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단골 공약 ''경찰 수사권 독립''…또 공수표 될라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19일 동시에 경찰의 수사권 독립을 대선 공약으로 내걸면서 그 실현 가능성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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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후보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경찰 공약을 발표하면서 "검찰과 경찰을 서로 감시하고 견제하는 관계로 재정립해서 국민들이 바라는 안정적인 치안시스템을 만들 것"이라며 ''검.경간 협의를 통한 합리적 수사권 분점''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진영 정책위의장은 "경찰이 독립적인 수사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며 "구체적인 안이 있는 것은 아니고 추가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검찰 출신 국회의원이 많은 현 여권에서는 그동안 공개적으로 수사권 독립을 공약으로 내세운 적이 없다는 점에서 박 후보의 이같은 공약은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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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후보 역시 이날 종로구 숭인동 동묘파출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경찰관들의 사기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 검.경 간의 수사권 조정문제"라며 수사권 독립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문 후보는 "기본적으로 수사권은 경찰에게 그리고 기소권은 검찰에게 분리되는 방향으로 (해야한다)"며 "단숨에 일거에 그렇게는 못하더라도 민생·가벼운 범죄부터 경찰이 전결권을 점차 확대해 나가는 방향으로 수사권 독립을 이룰 필요있다"고 설명했다.

문 후보는 덧붙여 "경찰의 사기진작을 위해 필요하고 검찰 권한이 남용되고 있는데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 검찰에 집중된 권한의 분산의 면에서도 꼭 필요한 일"이라고 검찰을 비판하기도 했다.

여야 대선 후보가 모두 경찰의 수사권 독립을 공약으로 내건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만큼 여야 후보 누가 당선되더라도 수사권 독립 추진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한 경찰 고위간부는 "검찰이 견제를 받지 않는 상황에서 사실 당연히 이뤄졌어야 하는 것"이라며 "대선후보가 수사권독립을 명시적으로 발언한 것이어서 고무적이고 환영한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10만 경찰직원과 그 가족의 표심을 노린 수사권 독립 공약이 대선때마다 나왔던 단골 메뉴라는 점에서 공약 만을 가지고 그 실현 가능성을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

그동안 수사권 독립을 추진했던 역사를 돌아보면 검찰개혁에 강한 의지를 가졌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후보 시절 경찰의 수사권 독립을 공약으로 내세웠고 당선된 이후에도 이를 공론화해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그러나 지난 2004년 국민적 지지를 등에 업은 검찰이 당시 한나라당 대선자금 수사를 벌이면서 경찰 수사권 독립 문제는 소리소문 없이 사그라들었다.

김대중 정부 당시에도 대선 공약이었던 수사권 독립을 추진했지만 검찰의 강력 반발과 시민.사회단체의 의견이 엊갈리면서 무산됐다.

이번 대선 후보들의 공약 역시 마찬가지로 정권 출범 이후에 어떤 암초를 만나 좌초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경찰 내부에서조차 의구심을 표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경찰 고위간부는 "대선 주자의 수사권 독립 공약을 환영한다"면서도 "그러나 선언적 의미에 그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든다"며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반신반의하는 모습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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