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장학회 탈출구 찾는 박근혜, 최필립에 사퇴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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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가 자신의 아킬레스건 중의 하나인 정수장학회 문제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고 나섰다. 이와관련해 박 후보 측은 최필립 이사장 측에 자진 사퇴를 여러 차례 요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는 13일 동아일보-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 인터뷰에서 자신이 2005년까지 이사장으로 재직했던 정수장학회 사태와 관련해 "정수장학회가 정치쟁점화하며 여러 논란과 억측에 휩싸여 있고, 장학회의 순수한 취지마저 훼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장학회를 위해서도 이사진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 않다"며 "이사진이 잘 판단해 주셨으면 하는 게 제 개인적인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사실상 최필립 이사장과 다른 이사진들의 조기 퇴진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 이사장의 공식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박 후보는 그동안 "박정희 정권이 강탈해간 장물"이라며 정수장학회 반환을 촉구하는 목소리에 대해 "2005년 이사장을 사퇴한 뒤 장학회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고, 공익재단의 일에 대해 제가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다"며 자신과는 무관한 사안임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인혁당 평가 발언 파문을 계기로 자신의 역사관 및 과거사에 대한 인식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수장학회 문제에까지 발목이 잡힐 경우 대선 가도에 큰 부담이 될 것을 우려하며 적극적으로 해법을 모색하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와관련해 박근혜 후보 측은 이미 올해 초부터 최필립 이사장 측과 접촉하면서 박 후보를 위해 용퇴해줄 것을 요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 이사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의전-공보비서관 출신으로, 이 때문에 박근혜 후보가 이사장직을 사퇴했지만 계속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러나 최 이사장은 자진 사퇴 요청에 계속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후보의 한 측근은 "올해 초 부산의 모 중진 의원이 최 이사장을 만나 용퇴를 요청한 적이 있다"며 "그러나 최 이사장은 거부했고, 이 과정에서 고성이 흘러나왔다"고 말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김정렴씨와 남덕우 전 총리까지 중재에 나섰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수장학회 측은 "지금 물러나면 부산일보 노조에 굴복하는 것이고, 5.16 정신을 계승해 인재를 양성한다는 설립이념도 지킬 수 없다"며 퇴진 요구를 일축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박근혜 후보가 직접 나서 "정수장학회의 취지가 훼손되고 있는데 이사진이 잘 판단해 달라"고 언급하고 나선 만큼 최필립 이사장의 입장에 변화가 생길 지 주목된다.

그렇다고 해도 문제는 남아 있다.

정수장학회의 전신인 부일장학회 설립자인 고 김지태 씨 유족들과 시민단체들은 최필립 이사장 교체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단순히 이사장을 교체하는 선에서 문제를 매듭지으려 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속임수에 불과하다"며 실질적인 환수 조치를 위해서는 "이사진 전원을 교체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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