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부산-경남에서 야권 후보들이 40% 가까운 지지율을 보이며 약진하고 있어 이번 대선에서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통령 선거의 중대 분수령이 될 추석 민심은 어떤 후보가 잡았을까.
◇박근혜, 안철수-문재인에 역전 허용
일단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달 27일 리얼미터가 전국의 19세 이상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조사방법:유선전화 및 휴대전화 임의걸기 자동응답 전화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 ±2.5%p)에 따르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야권 후보들에게 모두 지지율 역전을 허용해 다소 불리한 상태에서 추석을 지낸 것으로 보인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 박 후보는 42.6%로 51.1%인 안 후보에게 8.5% 포인트나 뒤졌다.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의 대결에서도 44.6대 48.5로, 오차범위 내이긴 하지만 4% 포인트 가량 추월당했다.
5.16과 유신에 대한 박 후보의 사과와 안철수 후보의 다운계약서 검증 등 주요 이슈들이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후보의 경우 5060 세대를 제외한 나머지 연령층에서 계속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 ''대세론''이 붕괴된 가장 큰 이유로 지적된다.
20대의 박 후보의 지지율은 안철수 후보와의 양자구도에서 지난 8월 22일 29.9% 였으나 한달이 이잔 9월 27일 조사에서는 20.4%로 내려갔다. 30대 지지율 역시 34.8%에서 25.8%로 10% 포인트 이상 감소했다.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는 "2030 세대에서 박 후보의 지지율이 계속 20%대에 머물러 있는데 적어도 30%대로 올라서야 하고, 40대에서도 야권 후보와의 양자 대결에서 박빙으로 지지율을 끌어 올려야 전체적인 대결에서 박빙 우세로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견고했던 50대와 60대 이상에서도 박 후보의 지지율이 한달 사이 10% 포인트 가량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8월 22일 조사에서 박 후보에 대한 50대와 60대 이상의 지지율은 각각 65.8%와 73.9%로 절대 우위를 보였으나 9월 27일 조사에서는 각각 58.6과 63.6%로 내려갔다.
이처럼 박 후보의 경우 계속 40%대 초반을 유지하고 있는 40대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연령대에서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의 텃밭으로 여겨졌던 부산경남의 민심이 요동치고 있는 것도 여론조사에서 확인된다.
박근혜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 안철수 후보와 문재인 후보는 각각 38.1%, 39.8%의 지지율을 기록해 새누리당을 긴장시키고 있다.
지난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의 부산경남 득표율이 29.4% 였던 것을 감안하면 새누리당으로서는 부산경남에서 야권 후보들의 지지세를 꺾지 못할 경우 어려운 게임을 펼칠 수 밖에 없다.
특히 야권 단일후보의 지지율이 40%를 넘어설 경우에는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로서는 심각한 위기를 맞게 된다.
이택수 대표는 "부산경남에서 야권 단일 후보의 지지율이 40%를 넘어서면 박근혜 후보가 충청과 강원에서 압승한다 하더라도 부산경남 유권자수가 절대적으로 많다. 그 표를 다 잠식해버리기 때문에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부산경남 유권자 수는 600만명이 넘어 경기와 서울에 이어 세번째로 많기 때문에 PK에서 40%이상을 득표하면 다른 지역에서 80% 가까이 싹쓸이하는 효과와 맞먹는다는 것이다.
◇야권 단일화 변수 호남 민심…문재인, 안철수에 역전
이렇게 야권 후보들이 부산-경남에서 선전하는 반면 박근혜 후보는 호남에서 10%대의 지지율에 머물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문재인-안철수 후보가 적지인 대구-경북에서 20%대 중반의 지지율을 보이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박 후보와의 양자구도에서 문 후보와 안 후보의 TK 지지율은 각각 24%와 27%로 나타났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TK에서 20.2%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호남 민심은 야권 단일 후보를 결정하는 중대 변수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끌고 있다.
그동안 안철수 후보가 계속 우위를 점해왔지만 추석 직전 조사에서는 문재인 후보가 광주-전남에서 55.1%로 39%에 그친 안 후보를 크게 앞섰고, 전북에서도 41.9 대 40.8로 박빙 우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