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가천대 특강, 동원 논란…''대학의 줄서기?''

선관위 "학생참여 독려 여부 확인 중"

ㅊㅊ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의 18일 가천대 특강에 재학생들이 동원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대학의 정치권 줄서기 논란이 일고 있다.


발단은 전날 밤 한 누리꾼이 트위터에 "가천대 간호학과에 다니는 학생에게 전화가 왔는데 박 후보 특강에 인천에서 성남까지 버스 대절해서 강연 들으러 간다고 한다. 참석하지 않으면 결석처리한다고 했고,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님''이라고 표현했다"고 주장한 데서 촉발됐다.

"전공수업 모두 빼고 동원하는 것이 아직도 가능하다니 어이가 없다"고 덧붙인 이 글이 일파만파로 퍼지면서 논란은 확대됐다. 강연 시작 몇 시간 전 학교 측은 버스 대절을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특강 현장에는 학생 동원의 흔적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총여학생회 주관으로 열렸다는 박 후보 측 설명과는 달리, 특강 사회는 오미영 가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맡았고 행사 전반도 교직원들이 진행했다.

강연 뒤 현장에서 학생들의 질문을 받기로 했는데, 질문할 학생들은 ''편의 상'' 일반 좌석에 앉은 학생들과는 달리 무대 위에 자리를 잡고 앉아 있었다. 박 후보가 최근 역사인식 논란과 측근인 홍사덕 전 의원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와 관련해 말을 아끼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학생들로부터 민감한 질문이 나오는 것을 ''통제''하려는 시도로도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학생들은 또 ''상기 학생을 학칙에 의거, 정규수업 출석으로 인정해 주시기 바란다''라고 적힌 가천대 교무처장 명의에 출석카드를 들고 대거 참석했다.

분홍색 출석카드를 든 한 학생은 "확인카드를 받으면 원래 수업을 듣지 않아도 출석이 인정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정규수업이 이 특강으로 대체되서 여기 빠지면 결석처리된다"고 밝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학교 측이 학생들의 참여를 독려했는지 여부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학교 측이 자신의 교육적 지위를 이용해 특정인의 선거운동을 할 경우 처벌을 받는다.

트위터를 중심으로한 비판 여론은 눈덩이처럼 확산되는 모양새다.

박 후보 측은 예상하지 못한 논란에 당혹스러운 모습이다. 박 후보 측 관계자는 "총여학생회 쪽에서 먼저 초청을 해 대략 보름 전쯤 약속을 잡았고, 그 외에 학생들이 어떻게 홍보를 하고 특강을 진행하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논란이 일 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응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학교 측이 그렇게 나온 걸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느냐"고 난감해했다.

이같은 동원 논란에 대해 가천대학 소진광 대외부총장은 "총여학생회의 요청에 따라 학교 규칙을 준수하면서 지원한 것"이라며 "가천대는 각 학과나 교수들에게 학생들을 동원하도록 요청한 적이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또 총여학생회 측도 "''특강을 듣고 싶어하는 학생들은 가능한 많이 들을 수 있도록 수업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공문을 학교측에 보냈다"며 "학교측이 학생들을 강제 동원한 것은 절대 아니며, 각 교수의 재량과 학생들의 자발적인 의지에 따라 참석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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