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영화 어때] 올리버 스톤 ''파괴자들'', 명성에 걸맞는 완성도 ''이름값한다''

청소년관람불가, 3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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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히 자극적이면서 원초적인 액션영화라고 표방한 작품답게 출발부터 화끈하다. 매력적인 세 남녀가 호화로운 집에서 약에 취한채 서로를 탐하는 노골적인 정사신으로 시작되는 ''파괴자들''은 섹스와 폭력 그리고 잔인무도한 범죄세계로 관객들을 초대한다.

''플래툰'' ''JFK'' ''알렉산더'' ''월드 트레이드 센터''등 정치사회적 소재를 흥미로운 상업영화로 완성도 있게 만들어온 명장, 올리버 스톤 감독은 이번에도 자신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잘빠진 스포츠카처럼 매끈하게 유려한 영상과 배우들의 호연, 현실의 많은 것들이 투영된 극적이면서도 현실감 넘치는 스토리는 러닝타임 131분이 길지않다.


대한민국에 발딛고 살고있는 우리로서는 모든 게 영화적으로 느껴지나 미국 캘리포니아와 멕시코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단다. 범죄소설 ''개의 힘''으로 유명한 돈 윈슬로의 ''세비지스''가 원작이다.

경영학과 식물학을 전공한 평화주의자 벤(애론 존슨)과 이라크전에 참전한 해병대 출신의 촌(테일러 키취)은 고등학교 동창으로 돈독한 우정을 자랑한다. 고급종의 마리화나를 개발, 판매하며 그들만의 유통망으로 사업을 벌이고 있는 두 사람은 아름답고 매력적인 여자 오필리아(블레이크 라이블리)를 동시에 공유하며 풍요로운 일상을 누린다.

하지만 남미 최대 마약 조직의 무자비한 여자 보스 엘레나(셀마 헤이엑)와 그녀의 폭력적인 부하 라도(베네치오 델 토로)가 두 사람의 걸출한 대마초 재배방식에 주목하면서 위기에 처한다. 불리한 사업제안을 피해 잠시 은둔하려던 계획은 오필리아가 납치되면서 꼬여버린다.

파괴자들은 사랑하는 여자를 납치당한 두 남자가 그녀를 되찾기위한 험난한 여정을 범죄액션영화로 풀었다. 이들은 온갖 방법을 시도하며 이른바 인질구출작전을 펼치는데 그 과정에서 무자비한 폭력과 배신의 드라마가 펼쳐진다.

특히 각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구현해낸 배우들의 호연이 영화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다보고 나면 손에 한가지가 딱 잡히는 그런 류의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다양한 인물군상의 삶이 영화가 끝난 뒤에도 살아숨쉰다는 느낌이다.

마약시장의 탐욕과 폭력성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베네치오 델 토로가 연기한 라도는 상상만으로도 소름끼친다. 델 토로의 연기력은 여러차례 입증됐지만 이번 영화에서도 감탄이 절로난다.

''킥 애스''의 어리바리한 모습으로 기억되는 애런 존슨은 놀라보게 성장했다. 같은 배우가 맞는지 믿기지가 않는데, 스톤 감독이 마음에 들어 일단 캐스팅하고 역할을 줬다는 후문이다.

그가 연기한 벤은 명문대 출신의 수재면서 대마초 재배로 돈을 벌고 그 돈으로 자선사업을 하는, 기성세대로선 납득하기 힘든 캐릭터로 범죄조직과 엮이면서 점점 폭력적으로 변하게 된다는 점에서 이 영화에서 가장 부조리한 인물이다.

또한 박쥐처럼 두 조직을 오가는 부패한 마약단속반 요원 존 트라볼타, 딸 앞에서는 보통 엄마가 되버리는 여자보스 셀마 헤이엑은 명성에 걸맞는 쫀득한 연기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또한 매순간 저돌적인 테일러 키취, 세익스피어 비극의 여주인공과 같은 이름으로 묘하게 매력적인 블레이크 라이블리 등 젊은 배우들도 제몫을 톡톡히 해낸다. 이처럼 제각기 다른 상처를 지닌 다양한 인물군상은 복잡한 현실의 단면을 드러내면서 단순한 오락영화 이상의 자리로 영화를 위치시킨다.

파괴자들은 기존의 거대 마약조직이 신생 마약업자를 위협한다는 점에서 다국적 기업위주의 세계경제를 떠올리게 한다. 올리버 스톤 감독은 영화사를 통해 "극중 멕시코의 마약 조직은 단순히 대마초를 공급하는 조직 그 이상"이라며 "조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물품을 생산하는 작은 공급자나 소매상들을 짓밟고 갈 수밖에 없다. 실제 우리 경제 상황도 다를 바 없다"고 꼬집었다.

자료 조사를 위해 멕시코를 방문한 사연도 전했다. 그는 "실제 이야기를 다뤘기 때문에 자료 조사를 허투루 할 수 없었다"며 "30년 넘게 마약 단속국에 있었던 사람을 통해 실제 마약상 조직원들과 마리화나 재배자를 만났다. 너무 깊이 관여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부담감이 있었지만 베네치오와 함께 멕시코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청소년관람불가, 3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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