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후보는 이날 밤 황우여 대표와 김무성 전 원내대표, 김태호, 임태희 전 경선 후보 등이 소속된 선대위 의장단과 비공식 회동을 갖고 위기 극복을 위한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박 후보는 대선일이 다가올수록 바빠지면서 지금처럼 당 안팎의 상황 전체를 통제하기 힘들어 질 것"이라며 "박 후보를 도와 선거를 지휘할 컨트롤 타워와 디렉터(감독)가 필요하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박 2선 퇴진론과 경제민주화 논란, 한광옥 전 민주당 상임고문 영입 반대 등 당내 갈등들이 결국 소통 부족과 역할 분담이 제대로 되지 않은 데서 비롯됐다는 분석 때문이다.
이날은 특히 전직 비대위원들이 이한구 전 원내대표와 박근혜 후보 비서진의 2선 퇴진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당내 위기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이에 따라 의장단은 한때 친박계 ''좌장'' 역할을 했던 김무성 전 원내대표가 경험과 연륜에 맞게 적절한 역할을 할 것을 보고, 김 전 원내대표가 선거대책총괄본부장에 해당하는 권한을 갖고 캠프를 지휘해야 한다고 박 후보에 건의했다.
이에 박 후보도 대선 가도가 위기상황이라는 데 동의하면서 ''김무성 카드''에 수긍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김 전 원내대표가 따로 공식 직함을 맡는 방식으로 선대위나 지도부의 물리적 쇄신을 야기하기 보단, 숨은 조력자 역할을 하면서 당내 갈등을 봉합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한 참석자는 "의장단에게는 각자의 역할이 있는데, 김 전 원내대표는 계파 구분 없이 의원들과 어울리면서 리더십을 발휘해왔던 만큼 이번 대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박 후보도 인적 쇄신 요구를 거부하던 종전의 강경한 태도에서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