티 대학에 재학 중인 독신 여학생 78명과 독신 남성 73명이 참가했다. 트리니티 대학 제프리 쿠프 심리학 박사가 이끈 연구진은 이들을 한 방에 모아 놓고 5분씩 돌아가며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스피드 데이팅"을 갖게 한 후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이 누군지 설문지를 작성토록 했다.
쿠프 박사는 "실험 과정에서 호감을 느낀 참가자들은 서로 연락처를 주고 았으며 10~20%는 실험 이후에도 계속 교제를 하고 있을 만큼 실험은 실제 상황으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스피드 데이팅에 앞서 연구진은 39명의 실험참가자에 대해 fMRI(기능성자기공명단층촬영장치)를 이용해 뇌를 촬영했다. 촬영이 진행되는 동안 피실험자에게 잠시 후 만날 이성의 사진들을 수초 간 보여주며 뇌의 반응을 기록했다. 촬영이 끝난 뒤 피실험자들에게 사진에서 본 상대와 데이트를 원하는 정도를 1에서 4까지 4단계로 평가하도록 했다.
며칠 후 피실험자들은 스피드 데이팅을 통해 사진에서 본 사람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연구 결과 피실험자들은 수초 동안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어떤 이성이 자신의 관심을 끌 수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을 보고 느낀 이성에 대한 호감도와 스피드 데이팅에서 5분간 만나 이야기를 나눈 후의 호감도는 약 63%가 일치했다.
이런 결정을 내리기까지 두뇌가 하는 역할은 더욱 흥미롭다. 연구진은 사람이 어떤 이성과 사귀겠다고 최종 판단을 내리는 것에 전전두엽의 가운데 부분인 대상엽피질이 관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부위는 피실험자들이 맘에 드는 이성의 사진을 보았을 때 활동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쿠퍼 박사는 이 부위가 특정 옵션에 대해 다른 옵션들이나 특정의 표준적인 옵션과 비교하는 일에 관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한편, 머리 보다 앞부분에 있는 복내측 전전두엽은 마음에 드는 이성의 얼굴을 보았을 때 특히 왕성한 활동을 보였다. 그러나 여기에는 유의할 점이 있었다. 이 부위는 피실험자 대부분이 공통적으로 맘에 들어 하는 이성의 얼굴을 봤을 때 가장 활동적이었다.
그런데 사람마다 선호하는 이성에 차이가 있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지만 자신에게 매력이 있는 얼굴을 보았을 때는 로스트로메디얼(rostromedial)으로 불리는 두뇌 아래쪽의 중앙 전전두엽 부위가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쿠퍼는 "이 부위는 이성을 봤을 때 이 사람이 보편적 관점에서 좋은 결혼 상대인가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좋은 결혼 상대인지를 평가한다"고 말한다.
이 역할을 담당하는 로스트로메디얼은 사회적 판단을 내릴 때 중요한 기능을 하며, 어떤 사람이 당신과 얼마나 비슷한지에 대한 판단도 이 부위가 결정한다. 어떤 사람이 잠재적 연애상대로 자신과 비슷한 사람에게 호감을 느낀다면 로스트로메디얼은 그 사람이 자신과 어울린다고 판단을 내리게 될 것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두 가지 측면의 해석이 가능하다. 한 가지는 사람이 별로 사려 깊지 못하다는 것이다. 새로 만나는 이성의 얼굴을 보고 1천분의 수초 만에 신체적 매력을 평가할 정도로 즉흥적이기 때문이다.
반면, 로스트로메디얼은 이런 저런 면을 따져서 나와 어울리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만큼 좀 더 생각이 깊다고 할 수 있다.
쿠퍼 박사는 "이 두 가지 과정은 완전히 분리돼 있지만 어떤 이성을 만나 최초의 평가를 내릴 때 둘 다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즉 사람은 매우 짧은 시간에 이성에게 느끼는 직감적 감정과 이성적 판단을 뇌의 각기 다른 부위에서 동시에 처리해 종합적인 판단을 내리는 셈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학술잡지 신경과학(Neuroscience) 11월 7일 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