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털이 적은 이유에 대해 가장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이론은 여성들이 털이 적은 남성을 더 선호했기 때문이라는 것. 여성들은 이나 벼룩과 같은 지저분한 흡혈동물을 피하기 위한 방법으로 이들에게 서식처가 될 수 있는 털이 많은 남자보다는 털이 적은 남자를 더 선호한 결과 털이 적으로 쪽으로 진화돼 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른바 ''체외 기생충 회피 가설''은 인간이 털이 적은 쪽으로 진화해온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온라인 잡지 ''성행동 기록''(Archives of Sexual Behavior)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실제로 여성은 전반적으로 털이 없는 남성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으며, 부드러운 피부에 대한 여성의 선호도는 기생충 위험성과 무관하게 나타났다.
연구를 진행한 슬로바키아 트루나바 대학(Trnava University)의 파볼 프로코프(Pavol Prokop)교수는 "진화적 관점에 따르면 기생충의 위험이 큰 지역이나 문화에서 털이 없는 남성에 대한 선호도가 특히 커야 하고, 이는 기생충이 가장 많은 적도 근처에서 털이 없는 남성에 대한 여성의 선호도가 특히 높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기생충 위험에서 차이가 큰 두 지역을 비교했을 때 털 없는 남성에 대한 여성의 선호도에 있어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고 설명한다.
프로코프 교수와 그의 동료 연구원은 터키인 161명과 슬로바키아인 183명의 여성에게 가슴에 털이 있는 남성과 없는 남성에게 느끼는 매력의 정도를 평가하도록 했다. 남자의 외모는 가능한 같은 조건에서 연구를 실시했다. 연구진은 털이 있는 남자들의 목에서부터 허리까지의 사진을 찍은 후, 가슴의 털을 면도하게 하고 다시 같은 포즈로 사진을 찍었다.
터키인들을 선택한 이유는 말라리아와 뎅기열 등의 기생충에 의한 전염병 비율이 오랜 기간에 걸쳐 슬로바키아에 비해 높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터키의 여성들이 기생충에 대한 걱정에 민감하고, 따라서 기생충에 대한 걱정이 적은 북위도 지역의 슬로바키아 남자들보다 털이 적은 남자를 더 선호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결과는 두 나라 모두 매우 소수의 여성만 털이 있는 가슴을 선호할 뿐이었다. 실험에 참가한 여성의 약 20%만 털이 있는 남성을 더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연구 결과에 의하면 털이 없는 쪽으로 사람이 진화된 근본 이유를 규명하려면 여성이 왜 털이 없는 남자를 더 선호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밝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프로코프 교수는 인간이 털이 없어진 이유로 체외기생충 가설을 완전히 배제하려면 보다 많은 범위의 실험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전의 연구에서 털이 많은 남성에 대한 여성의 선호도는 나라에 따라 다르고 심지어 미국 내에서도 주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예를 들면 아프리카의 카메룬은 털이 많은 남성일수록 더 선호했고, 반면 중국과 뉴질랜드, 미국 내 캘리포니아 여성들은 털이 없는 남성을 더 선호했다. 몇몇 연구에서는 월경 주기의 가임기 여성이 털이 적은 남성에게 더 매력을 느끼고, 가임 시기가 아닐 때 미세한 차이지만 오히려 털이 많은 남성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는 연구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