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민주당은 결국 내일(9일)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겠다고 하구요. 모레에 바로 이어서 본회의 표결을 시도하겠다고 합니다. 지난주부터 뜨거운 논란이 되고 있는 탄핵 문제가 결국 한바탕 여야간의 충돌을 빚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탄핵을 둘러싼 정치권의 끝없는 공방을 어떻게 봐야 할 것인지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손호철 교수에게 들어보겠습니다.
손호철 교수(서강대 정치외교학과)
-대통령 탄핵소추라는 것이 헌법에 명시되어 있긴 합니다만, 실제로 논의되는 상황은 굉장히 이례적이고 유례가 없는데요. 우선 이렇게 정치권에서 탄핵이 논의되는 상황을 어떻게 보십니까?
"한마디로 정치권이 갈 때까지 간 것 같구요. 살다보면 가끔 정말 이런 생각은 하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가끔은 생각을 할 때가 있는데 지금이 그런 상황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만큼 한국정치가 절망적이라는 소리인데 결국 과거 전두환, 박정희 같은 군사독재자들이 나와서 무력으로 정치권을 쓸어내고 자기들이 정화를 해야된다고 이야기했는데 정말 잘못된 거죠. 그런데 요즘 한국정치를 보고 있으면 그 사람들 용서하고 싶고, 이해가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생각하면 정말 안되지만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한국정치가 참담합니다."
-탄핵을 둘러싼 공방이 결국 총선을 겨냥한 각 당의 정치적 계산에서 비롯된 것이겠는데요. 민주당이 탄핵을 선도하고, 이에 대해 한나라당이 적극 동조하고 있는데 이러한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탄핵의 논리와 사유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탄핵논의를 민주당이 선도하고 있다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요. 민주당의 경우, 사실상 열린우리당과 지지기반이 중복되고, 열린우리당이 상당히 상승세를 보이면서, 위기의식이 고조돼 있는 상황에서 노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발언이 있었고, 선관위의 선거법위반 판정이 있었죠. 어떻게 보면 총선을 겨냥한 기싸움이랄까 이런 측면에서 탄핵논의를 선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선거법 위반에 대한 민주당의 논리대로 대통령이 충분히 법을 지켜야 하고, 사과를 해야 된다고 봅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고 해서 결국 탄핵이라고 하는 극단적 조치를 할만큼 중대사안이냐라고 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형식적 법의 문제 뿐 아니라 결국 사안에 상응하는 조치의 형평성이랄까 이런 것에 문제가 될 수 있는 거구요.
다른 이유로 부정부패, 측근 비리, 도덕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만, 이 문제는 사실 선거법 위반이 없었으면 제기되지 않았을 문제이고, 시기적으로 아직도 특검의 문제가 남아있고, 정치권의 문제가 남아있기 때문에 완전히 총체적인 결론이 난 다음에 탄핵을 하든 뭘 하든 할 문제이지 도중에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 문제를 둘러싸고 여야가 가파른 대치를 보이면서 정국이 급속히 경색되고 있는 가운데 8일 오후 여의도 국회앞에서 탄핵을 찬성하는 자유시민연대회원들의 시위(사진 왼쪽)와 탄핵 반대를 외치는 다음카페 "국민을 협박하지 말라" 회원들의 시위(오른쪽)가 다른 시간대에 진행되고 있다. |
-노대통령은 탄핵공방이 정치공세이기 때문에 사과할 필요도 없다는 강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요. 오늘 여론조사 한 것을 보면, 탄핵을 하는 것이 너무 심하다는 입장이 우세한데 비해 대통령이 선거법을 위반한데 대해서는 사과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 많다는 겁니다. 노대통령이 선거법 위반에 대해서 사과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잘못됐다고 봅니다. 우선 노대통령의 경우 선관위 내에서 논란이 있었다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대법원 판결에 소수파 의견이 있었다고 해서 그 판결이 유효하지 않은 것도 아니고 대통령이 100%지지가 아니라 51%지지를 받았다면 49%는 승복하지 않아도 된다는 논리와 다르지 않기 때문에 말이 되지 않는 거죠. 결국 대통령이 최고의 통치자로서 헌법기관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나는 의견을 달리하지만 존중하겠다, 그리고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고, 문제가 있다면 그것은 다음 국회에서 이 제도를 국민적 논의와 합법적 과정을 통해서 고치도록 노력하겠다''는 방향으로 대응했어야 한다고 봅니다."
-탄핵에도 반대하고, 대통령 사과도 요구하는 국민 대다수의 여론이 가장 상식적인 것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왜 그랬을까 하는 건데요. 두가지 가능성이 있는 것 같아요. 하나는 정치적 계산, 결국 이런 식으로 문제를 풀어서 결국은 야당이 탄핵을 들고 나올 경우, 오히려 그것이 자신과 열린우리당에게 유리하다는 것, 지난번 비자금 문제도 재신임 문제를 들고 나오지 않았습니까? 고도의 정치적 계산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스타일에서 연유한 지고는 못 배기는 통치 스타일의 문제인지 갑갑합니다. 왜 그렇게 하는 것인지 말이죠."
-일단 야당은 변동없이 탄핵을 추진하고 있구요. 발의는 충분히 가능하고, 원내 의석 수를 생각해보면 가결도 될 수 있는 상황인데요. 이러한 끝없는 정쟁의 피해자는 결국 국민들 아니겠습니까?
"그렇습니다. 외교적 어려움 나아가서 경제 신인도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그걸 떠나서 국민들이 느끼는 정치계에 대한 혐오감, 심리적 충격이라고 하는 것은 엄청난 것이고, 결국 이것은 걷잡을 수 없는 국민의 정치에 대한 분노의 폭발로 나타날 것이라는 측면에서 굉장히 부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국회의사당을 지나다 보니 ''국회해산''이라는 문구를 써서 붙이고 1인 시위를 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는데요. 정국이 지금 여당은 여당대로, 야당은 야당대로 합의나 타협을 하기보다는 극한적인 대치와 갈등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렇게 정국이 팽팽하게 맞서게 된 출발점이어디였다고 보십니까?
"정말 안타깝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된 1년 전에 과거 삼김식의 대립의 정치를 끝내고 상생의 정치를 하겠다고 했고, 야당 당사를 찾아가고 여야 총무를 만나는 등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왜 이렇게 됐는가하는 것은 두 손이 마주 쳐야 소리가 나니까 양쪽의 책임이 있겠죠. 그러나 문제의 출발은 아무래도 대통령 측에게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의 경우에도 사실 간단히 해결될 수 있는 문제였습니다. 사과를 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으면 될 일 이었죠.
출발점은 국정원 기조실장 임명을 둘러싼 갈등에서부터 비롯됐는데, 물론 국정원 개혁을 위해서 고영국 국정원장이나 서동만 비서실장의 임명이 꼭 필요했는지 모르지만, 국회법에 의해 인사에 대해서 평가를 하게 돼 있고, 부적격 판결이 났으면 결국 국회 담당자들을 불러서 대통령이 설득하고, ''국회의견을 존중하겠지만 이 사람은 필요한 사람이다, 그러므로 내가 인사를 하는 것에 대해서 양해를 해 달라''는 식의 절차를 밟았으면 지금과 같은 갈등 상황으로는 안가지 않았겠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그와 같은 태도를 표명하고, 강행을 함으로써 갈등의 축으로 갔다는 측면에서 대통령이 좀 더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지 못하고 전투적 리더쉽으로 나아간 것에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총선이 한달 여 남았는데 선거법도 통과가 안되고 있어서 선거가 과연 치러질 수 있을지 의문인데다가 탄핵문제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급박한 상황에서 시민사회단체, 국민, 지식인이 나서서 정치권을 견인하고 개조해야되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국민이나 시민단체가 할 일이 있다면 무슨 일이 있겠습니까?
"무슨 일을 할 수 있을지 답답합니다. 과거 같으면 재야 원로들이 나서서 중재를 하거나 자제를 요구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도 못하고, 시민사회가 나서서 주장을 한다고 해서 정치권이 지금까지의 정쟁을 중단할 것 같지도 않구요.
결국 어떤 입장을 취하든 국민의 상식적인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을거란 겁니다. 양비적일거란 말이죠. 대통령도 여당도 자제해야한다는 것인데 그러한 노력들이 얼마만큼 양쪽의 결실있는 타협을 끌어낼 수 있을 지 걱정스럽습니다."
▶진행:김근식교수(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98.1MHz 월~토 오후 7시~9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 문제를 둘러싸고 여야가 가파른 대치를 보이면서 정국이 급속히 경색되고 있는 가운데 8일 오후 여의도 국회앞에서 탄핵을 찬성하는 자유시민연대회원들의 시위(사진 왼쪽)와 탄핵 반대를 외치는 다음카페 "국민을 협박하지 말라" 회원들의 시위(오른쪽)가 다른 시간대에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