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양대기처(NOAA)에 따르면 29일(한국시각) 현재 노스캐롤라이나 주 북동쪽 420km 대서양 해상에 머물고 있는 1급 허리케인 ''샌디''가 시속 20km의 속도로 미 대서양 연안을 따라 북상하고 있다.
샌디는 풍속이 시속 120km로, 허리케인 가운데 가장 낮은 1급이지만 반경이 800마일(1,700km)에 이를 정도로 큰데다 북상하면서 겨울 폭풍 2개와 합쳐져 큰 피해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언론들은 ''몬스터(괴물) 허리케인''으로 부르며 대규모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NOAA는 "피해권이 동부 연안에서 미시건 주의 오대호 지역에 이를 정도로 광범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5,6천만명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샌디는 빠르면 30일 새벽 쯤 뉴저지주에 상륙해 미 동북부 지역에 대규모 정전과 침수피해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미트 롬니 공화당 대선후보와 함께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 유세를 하던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는 지난 27일 유세를 중단하고 돌아와 비상사태에 대비했다. 그는 지난 2010년 겨울 뉴저지주와 뉴욕에 갑작스럽게 불어닥친 대규모 폭설 중에도 플로리다 주에서 휴가를 즐겨 많은 비난을 받았었다.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이날 저녁부터 버스와 지하철, 통근열차 등 대중교통의 운행을 전면중단하기로 했다. 또한 다리와 터널도 상황을 보면서 통제를 하기로 했다.
델라웨어 주는 해변가 주민들에게 이날 강제대피령을 내렸다. 워싱턴D.C의 경우 뉴욕시까지 운행하는 암트랙도 운행을 중단했으며 인근 버지니아 주의 경우 일부 카운티에서는 31일까지 휴교령을 내렸다.
대선이 9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선후보들도 동부지역 유세를 속속 중단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30일로 예정된 버지니아 주 유세와 콜로라도 주 유세를 취소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구두성명을 통해 "이번 폭풍은 매우 심각하고 강력한 것"이라며 "내가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첫말은 이번 폭풍을 매우 심각하게 생각하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현 단계에서 어느 지역이 피해를 입을 지 모르지만 과감하고 신속하게 대비해야 한다"며 "특히 이동속도가 느려 피해를 복구하는데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우려했다.
그는 또 "주정부 등은 필요한 것이 무엇이든 연방정부는 지원할 것"이라며 "규제를 없애고 여러 규정에 얽매이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롬니 후보 역시 29일 버지니아 유세 일정을 취소하고 격전지인 오하이오 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